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맛의 과일 주스와 빵들. 강덕철 선임기자 kangdc@kookje.co.kr

- 한복인 이영애 씨 연구실내 자리
- 이태리 커피·유기농 수제빵 눈길
- 신선한 과일로 만든 생주스 일품
- 작품도 전시 문화공간 역할 톡톡

기온이 조금씩 떨어지면서 차가워진 몸을 달래줄 따뜻한 음료가 그리워진다. 부산 수영구 민락동 카페 '더옴'은 다양한 음료와 맛있는 베이커리를 즐길 수 있는 이색 공간이다. 한복 전문가인 '이영애우리옷' 이영애 대표가 지난해 10월 만든 복합문화건물의 1층에 있다.

■브런치 즐기며 미술작품 감상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지하 1층 갤러리. 강덕철 선임기자

평생 우리 옷을 짓던 예술가가 공들여 마련한 건물인 만큼 곳곳에서 우리의 전통미를 느낄 수 있다. 지하 1층은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가 있다. 이곳에서는 플로리스트와 해금 공연, 차밍스쿨 교육도 진행된다. 2층에는 한복과 장신구를 전시한 한복 매장이 자리해 우리 전통복식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다. 3층에 올라가니 모임이나 회의를 할 수 있는 사랑방이 있었다. 앉은뱅이 탁자에 따뜻한 차를 놓고 친구와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기에 딱 좋은 공간이다. 한복디자이너일 뿐 아니라 화가인 이 대표의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4층에는 디자인 연구실이 있다.

이 대표는 "가족이 와서 갤러리 작품을 감상하고 한복을 구경하는 한편 사랑방에서 조바위를 쓰고 노리개를 장식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 건물은 지역 예술가들 사이에는 아름다운 건물로 이름나 있다. 이 때문에 부산시 주최로 오는 22일까지 열리고 있는 '2015 부산디자인페스티벌'에서 50인의 작가가 선정한 '부산의 문화 스팟 100'에 선정됐다.

1층 카페 '더옴'은 무슨 뜻일까. '자주 오너라' '더 오너라'라는 정겨운 의미란다. 실내는 은은한 꽃 장식과 분위기 있는 조명으로 따뜻한 느낌이 났다. 카페 한쪽에는 정직한 재료를 사용하는 수제 베이커리 코너가 있다. 유기농 밀로 당일 만든 신선한 빵만 판매하고 있다. 빵 종류가 다양하다 보니 커피와 음료를 곁들여 브런치를 즐기는 여성이 많단다.

■맛있는 빵·건강한 음료

	사과 자몽 키위 등으로 만든 생과일차.

그런데 빵 이름이 재미있다. 쌀로 만든 빵은 '오직 쌀뿐인 그대', 치즈가 듬뿍 들어간 빵은 '치즈는 빵을 타고', 통밀빵은 '구수한 그대'다. 다양한 맛 만큼이나 센스 넘치는 빵 이름 때문에 이곳을 찾는 사람도 많다. 이런 통통 튀는 이름을 만든 이는 이 대표의 딸이자 '더옴' 대표인 엄민정 씨다. 엄 씨는 매 시즌 가장 신선한 과일, 야채 등을 사용해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고소하고 바삭한 빵은 역시 향긋한 커피와 잘 어울렸다. '더옴'은 부산에서는 맛보기 힘든 이탈리아 에스프레소 명가 모리나리(Molinari)를 만날 수 있다. 커피는 한 모금 마실 때마다 부드러우면서도 진한 풍미가 입안에 가득했다. '달콤한 큐브 꽃 이야기(큐브라떼)'는 에스프레소 원액을 다양한 꽃 모양으로 얼려 우유에 녹여 먹는 라떼다. '달달한 꽃 다방커피'는 복고 감성을 담은 다방커피로 쫀득하고 달콤한 맛이 났다. '사랑스러운 꽃 장미라떼'는 토마토보다 20배 많은 비타민A를 가진 장미 추출액과 식용 장미에 우유와 커피를 곁들인 라떼다. 향긋한 장미 향을 느낄 수 있고 달콤한 맛이 나 독특했다.

커피 외에도 과일 주스, 차 메뉴도 많다. 따뜻한 차가 그립다면 엄 대표가 직접 만드는 과일차를 맛보면 된다. 포포베리, 사과, 레몬, 자몽, 블루베리, 키위·파인애플을 주 재료로 한 6가지 차다. 비타민C가 풍부해 피로 해소에 좋아 날씨가 추워지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포포베리는 블루베리, 라즈베리, 블랙베리, 스토로베리 등 4가지 베리로 만들어 향이 독특하고 한잔 마시고 나니 가슴속까지 훈훈해지는 느낌이 든다. 설탕 대신 아카시아 꿀을 넣어 만들어서인지 과일 차는 한층 부드럽고 달콤했다. 자몽차도 숙성된 진한 맛과 상큼한 맛을 모두 살려주기 위해 알맹이를 여러 차례 나눠 끓여낸다. 음료나 빵에 들어가는 밤이나 팥도 직접 삶아 사용한다. '더옴'은 인공적인 재료나 감미료,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밤 10시, 일요일 휴무. (051)558-0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