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가계통신비 절감을 위해 요금 약정할인 위약금 폐지에 이어 단말기 위약금도 잇따라 축소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올 초부터 단말기 지원금에 대한 단속반을 구축하고 상시 모니터링 체제로 전환하면서 이통사들은 신규 소비자 확보가 어려워졌고 기존 사용자를 챙기는 '집토끼 지키기' 전략을 펼치게 됐다.

SK텔레콤은 고객의 단말기 위약금 부담을 줄여주는 '프리미엄패스2'를 시행한다고 5일 밝혔다. 고객이 69 이상 요금제(2년 약정 기준)를 1년간만 유지하면 기기변경을 할 때 기존 단말기의 위약금을 면제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이후 출시된 '프리미엄패스1'의 후속 버전으로 69요금제보다 높은 요금제를 6개월 이상 유지하면 이후 낮은 요금제로 변경해도 이에 따른 차액정산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 고가 요금제를 장기간 쓰는 고객에게 추가 혜택을 주는 셈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1년 이후 단말기 분실·파손에 따른 위약금 부담을 덜 수 있고 2년 이상 무조건 한 단말기를 써야 하는 굴레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업계에서는 혜택 대상이 기기변경 고객에 한정된 점을 들어 사실상 기존의 SK텔레콤 고객이 타사로 빠져나가는 것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고가 요금제를 최소 1년 사용한 SK텔레콤 고객들은 단말기 분실·파손에 따른 위약금 부담을 덜 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 간 단말기 지원금 인상 경쟁이 한창이던 연말연시 고객의 경우 혜택이 컸던 만큼 위약금 부담 역시 클 수밖에 없다"며 "이들 고객을 타깃으로 한 맞춤형 위약금 축소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출시한 지 15개월이 지난 휴대폰을 구매한 고객이 약정기간 내 서비스를 해지할 경우 위약금을 휴대폰 출고가의 50%까지만 부과하는 '위약금 상한제'를 이달부터 시행한다. 위약금 상한제는 고객이 15개월이 지난 휴대폰을 구매할 경우 출고가가 60만 원 이상이면 출고가의 50%를 위약금 상한으로 적용하고, 출고가가 60만 원 미만이면 30만 원을 위약금 상한으로 하는 제도로, 추후 해지 시 위약금은 상한액 이상 부과되지 않는다. 기존의 LG유플러스 고객이 스마트폰을 자주 교체해도 출고가의 50%로 위약금이 한정되면서 큰 부담 없이 바꿀 수 있게 된 셈이다. KT도 조만간 단말기 위약금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위약금 제도를 손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