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산 정상에 있는 석성봉수대가 통일신라 말에서 고려 초에 처음 축조돼 문화재 가치가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 서구 천마산 정상의 석성봉수대. 부산박물관 제공

부산박물관(부산 남구 )은 부산 서구 천마산 정상에 있는 석성봉수대 동쪽 하단부에서 원래의 봉수대 기단으로 추측되는 석축이 남아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부산박물관은 석성봉수대가 부산지역 초기 봉수대로서 원형을 간직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해 올 초 사전 지표조사를 하고 지난 달 9일부터 27일까지 문화재 시굴조사를 해 이런 사실을 밝혀냈다.

석성봉수대는 조선 초기 지리서 ‘경상도 지리지’(1425) 봉수조에 기록돼 있는 것으로 미뤄 조선 시대 봉수노선 중 동래-한성 간에 위치한 봉수로 부산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조선 시대 봉수대 중 하나다. ‘경상도 속찬지리지’(1468)와 ‘동국여지승람’(1481) 편찬 사이 어느 시점에 석성봉수대 기록이 보이지 않고 ‘오해야항 봉수대’가 등장해 그 기능이 오해야항 봉수대로 옮겨져 폐지된 것으로 추정된다. 1971년 천마산산악회가 발굴조사나 고증 없이 석성봉수대 담장 안쪽에 원형 석축기단을 설치하고 그 위에 돌과 시멘트로 원통형 연대와 소형 연통을 쌓아올렸다. 기념·보존하려는 시도였으나 그 과정에서 원형이 훼손됐다.

부산박물관 조사 결과 봉수대의 평면 형태는 남북 방향으로 긴 타원형으로 중앙에 사각형 연소실이 잔존한다. 봉수대 외벽은 동쪽 경사면에서 높이 약 75㎝ 4단이 남아있다. 장방형의 깬 돌을 이용해, ‘品자’형 쌓기를 한 것으로 미뤄 고 려시대나 그 이전 석축 쌓기 방법으로 추정했다.

조사단은 봉수대 주변을 살펴 다량의 기와편과 토기편을 수습했다. 유물은 통일신라시대, 고려 초기, 조선 초기 기와·토기편이었다. 이에 봉수대 주변에 통일신라시대 말·고려 초에서 조선 초기에 걸쳐 봉수대 또는 왜구에 대비하는 군사 관련 시설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부산박물관은 “석성봉수대 초축 시기와 고려 봉수대 구조를 파악할 학술자료를 확보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 학술자문회의에서도 문화재로 지정할 가치가 높은 유적으로 평가됐다”며 “봉수대와 평탄지 주변 전면 발굴조사를 해 문화재 지정과 함께 역사문화자산으로 가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