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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 기네스 <58> 창녕 교동과 송현리 고분군

'비화가야' 순장풍습 엿봐… 17세 '송현이' 1500년 만에 환생

  • 이종호 기자 jhlee@kookje.co.kr
  •  |   입력 : 2012-08-22 20:02:06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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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녕군 화왕산 서쪽 기슭 목마산성 아래 창녕읍 교리와 송현리 일대에 분포하고 있는 대형고분군 전경. 비화가야의 역사를 간직한 고분군으로 가야시대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 일제 도굴·개간 등으로 24기만 남아
- 앞트기식 돌방무덤, 가야영역 증거
- 日 '오쿠라 컬렉션'에 강탈유물 현존

- 15호분 발굴현장서 유골 4구 발견
- 뼈대 디지털화 등 거쳐 인물 복원
- 창녕박물관에 출토된 유물 전시

경남 창녕은 찬란한 가야문화를 꽃 피웠던 곳이다. 지형적으로 영남의 중심에 위치한 데다 젖줄인 낙동강을 중심으로 일찍이 우수한 문화를 꽃피워 '제2의 경주'라 불릴 정도로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창녕에서 밀양으로 이어지는 24번 국도를 지나다 읍내 외곽길 양쪽으로 무리를 짓고 있는 무덤을 볼 수 있다. '비화가야' 지배층의 무덤으로 알려진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이다. 이 일대에 100여 기가 넘는 고분이 모여 있다. 창녕 여행에서 빠트리지 말고 꼭 들러야 할 곳이기도 하다.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2007년 송현동고분군 중에서 가장 큰 무덤이었던 15호분 현장에서 발굴돼 복원된 1500여년 전 가야여인 '송현이'.
창녕군 교동과 송현동 일대에 걸쳐 있는 가야시대의 고분군이다. 1963년 사적 80호의 창녕교동고분군과 사적 81호의 창녕송현동고분군으로 분리 지정됐으나, 지난해 7월 문화재청이 역사성과 특성을 고려해 인접 지역에 있는 두 고분군를 통합하고 사적 제514호로 재지정했다.

창녕은 삼국사기에 나오는 진한의 12개 나라 중 하나인 불사국이다. 창녕군 송현동 구릉에서부터 북쪽 교동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수십 기의 고분이 분포해 있다. 송현동 지역은 본래 80여 기의 큰 고분이 분포해 있었으나 일제 강점기에 도굴되거나 대부분 논으로 개간되면서 현재는 16기 만이 남아있다.

무덤의 형태는 3개 벽을 할석으로 쌓아올리고 그 위로 뚜껑돌을 여러 개 놓은 뒤 막지 않은 짧은 벽을 통해 시신을 안치한 것이다. 그런 다음, 나머지 벽을 쌓아 막고 그 위로 흙을 쌓아올려 봉분을 만든 앞트기식 돌방무덤 형식이다. 내부 공간은 장방형이 되게 만들었다. 이런 무덤 형태는 가야시대 형식으로, 창녕 일대가 예전에는 가야의 영역이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교동고분군도 왕릉이라고 불리는 대고분을 중심으로 주위에 크고 작은 수십 기의 고분들이 모여 있었지만 주변이 경작지로 변하고 일본의 약탈적인 도굴행위로 인해 현재는 8기만 남아 있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가야국은 김해의 금관가야, 함안의 아라가야, 고령의 대가야, 상주 함창의 고령가야, 성주의 성산가야, 고성의 소가야, 창녕의 비화가야다. 이들 중 '비화가야'를 대표하는 고분군이 교동고분군이다. 화왕산 서쪽 기슭의 목마산성 아래에 있는 송현동 고분군과 현풍으로 통하는 도로를 사이에 두고 서남쪽에 위치한 대형 고분군으로 5~6세기 조성되었다. 이는 신라와 밀접한 관계를 보이고 있어 5세기 경에 창녕지역이 신라 영역권에 포함되었음을 알려주는 중요한 유적이다.

2002년부터 경남문화재연구원,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에 의해 실시된 송현동고분군 6, 7호분 발굴조사에서는 국내 최초로 배 모양의 녹나무관과 함께 280여 점의 토기를 비롯한 장신구, 마구, 농공구 등 90여 점 이상의 철기와 100여 점이 넘는 목기가 출토돼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은 일제시대의 약탈적인 발굴을 겪었다. 1918년 엄청난 양의 유물에 대한 도굴행위를 시작으로 권력과 결탁한 도굴행위가 대낮에도 공공연하게 자행됐다. 도굴한 유물의 대부분은 상인의 손을 거쳐 일본으로 들어갔다. 현재 일본의 '오쿠라 컬렉션'이라는 것은 당시 경북 대구에 살고 있던 오쿠라가 수집한 것으로, 그 대부분은 가야 유물이다. 이 고분군의 출토 유물은 굽다리접시, 항아리 등이 대부분이다.

