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분의 2박자 분당 48~54소절로
- 룸바보다 배 이상 빠른 게 특징
- 파트너 없이 혼자서 출 수 있고
- 편한 복장·댄스화만 있으면 OK

브라질 리우 올림픽이 한창이다. 브라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정열적인 춤 '삼바!'다. 그냥 '삼바'가 아니다. 느낌표가 있어야 말맛이 산다. 삼바는 라틴 댄스의 꽃이다.

	학생들이 삼바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박경호 댄스 아카데미'의 박경호 원장은 "라틴 댄스 중 가장 어려운 것이 삼바다. 그런 만큼 삼바가 라틴 댄스의 꽃이라는 걸 부정하기 어렵다. 삼바 특유의 리듬과 원시적인 움직임을 동작에 녹여낸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며 설명했다.

매주 금요일 7시면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박경호 아카데미 강의실로 사람들이 속속 모여든다. 삼바는 4분의 2박자의 음악을 분당 48~54소절로 나눠 춤을 춘다. 느린 곡선의 동작이 대부분인 룸바가 분당 21~24소절인 것과 비교하면 배 정도로 빠르게 몸을 움직여야 한다. 음악이 시작되자 수강생들의 발도 빨라지기 시작했다. 전영미(47·남구 수영동) 씨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집중하면서 동작을 소화했다. "댄스 스포츠를 배운 지는 3년 정도 됐고 삼바는 2개월째다. 다른 라틴 댄스도 배워봤지만 삼바가 제일 신나고 운동도 많이 된다. 몸 전체의 선이 예뻐지는 효과가 아주 크다"며 즐거워했다. 수강생들을 지도하던 기미혜 강사도 "삼바의 리듬감과 정열적인 움직임이 정말 매력적이다. 처음에는 수줍어하시던 분들도 음악을 듣고 조금씩 움직이다 보면 재밌다는 말을 연발하며 수업에 빠져든다"고 했다.

	기미혜 강사가 삼바 워크를 선보이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삼바의 시작은 아래에서 위로 들썩들썩하는 바운스다. 바운스부터 익혀야 삼바를 시작할 수 있다. 양발 뒤꿈치를 살짝 든 상태에서 엉덩이와 꼬리뼈를 안으로 말아 넣는다고 생각하면서 무릎을 굽힌다. 목과 상체는 바르게 세운 상태에서 배꼽을 중심으로 배를 살짝 접으면 된다. 양쪽 허벅지는 앞으로 향하게 한다. 무릎을 굽혔다 펼 때는 등으로 알파벳 C를 만든다고 생각하면서 말아 넣었던 꼬리뼈를 뒤로 튕겨준다. 이 동작을 반복하면 삼바의 기본 바운스가 된다. 춤을 추기 전 파트너와 리듬을 탈 때도 이 바운스부터 시작한다. 음악을 느끼면서 박자를 찾아갈 때도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양손을 붙잡아 바운스를 하며 동작을 맞춰간다.

바운스가 몸에 좀 익었다면 옆으로 한 발씩 이동하는 휘스크 동작에 들어간다. 기본 스텝을 밟으며 옆으로 이동하는 휘스크에도 아래위로 움직이는 바운스가 있다. 오른발을 옆으로 한 발 내딛고 몸을 위로 쭉 펴면서 그쪽으로 몸의 무게를 실어준다. 박 원장은 "이동 방향으로 몸의 중심을 같이 움직여 준다는 생각을 하라"고 했다. 허리는 꼿꼿이 펴고 어깨는 내린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그는 "몸의 중심에 힘을 줘야 한다. 코어에 힘을 주는 것은 소변을 보다가 잠깐 멈추는 느낌과 거의 같다. 자연히 엉덩이와 괄약근에 힘이 들어가고 배도 긴장하게 된다"고 했다.

오른발을 옆으로 움직여 발뒤꿈치를 들고 몸을 세운 뒤 왼발을 오른발 뒤로 옮기고 두 무릎을 같이 굽혔다 편다. 무릎을 펴면서 왼발을 왼쪽으로 한 발 내디디며 체중을 옮기고 오른발이 왼발 뒤로 다시 가서 두 무릎을 굽힌다. 이 동작을 반복하면 삼바의 기본 중 하나인 휘스크 동작이 된다. 여기에 골반과 팔의 움직임을 더하면 삼바 동작이 된다.

삼바의 특징 중 하나가 힙 무브먼트다. 엉덩이를 움직이는 동작인데 앞을 보고 서서 엉덩이로 숫자 8을 그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수학 시간에 배웠던 뫼비우스의 띠를 엉덩이로 그린다고 생각해도 좋다. 엉덩이를 움직이지만 어깨가 딸려가서는 안 된다. 앞을 보고 있는 상태에서 배와 엉덩이만 움직인다. 박 원장은 "리우 카니발에 참가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목과 머리, 어깨까지는 큰 움직임이 없다. 머리에 화려하게 장식된 거대한 관을 쓰고 있어 머리나 목은 움직임을 최소화한다. 그 대신 쉴새 없이 움직이는 배와 엉덩이로 축제의 생명력을 표현한다"고 했다.

삼바라면 노출이 아주 심한 의상을 입고 춤을 추거나 파트너와 신체 접촉이 많을 것 같아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파트너 없이 혼자서도 출 수 있는 춤이고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 이상 움직이기 편한 의상만 입으면 된다. 삼바를 배우기 위한 복장은 제약이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댄스화다. 보통의 신발은 착화감과 내구성을 고려해 발이 닿는 안쪽은 부드럽고 지면과 만나는 쪽은 단단하게 만든다. 그래야 발을 보호하고 오래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바 댄스화는 춤을 잘 출 수 있도록 발이 마룻바닥에서 잘 미끄러지게 하는 것이 제작 목적이다. 그래서 지면과 닿는 부분도 세무 가죽으로 만들고 밑창 자체가 얇아서 손가락으로 누르기만 해도 완전히 휘어질 정도다. 박 원장은 프로 선수라면 2~3달에 한 번씩 댄스화의 바닥에 구멍이 나거나 떨어져서 새 신발을 사야 한다고 했다. 여성 초보자는 하이힐에 발가락이 다 나오는 샌들보다는 발을 전체적으로 감싸주는 댄스화가 더 편하다. 최영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