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동 책방골목 내 북카페를 찾은 시민들이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고 있다.

◇여기가 헌책방! 커피숍 아냐?…보수동 책방골목의 변신

부산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이 변하고 있다. 온라인 중고서점 활성화로 클릭 한 번이면 헌책을 사고 팔 수 있기 때문에 구태여 헌책방에서 켜켜이 쌓여있는 책들을 뒤적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보수동에서 책을 사고 파는 사람들이 크게 감소하면서 책방 골목은 한때 위기를 맞았다. 몇 십년간 자리를 지켜왔던 서점이 하나 둘 문을 닫고 말았다. 변화에 순응하지 않고 트랜드에 맞추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변화에 순응하고자 노력하는 업주들이 책방 내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위기는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듯 보수동 책방골목은 단지 책을 사고 파는 곳에서 문화공간으로의 변신을 시작했다. 책방에서 팥빙수를 함께 팔고, 중고서점과 카페를 겸하는 북카페 등이 생겨났다. 이런 책방들 옆으로는 아기자기한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들어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거리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편리성을 추구하려고 책방골목을 떠났던 사람들은 다시 책방골목을 찾기 시작했다. 오래된 책들이 가득 찬 공간에서 가지는 차 한잔의 여유는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잠시나마 시간을 멈춰있게 해 주는 낭만을 지니고 있다.

부경대 변지은

헌책방을 찾은 어린이가 편안한 자세로 책을 읽고 있다.

◇"빈 건물에라도 살게 해달라"…스페인 '오쿠파'들의 절규

바르셀로나 대학 광장에서 오쿠파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산츠 지역에서는 지난달 26일부터 오쿠파(okupa)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오쿠파는 스페인어 '차지하다(ocupar)'는 뜻에서 나온 신조어로, 빈 건물이나 공간을 점거하는 사람들 또는 그들의 행위를 뜻한다. 오쿠파는 빈 집을 무단 점거한 형태이기에 수도, 전기, 가스 없이 생활한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부동산 소유권을 부정하며 납세의 의무를 하지 않는다. 산츠 지역의 오쿠파들은 구청 소유의 건물에서 17년간 살아왔고, 구청은 이들을 그 건물에서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오쿠파들은 점유권을 주장하며 이에 맞서고 있다.

한 청년이 오쿠파를 지지하고 나섰다. 숟가락으로 냄비를 두드리는 것은 오쿠파의 주장에 동의하는 것을 의미한다.

오쿠파들의 시위가 점점 폭력적이 되자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많은 주민들은 이들에게 우호적인 편이다. 주민들은 오쿠파를 스페인의 경제적 어려움을 알리고 정치적 항의를 하는 행동주의자로 인식하고 있다. 물론 오쿠파들의 폭력적인 시위는 정당화될 수 없지만, 이들을 단순히 반사회적 무단 거주자로 인식하기에 앞서 현재 자본주의와 국가 시스템의 한계를 지적하는 그들의 목소리에 주목할 필요성은 있다.

부경대 공가영

정부에 의해 철거 중인 건물에 오쿠파들의 메시지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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