4
부산메디클럽

손때 묻지 않은…신비로운 원시 자연의 속살

환상의 섬 필리핀 팔라완 여행

  • 국제신문
  • 글·사진=송진영 기자
  •  |  입력 : 2018-07-18 19:19:23
  •  |  본지 15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마닐라 남서부 1780개 섬 중 하나
- 세계 최고의 10대 섬 중 1위로 평가
- 보라카이 폐쇄 후 대체 여행지로 인기

- 8.2㎞에 이르는 ‘지하 강 국립공원’
- 대자연이 만들어낸 보석 같은 동굴
- 해상 운송수단 ‘방카’ 이용해 탐험
- 맹그로브 군락서 보는 반딧불이 군무
- 크리스마스트리 같은 아름다움 뽐내

휴가를 받아 여행을 갈 때면, 특히나 해외로 갈 때면 호기심과 검증 사이에서 고민하기 마련이다. ‘남들은 아직 가보지 못한 숨겨진(덜 알려진) 곳’이냐 ‘나 빼곤 다 가본 유명한 곳’이냐 사이에서의 고민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해외 여행지인 동남아, 그중에서도 필리핀은 날아가는 시간 등을 고려할 때 가장 가까운 남국이자 열대 낙원이 있는 곳이다. 필리핀에는 한 번쯤 가봤을 법한 보라카이와 세부 외에도 수많은 섬이 있다. 그중 아직 덜 알려져 가본 사람이 별로 없을 세계 최고의 10대 섬 중 1위라고 평가받는 팔라완이 있다. 자타공인 세계적 휴양지 필리핀에서 미지의 세계로 남은 팔라완으로 떠났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중 하나인 필리핀 팔라완의 지하 강 입구. 하루 1200명에게만 방문을 허락한 신비의 세계다. 필리핀 관광청 제공
■박쥐와 함께하는 거대 동굴 속 세상

팔라완섬이 속한 팔라완주는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남서부에 1780개의 섬으로 이뤄진 곳이다. 전체 섬 가운데 관광이 허용된 곳은 단 24개뿐이라고 한다. 아직 빗장을 풀지 않은 곳에는 어떠한 비경이 있을까. 주도인 푸에르토 프린세사(스페인어로 항구와 공주를 의미)가 있는 팔라완섬은 서울~부산보다 긴 600㎞ 길이에 폭은 40㎞ 남짓인 오이·애호박 모양이다.

   
지하 강 동굴 내부를 관광객들이 탐사하는 장면. 필리핀 관광청 제공
팔라완에는 세계 7대 자연경관인 지하 강 국립공원이 있다. 유네스코가 1999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곳. 필리핀에 팔라완이 선물이라면, 팔라완에 지하 강은 보석이라고 할 정도로 이곳은 전 세계 최고의 관광지 중 하나다. 길이가 자그마치 8.2㎞로, 세계에서 가장 긴 지하 강이라고 하지만 ‘세계 최장’ 표현을 두고는 논란이 분분하다. 지하 강은 하루 1200명에게만 방문을 허락한 곳으로, 전체 구간 중 1㎞만 볼 수 있다.

   
노를 저어 다니는 작은 배에 올라 박쥐가 입을 벌린 형상을 한 동굴로 들어갔다. 칠흑 같은 어둠 속 조명은 사공의 머리에 붙은 플래시가 전부. 동굴 내부는 형언 불가의 종유석과 석순이 박물관처럼 전시됐다. 탑승 전 지급받은 장비의 이어폰에서 한국어로 “이건 예수님, 저건 다리를 꼰 샤론 스톤, 이건 여러분을 잡아먹는 티라노사우루스”라는 설명이 나온다. 닮았는지 여부를 쉽게 인정할 수 없었지만 인간은 절대 만들 수 없는 ‘조각’ 작품인 것만은 분명, 눈과 입이 동시에 벌어졌다. 이러니 천장에 셀 수 없이 붙어 있는 박쥐의 분비물이 입에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지하 강 투어의 필수품이 마스크인 이유다. 석순과 종유석은 10년에 고작 1㎜ 자란다고 하니 시간을 따지고 세월에 연연하는 한낱 인간에게 대자연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동굴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강에 닿는 소리와 박쥐들의 날갯짓이 섞인 기괴한 소리가 지하 강의 신비로움을 더했다.

■팔라완 관광의 시작과 끝은 방카

   
팔라완 무인도 해변에 나타난 대형 불가사리.
자연경관, 동식물을 원시 상태 그대로 볼 수 있는 팔라완에는 크리스마스트리 전구와 같은 반딧불이, 개똥벌레가 있다. 바닷가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맹그로브 군락으로 갔다. 강물과 바닷물이 맞닿아 있는 곳에 뿌리를 물 위로 드러내 마치 거미나 문어 다리같이 생긴 나무다.

조명이라고는 이번에도 선원이 든 플래시가 전부. 암흑 같은 바다 위 항해가 시작된 지 20분 정도가 지나자 선상에서 한 선원이 필리핀 고유어인 따갈로그에 휘파람, 손짓, 발짓 등으로 선상이 난리다. 영락없이 반딧불이를 쫓아버리는 행동인데, 결과는 달랐다. 크리스마스트리에 달린 깨알 같은 전구와 닮은 반딧불이가 사방팔방에서 불을 밝혔다. 환호와 박수가 나오자 이에 화답하듯 반딧불이가 만든 불빛이 더욱 선명해졌다.