국보급 유물을 강탈당한 아픔이 있는 교동고분군은 창녕군 문화유적 정비계획의 일환으로 발굴됐다. 고분의 성격과 비화가야에 대해 밝혀내고 당시 유물들은 창녕박물관에 전시하고 있다.

■1500년 된 가야소녀 '송현이'

가야사람 '송현이'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에서 발굴조사를 실시한 창녕 송현동고분군의 대형 무덤에서 발견된 유골을 연구해 제작한 인체 복원 모형이다. 2007년 송현동고분군 중에서 가장 큰 무덤이었던 15호분 발굴현장에서 1500여년 전 인골인 '송현이'를 비롯해 총 4구의 유골이 발견되었다. 이로써 가야에는 산 사람을 부장품과 함께 묻는 '순장'이라는 장례풍습이 있었던 것이 확인됐다.

발견된 인골의 넓적다리 뼈를 통해 키를 대략 추정한 결과, 150~160㎝ 정도의 키를 가졌으며, 성장판조차 닫히지 않은 17세 가야소녀였다. 발굴된 뼈대를 디지털화하고 복제 뼈를 만들어 조립한 다음 인체 통계학 자료를 바탕으로 근육과 피부를 복원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 키 153.5㎝, 허리 21.5인치인 가녀린 몸매의 소녀를 복원해 '송현이'라 명명했다.

이처럼 '송현이'의 탄생은 고고학을 비롯한 유전학, 법의학, 물리학, 인문학, 의학, 자연과학분야 최고 전문연구자들의 융합연구와 최첨단 과학기술이 합쳐진 결과물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창녕박물관

교동고분군 바로 옆에 위치한 창녕박물관은 창녕읍 교동과 송현동 일대, 영산과 계성에 걸쳐 산재하는 가야고분에서 출토된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고분 내부 모형을 통해 옛 고분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교동과 송현동, 영산, 계성에 걸쳐 산재하는 가야고분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제1전시실에는 선사시대 유적으로 장마면 유리에서 발견된 고인돌을 비롯해 청동기 시대에 사냥과 농경에 사용한 돌화살촉, 돌도끼가 전시돼 있다. 고분 축조 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디오라마도 마련돼 있다.

가야고분의 형태 중 하나인 횡구식석실분의 내부를 모형화해 출토 유물을 전시한 공간을 지나 제2전시실에 들어서면 출토 유물들이 무기류와 마구류, 생활도구류, 토기류, 장신구 등으로 분류·전시돼 있다.

박물관 바깥에는 출토 유물이 비교적 잘 남아 있는 계성지구의 2-1호분을 이전해 복원해 놓았다. 유리돔 형태의 복원관에서는 무덤의 구조와 내부 모습을 잘 들여다 볼 수 있다.


# 창녕석빙고

- 조선시대 얼음저장고, 어떻게 녹지 않았을까

   
조선시대 영조 시절에 만들어진 창녕석빙고.
경남 창녕읍 중심부인 창년교육지원청 바로 앞 개천 건너편에는 큰 고분처럼 보이는 축조물이 있다. 바로 '창녕석빙고'다. 전국의 석빙고들은 대체로 조선시대 후기 영조 재위 시절에 많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 당시 얼음 수요가 많았던 모양이다. 창녕석빙고 역시 1742년(영조 18년) 2월 공사를 시작해 그해 4월에 마쳤다고 기록돼 있다.

석빙고는 얼음을 저장해 두기 위해 돌을 쌓아 만든 창고로, 주로 강이나 개울 주변에 만들어졌다. 서쪽으로 흐르는 개울과 직각이 되도록 남북으로 길게 위치하고 있으며, 입구를 남쪽으로 내어 얼음을 쉽게 옮길 수 있도록 했다.

1963년 1월 21일 보물 제310호로 지정된 창녕석빙고는 화강석제로 돼 있다. 빙실은 길이 11m, 너비 3.6m, 높이 3.7m에 이른다. 표면의 높이는 5.4m, 전체 길이는 13m이다. 이 석빙고는 안팎의 각부 구조가 경북 경주·안동 석빙고와 동일하지만 그 규모는 약간 작다.

석빙고 입구 안의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밑바닥은 경사졌고, 북쪽 구석에는 물이 빠지도록 배수 구멍이 만들어져 있다. 바닥은 네모나고 평평한 구조다. 내부는 잘 다듬어진 돌을 쌓아 양 옆에서 틀어올린 4개의 무지개 모양 띠를 중간중간에 두었다. 각 띠 사이는 긴 돌을 가로로 걸쳐놓아 천장을 마무리했다. 또 천장 곳곳에는 환기구멍을 두어 바깥공기를 드나들 수 있도록 했다. 석빙고 입구에 서 있는 비석의 기록을 통해 조선시대 영조 18년 이곳 현감이었던 신후서(申侯曙)에 의해 세워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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