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 지하에 전국의 이름난 맛집들을 끌어모으는 건 이미 잘 알려진 마케팅 수단 중 하나다. 맛집을 찾아온 고객들이 식사 후 실질적인 구매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위층으로 아이쇼핑이라도 나서는 분수효과가 있어서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지하 1층에도 ‘고메 스트리트’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맛집이 포진해 있다. 그중 서울에서는 이미 검증을 받은 홍석천의 태국 음식점 마이타이가 문을 열었다. 더위에 지친 입맛을 색다른 향신료의 향연으로 불러오는 데는 태국 음식만 한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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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팟퐁커리와 팟타이, 똠얌꿍은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태국 요리다. 현지의 맛과 한국사람 입맛의 균형을 잘 잡았다. |
마이타이에서 제일 먼저 숟가락이 갔던 메뉴는 똠얌꿍이다. 똠얌 스프에 꿍(새우)을 넣은 요리다. 원한다면 쌀국수 면을 말아서 먹을 수도 있다. 똠얌꿍은 시큼하고 뒷맛은 매콤하게 칼칼하면서 단맛, 짠맛이 공존하는 재미있는 음식이다. 고소하고 달콤한 것은 코코넛 밀크 때문이며 신맛은 단단하고 가는 파처럼 보이는 레몬그라스에서 우러난다. 라임잎에서는 마치 산초 같은 향이 난다. 서양에선 코리앤더라 부르는 향채의 독특한 향까지 더해져 이국적인 맛과 향이 완성된다. 속에 들어가 있는 새우도 실하고 숙주도 잘 익어서 건더기를 건져먹는 재미도 있다.
똠얌꿍이 향신료의 독특함 때문에 조금 부담스럽다면 푸팟퐁커리를 추천할 만하다. 껍데기째 먹는 소프트쉘크랩을 튀겨내 커리 소스에 버무려 나오는 요리로 밥에 비벼 먹거나 맥주 안주로 아주 잘 어울린다. 게살도 제법 토실하게 들었고 과자처럼 와사삭하고 껍데기 씹는 재미를 준다.
여기에 달콤하고 고소한 커리 소스와 달걀이 더해져 더욱 고소하다. 커리 소스 중간중간 아삭한 콩꼬투리를 씹는 재미도 있다. 밥을 시켜서 비벼 먹어도 좋은데 여기엔 풀풀 날리는 안남미가 제격이다. 안남미는 끈기가 없어 쌀 자체에 양념이 잘 묻고 잘 스며드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음료는 태국 맥주인 싱하와 땡모반이 좋겠다. 싱하는 달고 짜고 시고 향이 강한 태국 요리의 맛과 어울리게 깔끔하다. 땡모반은 수박을 갈아 만든 생과일주스인데 여기에 코코넛밀크를 첨가해 달콤함을 더했다. 그릇이 태국 느낌이 나는 것도 좋다. 게다가 태국의 길거리 식당들에서 흔히 보는 얇은 스테인리스 숟가락도 현지 느낌을 줘 재미있다.
글·사진=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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