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부산 경남고등학교에서는 특별한 음악회가 개최됐다. 나눔과 봉사, 사랑의 아이콘이자 경남고 동문(제 35회 졸업) 고 이태석 신부를 추모하는 음악회가 열린 것이다. 이 음악회는 2014년부터 매년 열려 올해 4회를 맞이했다. 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제 4회 고 이태석 신부 추모 음악회’는 1, 2학년 재학생은 물론 류장근 운영위원장을 포함해 학부모 20명 가량 내빈이 참석했다.

지난 8일 경남고에서 이 학교 졸업생인 고 이태석 신부를 추모하는 음악회가 열렸다.

다큐멘터리 ‘울지마 톤즈’의 주인공 고 이태석 신부는 1981년 경남고를 졸업하고 인제대학교 의과에 진학해 1987년 졸업했다. 1992년 광주가톨릭대학교 신학과에 편입해 사제 양성 교육을 받기도 했다. 이후 2001년 10월 아프리카 케냐 관구 소속으로 아프리카 선교 길에 올라 그해 12월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지로 불리는 폐허 남수단 톤즈에 선교 사제로 부임했다. 톤즈에서 그는 병원 및 학교를 세워 나눔과 봉사를 실천했고 2010년 1월 4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음악회는 학생들이 직접 각자의 방식으로 고 이태석 신부를 추모하는 무대로 꾸며졌다. 먼저 1학년 부성우 학생의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 플롯 독주를 시작으로 같은 학년 백문서, 곽동윤 학생의 자작시(‘비’, ‘희망이 되었다’) 낭송이 펼쳐졌다. 이어 같은 학년 이성호 학생이 ‘기도’, ‘영웅’ 두 곡을 독창했다. 2학년 한창, 심지섭, 문경민 학생은 UCC ‘경남고의 보물’을 직접 제작해 참석자들 앞에서 상영하기도 했다.

고 이태석 신부가 톤즈의 사람들과 함께 불렀던 노래 ‘사랑해 당신을’이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정대호 교장 선생님과 2학년 학생회 학생들이 준비한 순서였다. 이후 2학년 배승준 학생이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에필로그를 클라리넷 독주로 선보였으며, 용마합창단이 ‘길을 보아라’, ‘웬 더 세인츠 고 마칭 인(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등을 잇따라 불렀다. 한켠에는 고 이태석 신부를 주제로 한 자작시들이 전시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학생은 고 이태석 신부의 봉사와 희생, 사랑의 정신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며 입을 모았다. 여러 무대에 피아노 반주자로 참여한 김승환(2학년) 군은 “행사를 준비하면서 고 이태석 신부의 삶을 알게되고, 그 희생 정신을 깊게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사회자로, 용마합창단으로서 음악회에 참여한 정찬영(2학년) 군은 “항상 존경해왔던 이태석 신부님의 추모 음악회 사회를 봐서 너무나 영광이었다”며 “음악회를 통해 신부님의 가치 있는 삶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길경근 학생기자 경남고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