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초빙수업 타학교와 달리
- 선배가 후배에게 직접 가르쳐

올해 창단 20년째를 맞는 부산 사직여중 사물놀이부가 최근 부산지역 18개 학교가 참가한 '제17회 풍물 사물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제17회 풍물사물놀이 경연대회'가 열린 부산시 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 사직여중 사물놀이부원들이 북, 장구 등 전통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사직여중 사물놀이부원들은 이번 수상의 비결로 "끈끈한 선후배 간의 유대 덕분"이라며 "그 어느 학교 사물놀이부보다 뛰어난 팀워크를 자랑한다"고 31일 밝혔다.

2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사직여중 사물놀이부는 그간 다수의 경연대회에 참가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이 동아리는 별도의 전문가를 초빙해 연주를 배우고 연습하는 게 아닌 '도제식 학습법'으로 유명하다. 매년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거쳐 신입 부원을 선발한 뒤 사물놀이의 장단, 가락 같은 기초부터 악기 구성, 연주, 공연에 이르는 전 과정을 선배가 후배에게 가르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학생들은 서로가 멘토, 멘티가 돼 매일 점심시간과 금요일 방과 후 연습을 한다.

2학년 부원인 심자연(17) 양은 "1~3학년 부원 모두 한마음으로 단합해 노력한 결과 좋은 성적을 거두게 돼서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동아리 활동 3년째인 이혜원(18) 양은 "후배로서 선배에게 가르침을 받다가 어느새 선배가 돼 후배를 가르치는 게 뿌듯했다"며 "큰 상도 탔는데, 곧 졸업을 해 동아리를 나가야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사직여중 사물놀이부는 학생들 사이에서 특색 있는 대외활동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8월 이 동아리는 부산외대 일본 대학생 친선교류모임에서 공연을 선보여 해외 학생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었다. 또 부산 내 한 복지관과 공동으로 어린이 캠프를 열어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사물놀이 공연을 선보이고 다양한 전통악기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했다. 이런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재능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경험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사물놀이부 활동은 다양한 측면에서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던 한 학생은 이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점차 교내 생활에 재미를 붙여나갈 수 있었다고 한다. 또 최근에는 졸업한 부원 2명이 전통음악을 공부하겠다며 모 대학 국악과에 입학하기도 했다.

이예원 사직여중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