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스파이 액션 영화의 새 장을 연 것으로 평가되는 '본' 시리즈의 맷 데이먼이 9년 만에 돌아왔다. 그것도 '본' 시리즈의 백미로 꼽히는 '본 슈프리머시'와 '본 얼티메이텀'에서 호흡을 맞춘 폴 그린그래스 감독과 함께했기 때문에 기대치는 높을 수밖에 없다.
자취를 감췄던 제이슨 본은 되찾은 기억 외에 과거 아버지의 죽음을 둘러싼 또 다른 음모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후 CIA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새로운 SNS를 통해 인물들을 실시간 감시하는 아이언 핸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던 CIA 로버트 듀이 국장은 본을 제거하려고 한다.

'본' 시리즈는 기억을 잃어버린 본과 그를 최고의 살인 무기로 만든 CIA 사이에서 벌어지는 목숨을 건 추격전과 본이 기억의 퍼즐을 맞추면서 CIA의 검은 야욕이 점차 드러나는 미스터리극이 합쳐진 새로운 화법의 스파이 영화다. 여기에 마치 핸드헬드 카메라로 촬영한 듯한 줌 촬영을 비롯한 다양한 촬영 기법, 리얼 액션의 타격감을 주는 격투 액션과 도시를 롤러코스터로 만들어버리는 카 체이싱, 긴장감을 배가시키는 음악 등이 어우러져 오감을 만족시킨다.

'제이슨 본' 역시 '본' 시리즈의 명성을 그대로 잇는다.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하다. 특히 기존의 이야기에 아이언 핸드 프로그램이라는 새로운 음모를 추가해 SNS가 지배하는 현 사회의 어두운 면을 보여준다. 액션 또한 '엄지척'이다. 아테네 신타그마 광장의 대규모 시위 군중 속에서 펼쳐지는 추격전이나 라스베이거스의 도심을 질주하는 카 체이싱, 그리고 엔딩의 제이슨 본과 저격수라 불리는 요원의 격투는 이들 장면이 왜 '본' 시리즈의 '시그니처 액션'인지를 증명한다. 맷 데이먼은 '제이슨 본'에 출연하는 조건으로 폴 그린그래스 감독을 비롯해 예전 스태프들과 함께 작업해야 한다고 했다는데, 그 이유를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제이슨 본'은 현실적이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스파이 액션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영화다. 개봉 27일. 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