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첫사랑과 해후한다면 어떤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을까. 불같았던 첫사랑의 감정을 되살릴 수도 있겠고,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세월의 틈새 탓에 어색한 공기만 맴돌 수도 있다. 멜로 소설의 거장 니콜라스 스파크스의 원작을 스크린에 옮긴 '베스트 오브 미'는 전자를 감정을 그려낸다. '베스트 오브 미'는 20년의 시간을 두고 벌어지는 사랑 이야기와 뉴올리언스의 아름다운 풍광, 감수성을 자극하는 영화음악이 첫사랑의 추억을 슬그머니 들추게 한다.

고교 시절 첫눈에 사랑에 빠진 아만다(라이아나 리버라토)와 도슨(루크 브레이시)은 사랑을 키워가지만 불의의 사고로 이별을 맞는다. 그리고 서로를 그리워하며 20년이 지나 첫사랑의 추억을 간직한 장소에서 만나 과거의 감정을 되살린다. 단란한 가정을 이룬 아만다(미셸 모나한)와 과거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도슨(제임스 마스던)에 다시 찾아온 사랑은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을까.

'베스트 오브 미'의 중심에는 이미 영화화된 '병 속에 담긴 편지' '워크 투 리멤버' '노트북' '디어 존' 등의 작가 니콜라스 스파크스가 있다. 그는 통속적인 이야기를 감성 로맨스로 아름답게 표현하며 독자의 감성적 공감대를 끌어내곤 했다. 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베스트 오브 미'도 마찬가지다.

고교 시절 불우한 가정의 소년과 부유한 가정의 소녀가 만나 사랑을 나누는 장면은 싱그러우면서도 불안하다. 빗속의 키스나 별을 세는 밤, 로맨틱한 댄스, 둘의 사랑을 방해하는 주변 사람 등은 진부하지만, 애틋하게 다가온다. 또 20년이 지나 만난 두 사람이 과거의 오해를 해소하며 사랑의 감정을 되살리는 것 역시 통속적이고, 불륜의 사랑이지만 은근히 잘 되길 바라게 된다. 불륜의 사랑을 지지하는 것은 이들이 이별로 끝날 수밖에 없었던 첫사랑의 주인공이기 때문일 것이다.

후반부가 전형적인 통속극의 흐름으로 진행되므로 흥미를 잃게 되는 것이 흠이기는 하지만 '베스트 오브 미'는 오랜만에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매력이 있다. 18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