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검찰이 현금 50억원이 승용차에 실리는지 여부를 검증하는 장면.

장정 한명이 1만원권 지폐를 맨손으로 얼마나 들고갈 수 있을까.

취재팀은 최근 부산은행의 협조를 얻어 은행 본점에서 1만원권 신권으로 실험을 해봤다. 그 결과 어른 한명이 1만원권 다발을 양 손에 가득 안았을 경우 금액으로 환산하면 1억4000만~2억원 가량이었다. 부산은행 자금팀 장희준 차장은 “다발이 아닌 낱장 형태일때는 많아야 1억원 정도다. 마대자루에 넣었을 땐 최대 3억원까지 들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웬만한 사람이 감당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1억원을 1만원권 신권으로 쌓았더니 높이가 어린이 키 정도인 110㎝가량이었다. 1만원권 신권 100장 한 다발을 10개씩 묶어 1000만원 한 다발을 만들어 쌓은 것으로, 높이가 생각보다 작았다. 1000만원 한 다발의 무게는 1.14㎏정도. 1억원의 무게는 11㎏. 벼 한가마(80㎏)를 드는 장정이라면 단순계산으로는 7억원(77㎏)까지 지고 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멀리 가지는 못하겠지만.

억대 현금다발의 무게 및 수송 가능 물량은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의 현대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11월 진행됐던 이색 현장검증에서 밝혀진 바 있다.

당시 초점은 다이너스티 승용차에 현금 50억원을 실을 수 있느냐, 그 돈을 싣고 운행할 수 있느냐 여부. 검찰은 검증을 위해 2억원 상자 및 3억원 종이상자 등을 준비했다. 상자당 무게를 재보니 2억원은 23.2㎏, 3억원은 34.7㎏로 측정됐다. 변호인측은 당초 현금 50억원이 승용차에 다 들어가기 어렵고 돈 상자 부피 및 무게 때문에 정상 운행도 불가능하다며 현장검증을 제의했던 것.

그러나 검증결과 50억원의 돈상자 25개(580㎏)가 승용차에 거뜬히 들어갔다. 또 이를 실은 승용차는 씽씽 달렸고 급경사 도로에서도 아무 문제없이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