   
카약 형태의 본체 좌우 다리 역할을 하는 날개가 있는 필리핀 고유의 배인 방카.
팔라완 내 모든 관광 코스는 배 없이는 다닐 수 없다. 섬과 섬이 연결된 나라답게 필리핀에서는 차보다 배를 더 많이 탄다. 육상에 지프니가 있다면 해상에는 방카다. 필리핀 고유의 배인 방카를 타지 않고선 지하 강도, 반딧불이도 볼 수 없고, 바닷속 세상도 만날 수가 없다. 방카는 아주 특이하게 생겼다. 나무로 만든 배인데, 카약 형태의 본체에 다리 역할을 하는 좌우 날개를 달았다. 접안이 쉽고, 하중을 분산해 전복 등의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한다. 선착장마다 방카가 어찌나 많은지 마치 국내 공항이나 철도역에 대기한 택시를 보는 듯했다.

선체가 작으니 유동은 심할 수밖에 없을 터. 때마침 너울성 파도까지, 멀미 걱정은 현실이 됐다. 부산 토박이가 뱃멀미를 하느냐고 선상에 비웃음이 난무하던 그 순간 선장과 눈이 마주쳤다. 좌불안석에 세상에서 가장 걱정 어린 눈빛. 선착장에서도 열 번도 넘게 “아임 쏘리, 아 유 오케이?”라며 안부를 물어오는 선장이었다. 이렇게 착하고 순박한 사람들이 함께하는 민얼굴의 신세계, 필리핀 팔라완이었다.


◆팔라완 이색 관광지
- 죄수들이 춤추며 관광객 맞이하는 세계 유일 개방형 교도소 ‘이와힉’

   
팔라완에는 세계에서 유일한 형태의 개방형 수감시설인 ‘이와힉 교도소(사진)’가 있다. 무기징역수만 수용한다는 이 시설이 관광코스에 포함돼 있으니 신기할 뿐. 창살 없는 감옥으로 알려진 곳답게 입구 간판에 ‘WELCOME(환영)’이라고 적혀 있다. 드넓은 초원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소와 쭉쭉 뻗은 코코넛 나무까지 열대 초원 사바나와 흡사한 풍경이었다.

교도소 한가운데까지 차량이 들어간다니 이 역시 신기했지만 차에서 내리는 순간부터는 문화적 충격 그 자체였다. 수용자들이 현재 필리핀에서 가장 인기가 좋다는 한국의 걸그룹 모모랜드의 ‘뿜뿜’에 맞춰 춤을 추면서 관광객을 맞았다. 춤추기 좋은 복장에다가 춤 솜씨도 한국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해도 될 정도였다. 노래와 춤이 끝나면 관광객들과 사진도 같이 찍는다. 한쪽 옆에서는 수용자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 상점이 있는데, 판매자도 모두 무기징역을 받은 수용자다. 수용자와 관광객 사이에 아무런 통제가 없었다.

게다가 기혼인 경우 가족과 교도소 내에서 생활할 수 있고, 수용자의 아이들을 위한 학교도 교도소 내에 있다고 하니 충격의 연속이다. 한국에서는 소설 소재로는커녕 상상도 하지 못할 장면들이다. 범죄 피해자의 사적 복수를 금지하고 국가가 법이 정한 형벌에 따라 가해자를 벌하는 근대 사법체계에서 이런 교도소가 또 어디 있을까. 팔라완에서만 만날 수 있는 지구상에서 하나뿐인 ‘이와힉 교도소’다.


◆팔라완 가려면

- 필리핀항공, 김해-팔라완 직항 노선
- 26일부터 수·목·토·일요일 4회 신설

   
필리핀항공 시간표
부산에서 필리핀 팔라완으로 한 번에 가는 노선이 오는 26일 신설된다. 필리핀항공은 지난달 23일 인천~팔라완(푸에르토 프린세사) 직항 노선을 신규 취항한 데 이어 부산(김해)~팔라완(푸에르토 프린세사) 직항 노선도 마련했다. 매주 수, 목, 토, 일 부산에서는 오후 7시35분(현지 도착 밤 11시15분), 팔라완에서는 오후 1시20분(부산 도착 오후 6시35분)에 출발하는 노선이다. 199개 좌석(비즈니스 12석, 이코노미 플러스 18석, 이코노미 169석) 규모의 A321 기종을 이용한다.

   
필리핀항공
인천에서는 매일 오전 8시25분(현지 도착 낮 12시5분), 팔라완에서는 매일 오전 0시50분(인천 도착 오전 6시30분) 출발하는 직항 노선이 있다. 필리핀항공 최돈희 전략영업팀장은 “부산 경남 시도민들께 팔라완으로 가는 빠르고 편한 하늘길을 제공하게 돼 영광”이라며 “친환경 생태관광의 최적지이자 필리핀의 숨은 진주 팔라완에서 휴양의 진수를 만끽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취재 지원=필리핀항공, 필리핀 관광청

글·사진=송진영 기자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건강한 부산을 위한 시민행동 프로젝트
많이 본 뉴스 RSS
  •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