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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가 품은 벚꽃도시로 봄마중 갈까

경남 창원시 진해구 부엉이마을

  •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  |   입력 : 2018-02-21 19:05:30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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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엉산’이라 불리던 제황산 일대
- 지혜·부귀의 상징인 부엉이로 특화
- 거수경례하는 해군 부엉이부터
- 둥지서 알 품거나 수호신인 듯
- 공원 곳곳 벽화·조형물로 내려앉아

지혜와 행운을 상징하는 부엉이. 아이들의 학습지나 책에 그려진 부엉이는 사각모에 뿔테 안경을 쓰고 손에 책을 들고 있다. 부리부리한 눈과 날카로운 부리 때문에 아이들에게 공포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부엉이 곳간-없는 것이 없고 모든 것이 다 들어 있는 창고’ 등 각종 속담에서 알 수 있듯이 부엉이는 재물과 부귀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런 부엉이가 경남 창원시 진해구 제황산 일대에 각종 벽화와 조형물 등으로 내려앉아 관광객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 제황산 아래 충무동 부엉이 마을 입구에 그려진 부엉이 벽화. 귀여운 표정을 한 부엉이 그림이 진해의 상징인 벚꽃을 배경으로 정겨움을 더한다.
■진해의 수호신, 마을을 수놓다

진해의 중심이자 랜드마크인 진해탑이 있는 제황산공원. 최근 이 일대는 부엉이 마을로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부엉이 마을을 찾기 위해선 진해중앙시장 공영주차장으로 가면 된다. 주차장 벽면에 부엉이 마을을 알리는 조형물이 붙어 있고, 부엉이 그림도 있다.

   
제황산 부엉이 마을의 상징인 초대형 부엉이 조형물. 날카로운 발톱과 함께 나무 위에 내려앉은 부엉이의 형상을 정교하게 만들었다.
안내 표식을 따라 제황산 진해탑으로 오르는 계단을 조금 오르면 오른편으로 부엉이 길이 시작된다. 타일 형태의 부엉이 그림이 부엉이 길의 시작을 알린다. 진해 시가지가 내려다보이는 골목길을 따라 옹기종기, 알록달록 만들어진 부엉이 조형물과 그림이 눈길을 끌었다.

길 중간에 있는 철제 부엉이 조형물은 이곳을 다녀간 관광객들이 반드시 블로그와 SNS에 올릴 만큼 최고의 사진 촬영 포인트다. 또 길을 걷다 보면 ‘제황산 이야기’라는 만화 형태의 벽화도 있다. 그 옆에는 ‘부엉 부엉새가 우는 밤’으로 시작하는 친숙한 동요 ‘겨울밤’의 가사도 조형물로 서 있다. 주차장 출구가 있는 쪽에는 대형 부엉이 벽화가 타일 형태로 그려져 있다. 진해의 상징인 해군과 벚꽃도 부엉이를 품었다. 스산한 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거수경례를 하는 ‘해군 부엉이’와 군함, 그 위 벚꽃 문양이 정겨움을 더했다.

■공원과 정원에 내려앉은 부엉이

   
타일 형태로 된 부엉이 그림이 담장을 따라 붙어 있다.
부엉이 길에서 조금 떨어진 부엉이 공원은 부엉이와 함께하는 놀이터다. 초대형 부엉이 조형물이 반가운 표정으로 인사를 했다. 부엉이가 알을 품은 조형물과 각종 부엉이 동상이 있다. 여름에는 아이들의 물놀이 공간으로 변신할 분수대도 있었다. 부엉이 정원은 부엉이 공원의 반대편에 있다. 찾아가기가 여의치 않다면 창원시 진해구청 충무동주민센터(055-548-6222)로 문의하면 된다.

