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제같은 도시 모습·상황 연출
- 소방관·의사·경찰 등 직업 교육
- 수도권 아닌 대구 위치해 인기
- 아이 성향·적성 파악 산 교육장

겨울방학은 아이의 적성을 발견하고 진로를 탐색할 기회다. 방학을 활용해 아이의 적성을 파악하기 위해 상담소나 직업체험 프로그램을 찾는 경우가 많다. 특히 놀이와 체험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직업 체험 테마파크가 인기다.

대구 엑스코(EXCO)에 한 달 전 문을 연 'EBS 리틀소시움(www.littlesocium.com)'은 다양한 직장을 한자리에 집약해 놓은 곳이다. 7000㎡ 공간에 실제 도시의 모습을 축소해 크리티존 ▷심비존▷오토존▷모롤존 등으로 나눠 60여 개의 직업체험 시설을 마련했다. 직업체험 테마시설이 주로 서울에 있어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 시간이나 비용 부담이 컸던 부산·경남 학부모들 사이에는 벌써 입소문이 났다. 매일 오전·오후 각 600명으로 관람객을 1200명으로 제한하고 있어 가능한 사전 예약을 해야한다.

■다양한 직업 체험 해볼 수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직업은 역시 소방관이었다. 아이들은 노란색 소방관 옷차림으로 에어 바운스 미끄럼틀을 타며 내려와 소방차를 탔다. 리틀소시움의 도로를 따라 움직이던 소방차가 멈춘 곳은 불길이 이글거리는 화재현장. 차에서 내린 6명의 아이는 소방호스로 물을 쏘아 불을 끄며 소방관 체험을 했다. 수술실도 아이들이 체험하고 싶어하는 시설이다. 수술실 내부에는 각종 수술도구와 X선 사진, 환자 기록철까지 갖춰져 있었다. 4명의 어린이들은 마취의사, 소독간호사, 보조의사, 집도의가 돼 수술실로 입장했다. 아이들은 운영요원의 설명에 따라 손을 씻고 수술복으로 갈아입었다. 운영요원은 "화재로 인한 유독가스 흡입으로 기도협착이 생겨 기관절개 수술을 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참가 어린이에게 각자의 역할을 설명했다. 아기들은 수술대에 누운 '더미(의료용 마네킹)'를 대상으로 심박 수를 검사하고 상태를 살피며 의사체험을 했다.

또 산부인과 병원에서는 산전 검사와 아이 더미를 씻기고 키우는 체험을 할 수 있고 치과병원에서도 '치아 모형'과 X선 사진을 보면서 환자 상태를 파악하고 진료할 수 있다. 운전면허 교습소에서는 교통표지판을 익히면 운전면허증을 딸 수 있고 바로 옆 주행연습소에서 차를 몰아볼 수 있다. 또 주유소 체험을 하면서 차에 주유하고 손님 응대법을 배울 수도 있다.

리틀소시움은 실제 같은 상황을 연출해 직업 종사자가 하는 일을 경험해볼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도 다양했다. 경찰체험을 하는 아이들이 은행이나 마트 등을 방문해 범죄자의 인적사항을 설명하고 탐문수색을 하는 식이다. 마트 직원 체험을 하는 아이들도 물건을 진열하는 방법과 온라인으로 접수한 물건을 직접 배달했다.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체험관은 10명 남짓한 아이들이 대기하고 있다.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 체험관마다 회당 참여 인원이 4~8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앉아서 대기할 수 있고 다음 체험 시간이 표시되기 때문에 적절히 시간 배정을 하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아이 성향·적성 파악해 진로 설계

리틀소시움은 가상 화폐 '리나'로 은행을 이용하거나 백화점에서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해 다양한 경제활동을 미리 체험해볼 수도 있다. '베이커리' 체험을 위해서는 20리나를 써야 하고 가상화폐가 부족하면 마트 직원이나 소방관 체험 등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다.

학부모들의 반응도 만족스러웠다. 9살 딸과 함께 온 김지은(부산 북구 화명동)씨는 "아이가 모델이 되고 싶어하는데 드레스와, 턱시도, 구두 등을 골라 신고 무대 위에서 걷는 '패션 런어웨이' 경험을 해볼 수 있어 즐거워했다"며 "무엇보다 서울의 직업체험 테마파크 방문 때보다 시간이나 돈이 적게 들어 경제적"이라고 밝혔다.

리틀소시움은 체험이 놀이로만 끝나지 않고 아이의 성향과 적성을 파악할 수 있도록 진로설계 프로그램인 '리쏘 커리어 플랫폼'을 개발했다. 사전 직업 흥미검사와 체험리포트, 통합진단보고서로 구성된 피드백 시스템으로 어린이들이 리틀소시움을 방문해 체험하고 활동한 내용을 분석하고 데이터화해 직업 성향과 흥미를 유형별로 보여준다.

리틀소시움외에도 직업 체험 교육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지만 주로 서울과 수도권에 있다. '키자니아'는 멕시코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으로 MBC플레이비가 2010년부터 서울 잠실 롯데월드에서 운영하고 있다. '키즈앤 키즈'는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지하 2층에 있는 체험시설로 지난해 1월 문을 열었다. 소방관, 경찰관, 아나운서 등 20가지 직업을 체험해볼 수 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한국잡월드'는 어린이 직업 체험뿐 아니라 다양한 청소년 진로개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