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냥감 물색·쫓는시간 짧아도

- 실제 소비하는 칼로리 엄청나

- 추격 길어지면 포기하기도

날씬한 치타는 잽싸게 달아나는 영양(antelope)을 잡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사용해 큰 보폭으로 높고 길게 뛰어오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새 연구에 따르면 아프리카산 야생 고양이과 동물은 '최고 속도를 낼 때는 매우 적은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2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미리안 등에 따르면 과학자들이 대형 고양이과 동물에 대해 오랫동안 품어왔던 두 가지 의문은 '하루를 어떻게 소일하는가'와 '생존에 필요한 칼로리량은 얼마인가'였다. 하지만 지금까지 밝혀낸 것은 하루 총에너지 소비량 밖에 없으며, 그것도 대충 추정한 것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미국 UC 산타크루즈의 테리 윌리엄스(야생동물생리학) 교수 연구팀은 야생 고양이과 동물의 에너지 사용을 정량화하기 위해 혁신적인 방법을 사용했다. 연구팀은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 산에 서식하는 퓨마의 목에 걸 목걸이를 개발, 동물원에 있는 퓨마를 대상으로 테스트와 영점 조절을 마쳤다. 이어 연구팀은 퓨마 치타의 하루를 다양한 유형의 활동으로 세분화해 각각의 활동에 소요되는 에너지량을 산출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치타는 하루 중 3시간을 어슬렁거리는데 사용하며, 이 시간 동안 사용하는 에너지는 전체의 42%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치타가 사냥감을 쫓는 횟수는 하루에 2회 미만이며, 추격시간은 약 38초로 계산됐다.

연구진은 "치타가 사냥에 에너지를 사용하는 시간은 매우 짧다. 치타는 이 시간 동안 '사냥감을 끝까지 쫓을 것인가', 아니면 '포기할 것인가'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치타의 사냥 성공률은 약 50%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퓨마는 하루에 약 2시간 정도를 사냥감 물색에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어떤 퓨마는 매우 좁은 지역만을 어슬렁거리고, 어떤 퓨마는 그냥 앉아서 먹잇감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자기보다 덩치가 큰 사냥감을 공격하는 순간에는 불과 몇 초 만에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고, 사냥감의 크기에 따라 타격 강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연구결과를 볼 때 우리는 동물의 사냥감 찾기에 소요되는 에너지를 2.5배나 과소평가해 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