제황초등학교 근처에 가면 부엉이 정원을 알리는 표지판이 나온다. 지대가 높아 탁 트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바닥과 담장 곳곳을 수놓은 부엉이 그림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이곳 역시 부엉이 마을로 불린다. 조금 더 경사를 따라 오르다 보면 아담하고 소박한 부엉이 정원이 나온다. 진해구 충무동 주민이 창원광역시 승격 염원을 담아 이 공원을 만들었다. 충무동 으뜸마을 추진위원회 명의로 된 부엉이 정원 소개 글이 눈길을 끌었다. “부엉이는 새끼를 위해 먹이를 물어다가 둥지에 쌓아두는 습성이 있어, 재물과 부의 상징이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아테나(지혜와 수호의 여신)가 부엉이를 데리고 다녀 지혜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부엉이는 인생의 어둠을 환하게 밝힐 수 있는 지혜의 혜안으로 충무동 부엉이 마을을 지켜준다.”

   
부엉이 공원의 바닥에 그려진 대형 그림.
제황산은 예로부터 마치 부엉이가 앉은 것과 같아 ‘부엉산’이라 불렸다. 일대 주민과 진해구는 제황산의 옛 명칭이 부엉산이라는 점에 착안해 부엉이를 주제로 한 부엉이 마을과 공원, 정원을 만들었다. 이 산은 현재 제황산(帝皇山)으로 개칭됐지만 엄연히 아름다운 우리말인 부엉산이라 불려야 된다. 어쩌면 이곳에 조형물로 내려앉은 부엉이들이 부엉산의 명칭을 되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 영화 ‘화차’ 속 흑백다방…중국풍 뾰족집·일본 장옥거리·러시아풍 우체국

■ 진해 근대문화역사길

- 100년 역사 근대건축물 걷는 코스
- 내달 1일부터 여행 프로그램 시작

   
경남 창원시 진해구는 해군과 벚꽃의 도시로 알려졌지만 일제가 만든 최초의 근대 계획도시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일제의 흔적이 상당하다. 이런 진해의 근대 건축물은 이제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기억하고 배우는 교육의 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시에 조금만 발품 팔면 어느 도시에서도 보기 어려운 근대 도시의 정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진해의 근대를 걸었다.

도천초등학교 인근 ‘해군의 집’에서 출발한다. 이어 북원교차로에 있는 창원시 근대건조물 1호인 ‘이충무공 동상’, 국내 최초의 이순신 장군 동상을 거친다. 세 번째인 ‘문화공간 흑백’을 시작으로 근대 건축물의 속살이 공개됐다. 문화공간 흑백은 1912년에 지어져 음악다방으로 이용되다가 1961년 유택렬 화백이 흑백다방으로 개명해 2008년까지 운영했다. 빛바랜 벽과 가구가 풍기는 근대의 향기에 풍금과 바이올린까지 모두가 근대 그 자체다. 영화 ‘화차’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근대문화역사길 핵심 건축물인 문화공간 흑백.
일곱 번째 코스인 육각집, 일명 뾰족집도 꼭 봐야 한다. 6각 지붕이 있는 중국풍의 3층 건물인데, 현재 운영 중인 식당 입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야 건물 전체가 잘 담긴다. 이어 원해루다.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 포로 출신인 장철현 씨가 ‘영해루’로 문을 열었다가 현재 원해루라는 상호로 운영되고 있다. 영화 ‘장군의 아들’의 촬영지다. 아홉 번째는 백범 김구 선생의 친필 시비다. 창원시 근대건조물 2호지만 해방 이후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보여주듯 시비 상단에 훼손된 흔적이 있다.

   
진해우체국은 현존 최고의 우체국이다.
근대문화역사길의 상징인 일본 장옥거리. 옆으로 길쭉하게 생긴 모양이어서 ‘장옥(長屋)’이라 불린다. 각기 다른 6채의 집이 다닥다닥 붙어 하나로 이어진 형태다. 1층은 상가, 2층은 주거지로 사용된다. 일제강점기판 주상복합건물이다. 끝으로 진해 근대문화역사길 가운데 유일한 러시아풍 근대 건축물인 진해우체국. 현존 최고 우체국으로, 영화 ‘클래식’의 촬영지다. 내부 바닥은 목조 마루를 유지하고 있다.

   
1910년대 모습을 간직한 일본 장옥거리.
진해구는 다음 달 1일부터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1시 진해 근대문화역사길 여행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소요시간은 2시간으로, 근대문화해설사가 동행한다.

문의 창원시 진해구 행정과 (055)548-4082~4

글=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사진=곽재훈전문기자 kwakjh@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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