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 하얏트 부산 1층에 위치한 살롱은 소규모의 사적 모임이 가능한 공간이다. 유럽 고택 서재 느낌의 살롱1은 집같은 편안함을 준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원목 배치
- 실내 장식,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 강조

- 기왓장 등 전통무늬 곳곳 눈길
- 객실 크고 욕조·샤워부스 함께 설치 편리

17년 만에 부산에 특급호텔이 한 곳 더 생겼다. 신흥 부촌인 해운대 마린시티에 지상 33층, 지하 6층 규모의 특1급 파크 하얏트 부산이 지난달 18일 문을 열었다. 공식적으로는 5성급이지만 파크 하얏트 하면 보통 '6성급'으로 불릴 정도로 최고급 시설을 자랑한다. 현대아이파크 단지 안에 있으며 현대산업개발이 짓고 세계적 호텔그룹인 하얏트가 위탁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곳은 서울 강남에 이은 국내 두 번째 파크 하얏트 호텔이다. 파크 하얏트 부산 마크 본 아늠 총지배인은 "센텀시티와 광안대교에서 3~5분밖에 걸리지 않아 접근성이 매우 우수하고 해운대 바다와도 가깝다"며 "이러한 장점을 살려 부산의 새로운 비즈니스와 레저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전통적이면서도 이국적인

	호텔 외관 야경.

호텔 1층에 들어서면 대나무숲이 먼저 눈에 띈다. 조화인 줄 알았는데 실제 나무와 꽃을 심은 것이라고 한다. 호텔의 벽면도 반들반들한 대리석이 아니라 우둘투둘한 돌덩이를 그대로 잘라 벽에 붙여놓은 듯했다.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자는 의도라고 했다. 층마다 벽면에 화강암은 물론 참나무 등 원목을 배치했다. 자연 재료 그대로를 보여주는 설치미술 작품인 것 같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일본 '젠' 스타일을 연상시키는데, 실내 장식은 일본의 저명한 수퍼 포테이토사가 맡았다고 했다. 전체 콘셉트는 '집과 같은 편안함'이다. 원석 원목 같은 자연 친화적 소재를 활용해 편안한 휴식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1층에서 로비를 찾았더니 30층까지 올라가야 한다고 했다. 다른 호텔이 보통 1층에 로비를 두고 있는 것에 비하면 특이하다. '스카이라운지'가 로비가 돼 호텔 방문의 시작점인 로비에서부터 해운대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게 디자인한 것이다. 30층에서 체크인한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객실로 내려가게 된다. 엘리베이터에서 키 패드에 방 열쇠를 대기만 해도 자동으로 자신이 묵는 호텔 객실 층이 인식된다. 키 패드에 열쇠를 대고 자신이 묵는 층을 누르는 데서 기술적으로 한발 더 나아갔다.

엘리베이터 내부도 눈길을 끌었다. 전통 가옥의 창을 재현한 듯한 조명 때문이다. 엘리베이터 내부는 물론 객실, 식당 등 호텔 전체 인테리어가 모던 스타일이면서도 기왓장, 창살 등 전통적 무늬를 곳곳에 배치해 한국적 분위기를 냈다. 객실 내부에도 부산의 옛 모습을 담긴 사진이 걸려 마치 고향에 온듯한 푸근함을 느끼게 했다. 건물 외형은 뉴욕 '그라운드 제로'를 설계한 세계적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가 해운대 바다의 파도와 부산의 상징인 동백꽃 모양을 본떠 설계해 화제가 됐다. 이국적 느낌도 난다. 야경을 보고 있으면 홍콩인 듯한, 아침의 요트경기장 전경은 호주 시드니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 넓은 객실서 느긋하게

	파크 하얏트 부산 내부 객실.

파크 하얏트 부산에는 269개의 방이 있는데 일반 객실이 200개, 나머지 69개는 스위트룸이다.

