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개 오디션 표방 불구
- 정수리 논란 등 MC능력 '갸우뚱'
- 메인 진행자로 빨리 자리잡아야

지난 6일 시작한 SBS의 '고쇼'가 3회를 지나면서 새로운 포맷의 토크쇼로 적응하고 있다.

배우 고현정을 전면에 내세운 '고쇼'가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금요일 심야 시간임에도 시청률 8∼10%를 유지하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토크쇼는 시청자들이 새로운 포맷에 익숙해지기까지 학습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고쇼'에게는 희망적인 부분이다.

지난 20일까지 3회 방송을 통해 드러난 '고쇼'를 분석해본다.

■새로운 포맷은 긍정적

'고쇼'는 공개 오디션 토크쇼를 표방했다. 영화제작사 'GO'에서 매주 새로운 영화를 제작하면서 주연 배우를 찾기 위해 오디션을 벌이는 포맷이다. 메인 MC인 고현정은 고 대표, 서브 MC인 윤종신과 정형돈은 소속 연예인, 또 한 명의 MC인 김영철은 김 실장 역을 맡고 있다. 이들에게 매주 게스트들이 오디션을 보고 있다.

1회 '나쁜 남자 전성시대', 2회 '타락천사', 3회 '초능력자'가 제작 영화였다. 매주 출연한 게스트들은 오디션을 받듯 MC들의 반대편에 앉아 MC들의 질문이나 요구에 응한다. 게스트들은 마지막 캐스팅 카드를 받기 위해 경쟁적으로 MC들의 요구에 대응한다. 예를 들어 1회엔 조인성 천정명이, 2회엔 김C 김제동이 평소 볼 수 없었던 과감한 댄스를 선보였다.

오디션이라는 상황극 속에 토크쇼를 얹은 새로운 포맷은 일단 성공적으로 보인다.

■고현정의 MC 자질 논란

'고쇼'는 고현정의 MC 능력에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다. 고현정이 얼마나 빨리 토크쇼에 적응하느냐가 '고쇼'의 성패를 가르게 된다. 3회까지만 봤을 때 고현정의 MC 점수는 60점 정도다. 이 점수는 앞으로 하기 나름이라는 뜻이다.

메인 MC로 토크쇼를 진행하기보다 방청객처럼 고개를 숙이고 웃기 바빠 정수리 논란이 일었던 것은 치명적이다.

1회 오프닝에서 고현정은 "서툴고 어색한 점이 많을 거 같다. '고쇼'는 우아하고 품위 있는 고품격 토크쇼가 되겠다"고 했다가 반전처럼 "그런데 이러면 재미없지 않겠어요, 여러분"이라고 했던 걸 기억한다. 고현정 특유의 솔직함과 직설화법으로 스타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날 것처럼 꺼내겠다는 뜻이었을 텐데, 웃느라 정신이 바빠 윤종신과 정형돈이 토크를 끌어나가곤 했다. 그나마 3회에 들어 메인 MC 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준 건 다행이다.

■남성에 둘러싸인 백설공주

3회까지도 그렇고, 김준현 김준호 하하 붐이 출연하는 4회까지 게스트는 모두 남성이다. 고현정을 빼면 MC진도 모두 남성이기 때문에 고현정은 '고쇼'의 홍일점이다.

고현정은 기가 센 느낌이 있고, 게스트를 배려하기보다는 직설적으로 정곡을 찌르기 때문에 웬만한 여성 스타들이 편하게 출연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첫 여성 게스트로 박해미 김완선 안문숙이 출연한다. 기센 여성 게스트와 고현정이 만났을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궁금해진다. 방송 관계자들은 "고현정이 아직 배우의 모습으로 방송하는 것 같다. 하지만 몇 회만 지나면 MC의 모습으로 변신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연기에서 매번 팔색조 변신을 보여줬듯 MC로도 금세 자리 잡는 모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