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익스플로러토리움 '팅커링(Tinkering)' 공간에서 　 어린이들이 회로기판을 이용해 스스로 창의적인 작품을 만드는 모습.

- 美 캘리포니아 사이언스센터
- 엔데버호 유치 우주의 신비 탐구

- 샌프란시스코 익스플로러토리엄
- 전시물 조립·체험…호기심 유발

- 日 과학미래관 첨단기술 총망라
- 혼다 휴머노이드 아시모 등 전시

미국과 일본의 선진과학관은 자신들만의 '킬러 콘텐츠(killer contents)'를 내세워 연 1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미국 사이언스센터

	미국 캘리포니아 사이언스센터에 전시된 우주왕복선 '엔데버호'.

미국 캘리포니아 사이언스센터(California Science Center)의 상징은 무엇보다 2012년 10월부터 전시를 시작한 우주왕복선 '엔데버(Endeavour)호'이다. 엔데버호가 전시된 전시관에는 관람객이 북적이며 기념사진을 찍는 데 여념이 없다. 자원봉사자들은 엔데버호의 외장재로 쓰인 첨단소재의 견본을 가지고 다니며 관람객에게 설명해주기도 한다.

엔데버호는 25차례 우주를 왕복한 뒤 2011년 6월 퇴역했다. 이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미국 전역의 과학관을 대상으로 국가적 유산인 엔데버호를 전시할 공간을 공모했다고 한다. 당시 20여 개 과학관이 공모에 응했고 최종적으로 캘리포니아 사이언스센터가 선정됐다. 엔데버호가 플로리다 주에서 캘리포니아로 옮겨지는 68시간의 대장정 또한 지역사회에서 큰 화제거리였다.

사이언스센터 론 로호빗(Ron Rohovit) 교육팀 부국장은 "나사는 어느 과학관이 좋은 우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엔데버호를 전시할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지 중점적으로 봤다"며 "사이언스센터는 입장료가 무료라 한 해에 100만 명 이상이 방문하고 전시팀이 높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 최종 선정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엔데버호는 사이언스센터의 3단계 리모델링 계획이 마무리되면 현재의 임시관에서 상설전시관으로 옮겨진다. 향후에는 우주왕복선이 발사될 때 모습 그대로 수직으로 세워 전시될 예정이다.

■미국 익스플로러토리엄

	과학미래관 원격조정 로봇 '오토나로이드(왼쪽)'가 관람객과 대화하고 있다.

미국 샌스란시스코 익스플로러토리엄(Exploratorium)은 하나의 유명한 전시물이 있지는 않지만 600여 점의 모든 전시물을 손으로 만지며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자 강점이다. 익스플로러토리엄은 과학의 원리를 설명하기보다 관람객이 직접 체험하며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 때문에 전시물과 관람객을 분리하는 통제선이나 유리관이 없다.

전시관 곳곳에는 호기심 어린 눈을 반짝이며 전시물을 가지고 노는 어린이들로 붐빈다. '애니메이션 스테이션'이라는 코너는 관람객이 나무조각으로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만들면 카메라로 이를 찍어 모니터에 송출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관람객 두 명을 약 5m 거리의 의자에 앉게 하고 가운데 4개의 렌즈를 설치해 렌즈 개수에 따라 달라지는 거리감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물도 있다.

특히 '팅커링(Tinkering Room)룸'은 전시물을 체험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관람객 스스로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회로기판 같은 재료를 마련해 둔 공간이다. 관람객 스스로 생각하고 만드는 기회가 예술, 과학, 기술 등에 관련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익스플로러토리엄은 물품보관함마저 하나의 전시물이다. 물품보관함을 만지면 각각의 보관함이 다른 음의 소리를 내 관람객을 즐겁게 만든다.

■일본 과학미래관

	일본 도쿄 과학미래관 내 휴머노이드 로봇 '아시모'.

