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단장된 부산컨트리클럽의 13번홀(파4) 티잉그라운드에서 아마추어 골퍼가 티샷을 하고 있다. 골프장 측은 이곳의 안전·편리성을 도모하기 위해 오른쪽 일대에 화단을 조성하고 카트 진행 방향을 개선했다. 부산컨트리클럽 제공

- 17번홀 티박스 개선 후 홀인원 속출
- 잔디도 외국산에서 한국잔디로 교체
- 화단·소공원 대폭 조성… 이동로 개선

지난달 6일 국내 모 골프장에서 15년 구력의 '보기 플레이어'(90대 타수)인 60대 아마추어 골퍼가 한 라운드 중 연속 홀인원의 진기록을 세워 화제가 됐다. 남들은 평생 한 번 하기도 힘든 홀인원을 한 라운드에 두 차례, 그것도 연속으로 기록했으니 그럴만 하다. 아마추어 골퍼가 홀인원을 한 번 할 확률은 1만2000분의 1 정도로 추정될 만큼 매우 희귀한 일이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운이 따라야 한다.

그런데 한 골프장의 같은 홀에서 최근 5개월간 홀인원이 6차례나 나온 곳이 부산에 있다. 부산컨트리클럽(CC)의 파3 17번홀(인코스 8번홀)이 바로 그곳으로, 한 달에 한 번 꼴인 셈이다. 이런 현상은 지난 연말 골프장 측이 이 홀의 티잉그라운드와 주변에 대한 개선공사를 마무리하면서 나타났다. 부산CC는 지난해 2월 신한춘 이사장 취임 이후 클럽하우스 음식부터 코스까지 골프장 전반을 새 단장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티잉그라운드 개선 효과

이 골프장은 18홀 2개(인·아웃) 코스로 파3홀이 4군데(2, 5, 12, 17번) 있다. 그 중에서 17번홀(레귤러 티 170m)이 핸디캡 2번으로 가장 어렵다. 그린이 둥근 형태로 넓지 않은 데다 거리가 길어 온그린이 쉽지 않다. 그린 뒤 공간도 좁은 편이다. 우그린인 경우에는 오른쪽에 깎아지른 법면이 있어 그나마 낫지만, 좌그린일 때에는 매우 까다롭다. 볼이 왼쪽으로 감기면 아웃 오브 바운스(OB)가 되기 쉬워서다.

종전 17번홀은 그린과의 방향이 약간 틀어져 있었다. 그렇다 보니 홀 깃대가 좌그린에 꽂혀있으면 방향·거리 맞추기가 상당히 힘들었다. 이런 경우 티샷이 17번홀과 맞붙은 왼쪽 18번홀(파5) 티잉그라운드 쪽으로 훌쩍 날아가는 위험한 장면도 종종 벌어졌다.

그러나 골프장 측이 17번홀 티잉그라운드의 방향을 그린과 직선(일자형) 형태로 바꾸면서 안전성과 그린 공략이 다소 나아졌다. 또 주변 공간을 화단 형태의 미니 공원으로 꾸몄고, 16번홀에서 17번홀로 이동하는 급경사 구간은 길을 넒히고 카트를 타고 내려올 수 있도록 개선했다. 이런 변화가 있은 뒤 홀인원이 잇따라 터졌다. 17번홀에서는 지난해 12월 2일 신정택 전 부산상의 회장이 상의 의원 친선경기 겸 송년의 밤 행사로 열린 라운딩(동반자 강병중 송규정 최찰)에서 홀인원을 잡은 이후 올해 5월 초까지 6차례의 홀인원이 작성됐다.

지난해 부산CC에서는 모두 11차례의 홀인원 주인공이 탄생했는데 17번홀이 2회였고, 2012년에는 7차례의 홀인원 중 17번홀이 4회 기록됐다. 하지만 2011년에는 홀인원이 15차례나 쏟아졌으나 17번홀에서는 한 번도 없었다. 홀인원을 아무나 하는 건 아니지만, 최근 이런 추세를 볼 때 이 홀에서 홀인원의 행운을 한 번쯤 노려볼만 하다. 비교적 난이도가 높지 않은 다른 파3 숏홀에서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이 골프장은 홀인원 상품이 푸짐한 편이다. 4개 파3홀마다 2~3개의 시상품(종합건강검진권, 100만 원 상품권, 양주·와인 1박스씩 등)이 걸려있다.

