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진한 남편 역 신하균과 호흡
- 드라마 이어 ‘바람’ 소재 또 연기
- 빠른 말맛 살린 찰진대사 재밌어
- 출연 중인 TV 예능 ‘런닝맨’은
- 제 삶에서 가족 다음으로 중요

건강한 미소와 털털한 성격으로 대중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배우 송지효가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매력을 발산했다. 제목에서부터 싱그러운 웃음바람이 느껴지는 어른들을 위한 코미디 영화 ‘바람 바람 바람’(개봉 5일)에서 20년간 바람을 피워온 바람둥이 친오빠 석근(이성민)과 뒤늦게 바람의 세계에 입문한 순진한 남편 봉수(신하균)를 둔 미영 역을 맡아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영화 ‘바람 바람 바람’에서 20년간 바람을 핀 오빠와 늦바람이 든 남편을 둔 미영 역을 맡은 송지효. NEW 제공

‘바람 바람 바람’은 석근과 봉수, 미영 사이에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제니(이엘)가 등장하면서 묘하게 꼬여버린 철부지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스무 살 청춘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그려낸 ‘스물’의 이병헌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메가폰을 쥔 영화답게 찰진 대사가 기막힌 상황 속에서 웃음을 준다.

송지효는 그간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서 ‘불량지효’, ‘멍지효’라는 별명을 얻으며 국내는 물론, 아시아권에서 많은 인기를 얻었다. 또한 JTBC 드라마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에서는 현실적인 젊은 부부 이야기를 전하며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그리고 ‘바람 바람 바람’에서는 무뚝뚝하지만 아기를 갖고 싶은 8년차 아내 미영을 연기하며 팬들을 즐겁게 한다.

예능이 아닌 영화로 오랜만에 관객과 호흡하는 송지효와 새 영화 ‘바람 바람 바람’에 대해 이야기했다.

-‘자칼이 온다’, ‘신세계’ 이후 5년 여 만에 관객과 만난다. 개봉을 앞둔 소감은?

▶영화를 어떻게 봐주실지 걱정이 되지만, 되도록 그런 것은 덜어내려고 한다. 사람을 무척 좋아해서 함께 촬영했던 배우 분들, 스태프 분들과 이제 헤어져야 한다는 것이 아쉽다.

-전작인 드라마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도 ‘바람’에 대한 이야기였다. ‘바람’ 전문 배우가 되는 것 같다.

▶소재가 바람이라서 두렵거나 거부감이 들진 않았다. 전작의 바람은 부부간에 상대방의 외롭고 힘들다는 것을 몰라서 생기는 감정의 이야기였다. 이번의 바람은 철부지 가족에게 바람의 여신이 등장하면서 네 명이 얽히고설키는 이야기로, 곁에 있는 사람이 소중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계기된다.

-이병헌 감독은 ‘스물’에서 재치 있는 대사와 빠른 호흡을 보여줬다. 이번 영화에서도 배우들이 빠르게 대사를 처리해야 했다. 평소 천천히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대사하기가 어렵지 않았나?

	철부지 가족을 그린 어른들의 코미디 영화 ‘바람 바람 바람’. NEW 제공

▶평소 말이나 생각을 빨리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래서 촬영 내내 이 감독님의 호흡법이 조금 어려웠다. ‘바람 바람 바람’은 빠른 호흡의 말맛이 중요한 영화인데, 저의 스타일과는 반대여서 제 것으로 만들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실은 그렇게 빠르게 대사하는 것에 대해 의심도 들었다. 그래서 어떻게 영화가 나올지 궁금했는데, 시사 때 영화를 보면서 ‘저 장면에서는 다르게 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속상하기도 했다. 그래도 이 감독님의 연출 스타일이 저에게 쉬운 것은 아니었다(웃음).

-이성민, 신하균, 이엘 씨와 함께 네 명의 배우가 무척 친하다는 것이 연기에 묻어났다.

▶지난해 4월 제주도에서 촬영을 했는데, 쉬는 시간에 함께 놀러 다니면서 정말 재미있게 지냈다. 이성민 선배님을 촬영장에서 ‘대장님’이라고 불렀다. 처음에는 아우라 때문에 어렵게 느껴졌는데, 먼저 다가오고 챙겨주셔서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신하균 선배님은 제가 붙잡고 흔드는 연기를 해야 해서 더 장난치고 말도 시키고 그랬다. 그래야 연기할 때 어색하지 않을 것 같았다. 이엘 씨는 ‘내부자들’이나 드라마에서 보면 강해 보이지만 진짜 여리고 다정한 친구다. 그래서 지켜주고 보호해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아는 것이 많았는데, 특히 맛집을 많이 알아서 함께 많이 다녔다.

-제주도뿐만 아니라 부산에서도 촬영한 것으로 알고 있다.

▶80%가 제주도였고, 나머지 봉수의 레스토랑 장면은 부산에서 촬영했다. 송정 쪽의 레스토랑이었는데, 밖을 보면 바다에 제트스키가 지나갔다. 마침 이 선배님이 출연한 영화 ‘보안관’이 개봉했을 때 촬영을 해서 제트스키가 지나가면 “보안관 지나간다”며 웃었다. 이 선배님이 ‘보안관’에서 멋지게 제트스키를 탔기 때문이다.

-SBS ‘런닝맨’을 꽤 오랫동안 출연했다. ‘런닝맨’은 어떤 의미인가?

▶‘런닝맨’은 인생의 한 부분인 것 같다. ‘런닝맨’을 서른 살에 시작해서 9년째 하고 있으니 30대를 같이 보냈다. 그래서 제가 가장 오래 했고, 저를 많이 바꿔줬고, 저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런닝맨’은 저의 인생에서 가족 다음으로 가장 큰 부분이다.

-‘런닝맨’에 함께 출연하는 김종국 씨와 잘 어울린다는 말을 한다.

▶‘런닝맨’이라는 프로그램 자체가 러브라인도 있지만 게임과 승부에 치중하기 때문에 그런 감정이 있으면 안 된다. 또 알다시피 여자라고 해서 특혜를 받는 것이 아니라서 더욱 그런 감정을 배제한다. 이제는 멤버들이 모두 가족 같아서 그런 감정이 생긴다고 생각하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이다. 종국이 오빠는 나쁜 남자 같지만 뒤에서 잘 챙겨주는 ‘츤데레’ 스타일이다. 이야기를 잘 받아주고 결론을 잘 내준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송지효 씨를 자주 보고 싶다.

▶온스타일의 뷰티프로그램 ‘송지효의 뷰티풀 라이프’가 오는 10일 첫 방송된다. 5월이나 6월쯤 그 프로그램이 종영하면 드라마나 영화를 하고 싶다. 아무래도 ‘런닝맨’까지 세 프로그램을 함께 하는 것은 힘들기 때문이다.

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