일본 도쿄의 과학미래관은 일본의 최신과학기술을 소개하는 과학관이다. 이에 로봇, 우주항공, 생명공학 등 일본 첨단 과학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특히 '혼다'가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 '아시모(ASIMO)'는 과학미래관을 대표하는 전시물이자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이다. 아시모는 2002년 도입됐다. 지난해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 지난 3월에는 독일 메르켈 총리가 과학미래관을 방문해 아시모와 대화하거나 악수를 나눴다.

과학미래관에는 다른 로봇들도 있다. '유니카부(UNI-CUB)'는 개인 이동용 로봇으로 아시모에서 축적한 균형 제어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핸들이 없지만 유니카부에 앉은 사람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게 특징이다.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들은 유니카부를 타고 전시관 안을 누빈다. 관람객도 유료로 체험할 수 있다. 또 성인 여성 얼굴을 한 원격조정 로봇인 '오토나로이드(Otonaroid)'도 있다. 오토나로이드 옆에 마련된 공간에 관람객이 들어가 말을 하면 로봇이 똑같이 말을 한다.


# 과학원리 동남권 전략산업에 접목…ICT 기술응용 과제

■ 국립부산과학관 전시물 윤곽

- 車·항공·선박·의학 등 179개 전시
- 체험물만 83%…과학놀이터 지향
- 전시물에 연령·수준별 해설 제공

오는 10월 개관하는 국립부산과학관은 자동차·항공우주·선박·원자력의학 등 동남권 전략산업의 과학적 원리와 응용기술을 전시한다. 자연현상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과학의 원리를 현실, 즉 산업에 접목해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앞으로 첨단기술인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한 전시물을 지속적으로 자체 개발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국립부산과학관의 전시면적은 야외전시장(3040㎡)을 포함해 총 1만1006㎡이다. 상설전시관(3개), 어린이관(1개), 중앙홀 및 야외 상징전시물, 천체투영관, 야외전시장(3개소) 등으로 구성된다. 28개의 세부주제에 179개의 전시물이 마련된다. 이 중 작동체험물이 148개로 83%를 차지한다. 지루한 과학관에서 탈피해 체험을 통한 재미있는 과학관을 지향하는 것이다.

1관인 '자동차·항공우주관'은 바퀴의 회전운동에서 시작된 자동차 및 항공기의 발달사, 주행 및 비행원리, 우주관련 기술 등을 쉽게 알 수 있도록 구성했다. 2관인 '선박관'은 선박을 띄우기 위한 원리인 무게중심, 균형, 부력 등 기초과학과 추진력, 항해술 등 선박 속 과학기술 및 미래의 해양도시를 이해할 수 있도록 꾸몄다. 2.5t 무게의 코끼리 모형을 물에 띄워 부력을 이해하도록 한 전시물이 관람객의 흥미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3관인 '에너지·방사선의학관'은 친환경에너지 및 스마트그리드의 작동 예를 보여준다. 방사선의 특성과 의료분야에서의 활용도 배울 수 있다.

차별화 된 전시물로는 과학에 대한 탐험과 모험을 표현한 '대형 슬라이드'와 야외의 '미니 증기기관차' 등이 있다. 밟으면 피아노 소리가 나는 계단도 설치해 어린이들의 주의를 집중시킬 예정이다.

국립부산과학관은 하나의 전시물에도 연령에 따른 수준별 해설과 과제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한 전시물을 놓고도 유아와 초등학생에게는 무게를, 초등학교 고학생년생에게는 원뿔의 부피를, 고등학생에게는 적분 과제를 제시하는 방식이다. 또 주전시물에 적용된 과학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부전시물을 설치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국립부산과학관은 선진과학관과 같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킬러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자체개발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재 제작된 자동차, 항공, 선박 등 전시물에 ICT 등 첨단기술을 접목해 지역 대표 산업의 최신 기술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도 과제이다. 연구인력이 정원의 50%로 채워질 예정이지만 총 20여 명으로 많은 숫자는 아니다. 이에 국립부산과학관은 내년에 부설연구소를 설립해 전시물 제작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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