날렵하게 휘어진 유선형의 복도를 지나 방으로 들어가니 객실이 우선 넓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객실당 규모가 42~47㎡(13~14평)로 다른 특급호텔 일반 객실보다 6~13㎡(2~4평) 정도 더 크다고 했다. 객실이 모두 바다 전경인데, 방향에 따라 수영만 요트경기장 전경과 해운대 바다, 광안대교 전경의 방으로 나뉜다. 특히 광안대교 전경의 방에서 불꽃놀이를 본다면 환상적이겠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내부는 목재 인테리어로 단순하고 깔끔했다. 소파가 넓어 객실 내 풍성하게 갖춰진 캡슐 커피와 홍차 등을 마시며 휴식할 수 있다. 욕실로 들어가는 입구에 짐 보관대와 옷걸이 장이 있어 씻고 옷을 갈아입기에 동선이 편리했다. 호텔마다 욕실은 보통 욕조 또는 샤워부스로 돼 있는데 파크 하얏트는 두 개 시설이 모두 분리, 설치돼 있다. 23인치 빌트인 TV를 보며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욕조에서 목욕 소금으로 찜질한 뒤 부스로 옮겨 샤워할 수 있다. 샤워젤 보디로션 샴푸 컨디셔너 등은 프랑스 고급 향수 브랜드인 '르 라보'로 전 세계 8개 파크 하얏트 호텔에만 비치된 제품이다.

■ 고급스러운 부대 시설

	실내 수영장 모습.

2층 대연회장은 최대 240명까지(원형 테이블 기준) 수용 가능하며, 오디오와 화상 시스템의 음향과 조명은 대규모 콘퍼런스에도 적합해 비즈니스 고객들이 선호할 만했다. 1층에 있는 5개의 살롱은 대연회장과 달리 소규모의 개인적 모임이 가능하다. 살롱 2~3개를 붙여 소규모 콘퍼런스에도 활용할 수 있다. 유럽 고택의 서재 같은 분위기를 내는 살롱1은 VIP 라운지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은은한 조명 아래 소규모 모임을 할 수 있으며 여기에 갖춰진 책을 볼 수도 있다. '루미 스파&피트니스'는 3층부터 5층까지 총 3개 층에 있다. 스파는 호텔이 직영해 다른 특급호텔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스파는 총 7개의 방으로 나뉘어 있으며 방마다 히노끼욕조, 돌 욕조 등 주제별로 다른 시설이 설치돼 있다. 모든 마사지는 유기농 제품으로 진행한다고 호텔 측은 설명했다.

가격대는 해운대 다른 특급호텔과 비슷한 수준이다. 마크 본 아늠 총지배인은 "객실과 레스토랑에 합리적(Reasonable) 가격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 오픈키친·스시바 갖춘 다이닝룸

- 바다전경 일품인 초고층 라운지바
- 수제 초콜릿·케이크 판매 파티세리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의 욕조에서 바라본 광안대교 전경.

보통 특급호텔 레스토랑은 한식당 중식당 일식당 등으로 구분돼 있다. 하지만 파크 하얏트는 이러한 구분이 없다. 32층 '다이닝룸'은 이 호텔의 대표 레스토랑이다. 뷔페는 아니지만, 뷔페 음식처럼 다양한 음식을 단품 또는 코스로 즐길 수 있다. 주방이 공개된 이른바 '오픈 키친'과 스시바로 이루어져 있는 이곳에서는 숯불에 구운 1등급 한우나 와규로 만든 스테이크, 해산물 요리, 생선회와 초밥 등을 맛볼 수 있다. 32층에 있어 전면 유리창을 통해 탁 트인 해운대와 광안대교 전망을 보며 우아하게 식사를 할 수 있다.

아래층의 또 다른 식당인 '리빙룸'은 아침 식사와 일반 한식, 양식이 제공되는 캐주얼 레스토랑이다. 주스나 커피 등 다과를 즐길 수 있으며 저녁에는 바로 변신해 라이브 음악을 감상하며 칵테일 와인 등을 맛볼 수 있다. 간단한 음료를 즐길 수 있는 '라운지'는 30층 로비에 있다. 전면 유리창을 통해 바깥의 바다 풍경을 볼 수 있다. 바에 앉아 바다를 보며 커피를 마시면 중국 상하이 푸둥 지구의 초고층 특급호텔 라운지바에 앉아있는 듯하다. 1층에 있는 빵집 '파티세리'에서는 케이크는 물론 빵, 수제 초콜릿 등을 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