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교생이 교실에서 교원평가제와 관련된 조사에 응하고 있는 모습.

지난 9월부터 학생, 학부모, 동료 교사가 교원 평가에 참여하는 '2014학년도 교원능력개발평가'(이하 교원평가제)가 각급 학교에서 실시되고 있다. 2010년부터 실시된 교원평가제는 애초 '교원의 전문성 신장'이라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평가 과정에 참여하는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 효율성과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평가는 NEIS(나이스) 평가 시스템을 통해 동료교원평가, 학생 만족도조사, 학부모 만족도조사 등 3가지 평가로 이루어졌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본인인증 절차를 간소화하고 평가 문항을 개선해 평가의 신뢰성을 보다 높였다고 한다. 그러나 교육 현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학생들은 교원 평가 결과가 수업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모(A고 2) 양은 "교원 평가를 통해 수업의 질이 높아진다면 좋겠지만, 평가 이후 수업 내용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피드백을 통해 평가 결과가 수업에 반영이 된다면 좋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학생들의 진지한 참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 모(B고 2) 군은 "문항을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문항에 체크만 하는 친구들이 많다. 보다 진지한 자세로 평가에 임한다면 교원 평가의 취지가 퇴색되는 것을 그나마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 만족도조사는 학교에 가지 않더라도 평소 자녀와의 대화나 관찰을 통해 알게 된 정보만으로도 평가가 가능하도록 문항을 개선했다고 한다. 그러나 학부모들의 반응은 달랐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평가 항목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교사들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아이들의 말만 듣고 만족도 조사를 하기란 힘든 일이다. 아이 스스로 편견을 갖고 부모에게 이야기 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아예 학생에게 학부모 만족도조사를 대신 하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

평가의 대상이자 주체인 교사들은 학생 및 학부모의 평가가 신뢰성이 낮다고 말한다. 한 중학교 교사는 "학생들의 경우 한 번 지적받은 내용만 생각하고 감정적으로 평가에 임하는 것 같다. 학부모들 역시 평가 대상인 교사들과 소통이 어려워 평가에 객관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료교원평가 역시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반응이었다. 한 고교 교사는 "같은 학교에 근무하더라도 다른 선생님들의 수업을 참관할 기회는 별로 없다. 동료 교사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워 대부분 좋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 만족하지 못하는 교원평가제를 개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학부모는 "평가 후 결과를 수업에 적극 반영하고, 학생 및 학부모 만족도 조사 문항들을 보다 현실성 있게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승욱 학생기자 구덕고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