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개봉하는 '언프렌디드: 친구삭제'의 한 장면.

공포영화는 촬영기기와 IT 기술 발전과 함께 끊임없이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를 찾아내곤 했다. 1999년 페이크 다큐멘터리로 화제를 모은 '블레어 윗치'는 16㎜ 필름과 비디오 카메라를 사용해 1인칭 시점의 스릴러를 만들었으며, 2007년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CCTV 화면을 이용해 3인칭 관찰자 시점의 공포를 선사했다. 그리고 2015년 '언프렌디드: 친구삭제'는 상영시간 내내 화상 채팅으로 진행되는 새로운 형식의 공포영화 시작을 알린다.

자신의 추행을 담은 동영상이 SNS에 확산되자 고교생 로라가 자살한다. 그리고 1년 후 로라의 친구들이 단체 화상 채팅을 하는데 로라의 아이디로 누군가 입장한다. 동영상을 업로드한 사람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으면 한 명씩 죽이겠다는 로라의 아이디와 로그아웃을 하지 못하는 6명의 친구는 진실게임을 통해 숨겨진 비밀을 하나씩 폭로한다.

사이버범죄가 급증하는 요즘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의 SNS에 익명의 사람이 찾아온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의혹을 품게 되고 자신의 사생활을 엿보다는 듯한 느낌은 불쾌감을 넘어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또 자신의 사진이나 동영상이 SNS를 통해 급격히 확산되면서 불이익을 당하기도 한다. '언프렌디드'는 이런 SNS의 폐해와 불안감을 소재로 새로운 공포를 만들어낸다.

화상 채팅하는 화면을 보며 관객은 내가 보고 있는 것이 노트북 화면인지 영화인지를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 속으로 빠져든다. 특히 별도의 배경음악 없이 컴퓨터 사용자라면 익숙한 컴퓨터 효과음과 SNS 알림음이 적절히 사용되는 것은 사실감을 극대화한다. 6명의 친구가 진실게임을 통해 숨겨진 비밀들을 하나씩 밝혀내고,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는 데다 화상 채팅방 속의 친구들이 차례로 의문을 죽음을 당하면서 긴장감은 점점 커진다. 그리고 1년 전 동영상 업로드의 진실이 베일을 벗는 순간 화상 채팅은 끝난다.

'언프렌디드'는 단순한 이야기임에도 계속해서 궁금증을 갖게 하는 연출과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장면을 다양한 컴퓨터 화면의 짜깁기로 해소한 편집은 꽤 흥미롭다. 앞서 '블레어 윗치'나 '파라노말 액티비티'가 흥행에 성공한 이후 속편과 아류작들이 대거 제작됐는데, '언프렌디드'도 이와 비슷한 행보를 걸을 것 같다. 7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