■페어웨이 잔디 교체

	지난해 말 티잉그라운드 변경 이후 5개월 사이에 홀인원이 6차례 나온 17번홀(파3).

13번홀(파4)은 티잉그라운드 오른쪽 일대(12번홀 배후)가 확 달라졌다. 이 일대는 12번홀(파3)과 13번홀 사이로, 종전에는 언덕 같은 장애물로 가로막혀 있어 답답한 느낌을 주고 홀간 이동에도 불편을 야기했다. 그러나 이곳을 탁 틔우고 빈공간에 화단을 조성해 안정성과 편리성이 높아졌다. 카트 진행 방향도 종전보다 향상됐다는 평가다. 티샷 전후 쉼터인 동시에 가벼운 사진촬영 장소 구실도 하고 있다.

인코스 첫 홀인 10번홀(파5) 또한 모습이 바뀌었다. 클럽하우스에서 홀로 가는 경사로를 돌계단과 화단으로 꾸며놨다. 안전성과 미관을 고려한 것이다. 이곳 그늘집 뒤에는 원탁과 의자를 여러 개 비치해 라운딩 스타트 전에 쉬어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부산CC는 또 전 홀의 티잉그라운드와 카트도로 사이에 경계석을 설치했다. 티박스의 테두리를 명확하게 함으로써 정돈되고 깔끔한 느낌을 주려는 의도다.

부산CC의 '코스 리뉴얼'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잔디 교체다. 이 골프장은 페어웨이의 잔디를 버뮤다그라스(줄잔디)에서 한국잔디(중지)로 교체하는 작업을 벌였다. 버뮤다그라스에서 우드 등을 잡고 칠 경우 골프채가 풀에 걸리는 문제점을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클럽하우스 본관은 외부를 통유리 등으로 말끔하게 조성했다. 또 본관 건물 앞에 있던 연못을 없애고 그 자리에 화단을 만든 것이 눈길을 끈다. 특히 골프장 부지 내 일정 공간에 텃밭과 비닐하우스를 조성하고, 이곳에서 직접 기른 채소를 클럽하우스 식당 음식재료로 활용하고 있다.

■평일 비회원 그린피 할인

	각 홀의 티박스와 카트 도로 사이에 경계석이 설치돼 깔끔한 느낌을 주고 있다.

부산CC는 비회원 그린피에 대해서도 하향 조정했다. 평일 오전 1부 시간에 비회원이 라운딩을 할 경우 할인가격을 적용한다. 주중 화~금요일 오전 6시30분~7시24분 티오프하는 개인의 경우 카트비(2만 원)를 제외한 15만9000원에서 13만9000원으로 내렸다. 단체팀(3팀 이상)의 그린피는 3만 원이 할인된 12만9000원이다. 또 2, 4주 월요일 오전 6시30분~7시59분에 티오프하는 개인은 12만9000원이고, 단체팀은 11만9000원으로 할인한다. 3주 월요일 오전 8시6분~8시34분의 단체팀은 3만 원이 할인된 12만9000원을 내면 된다.

회원은 그린피 및 카트비가 면제되고 세금 2만2620원만 부담한다. 그 외에도 다양한 할인·이벤트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회원제 비영리 법인 골프장인 부산CC는 1956년 10월 출범 이후 올해로 58년째를 맞았다. 초창기에는 9홀 규모의 해운대골프장으로 문을 연 뒤 1971년 지금의 금정구 노포동으로 이전 개장했다. 부산CC는 부산시내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고, 국내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골프장이라는 전통을 지니고 있다. 현재 회원은 1060명에 이른다.


# 국내·외 유명 클럽과 제휴… 다양한 회원간 할인 혜택

부산CC는 국내외 다양한 골프장과 업무 제휴를 맺고 있다. 이를 통해 상호 회원(가족 회원) 간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엘리시안제주CC, 롯데스카이힐제주CC, 라온GC, 스프링데일CC, 롯데스카이힐김해CC, 진주CC, 이스트힐CC 등이 제휴 골프장이다. 국외에서는 일본의 그린랜드 리조트 골프코스, 아리아케CC, 쿠루메CC 등이 제휴 골프장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상호 회원을 우대하는 자매결연 클럽으로는 서울컨트리클럽, 일본의 기리시마CC, 사이토자키CC, 중국의 태양도CC 등이 있다. 또 국내 호텔농심과 에어부산, 동아대병원, 동의의료원 등과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제휴 관계를 체결한 상태라고 부산CC 측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