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개통한 지리산 둘레길 대축마을~원부춘마을 구간의 이정표와 안내판.

- 국립공원 탐방로와도 연결

25일 개통식을 가진 지리산 둘레길은 경남과 전남·북 지역 5개 시군, 117개 마을을 연결하는 총 274㎞에 달하는 도보 답사로다. 지리산 둘레길은 2005년 지리산생명연대, 녹색연합을 비롯해 지리산권 시민단체들이 대안운동으로 지리산 걷는 길을 구상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2005년 둘레길 타당성 조사를 마쳤고 2007년 사단법인 숲길이 산림청 녹색기금의 민간공모사업인 '환지리산트레일조성사업'을 시작하면서 본격화됐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에 걸쳐 각종 자원조사와 생태조사를 통해 지리산 곳곳의 옛길과 고갯길, 숲길, 강변길, 논둑길, 농로, 마을길 등을 환형으로 연결했다. 지리산 둘레길은 이처럼 마을과 마을을 잇는 옛길을 되살려 길을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지역의 다양한 풍속과 문화, 역사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2008년 4월에는 시범구간인 전북 남원시 산내에서 경남 산청군 수철 간을 잇는 71㎞의 둘레길이 먼저 개통됐다. 이어 2010년에는 하동 구간 15.94㎞와 구례 구간 51.31㎞가 조성됐다. 지난해 5월에는 함양과 산청, 하동, 구례, 남원에 걸친 총 209.3㎞ 구간이 개통됐다.

이번에 개통한 구간은 하동과 구례, 남원의 나머지 62㎞를 잇는 것으로 대축~원부춘, 원부춘~가탄, 가탄~송정, 오미~송정, 오미~당재의 5개 구간과 남원과 구례에 걸친 주천~산동 구간에서 미처 연결하지 못한 주천~밤재 구간이다. 이 가운데 하동 악양면과 화개면에 걸친 대축~원부춘, 원부춘~대축 구간은 모두 700~800m대의 고지대를 넘어가야 하는 코스라 여느 둘레길과는 차이가 난다. 마을과 마을을 잇고 청소년을 비롯해 남녀노소 없이 함께 걸을 수 있어야 마땅하겠지만 이 구간만큼은 어지간한 체력과 준비 없이는 지나기가 어렵다.

섬진강을 끼고 가는 하동과 구례의 여러 구간 가운데 유독 이 두 구간은 강을 멀리 떠나 산으로 오른다. 이상윤 사단법인 숲길 상임이사는 "원래 섬진강을 따라가는 길을 열려고 했지만 일부 주민이 둘레길이 송이밭을 지나간다는 이유로 개설을 허락하지 않았다. 둘레길은 100% 주민의 동의를 받지 않으면 개설할 수가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 때문에 부득이하게 대축~원부춘 구간은 형제봉 능선을 넘어가고 원부춘~가탄 구간도 형제봉 자락으로 올라가는 임도를 지나 가탄까지는 산길을 새로 개설해 연결했다.

한편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5일 지리산 둘레길 개통식에 맞춰 그동안 별도로 조성·관리하던 지리산 탐방로와 둘레길을 연결해 개통한다. 그동안 국립공원 구역 안과 밖에 따라 공단과 산림청으로 관리주체가 달라 이원화됐던 국립공원 탐방로 51개 노선 231㎞를 지리산 둘레길 274㎞와 연결하는 것이다. 녹차밭 사이를 지나는 하동군 쌍계사를 비롯해 산청군 중산리, 함양군 칠선계곡, 구례군 연곡사, 남원시 구룡계곡 등 5개 시군 국립공원의 대표적인 구간을 지리산 둘레길과 연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