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4 인디고 유스 북페어의 청소년 인문학 토론회 '정세청세'에서 전국에서 모인 청소년들이 조별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인디고서원

- 브라이언 파머 교수 강의도

지난달 15일부터 사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인디고 유스 북페어가 열려 많은 청소년들의 관심을 끌었다.

기존의 상업적인 북페어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이번 행사의 다양한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청소년 인문학 토론회 '정세청세'였다. '정세청세'는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 세계와 소통하다'의 줄임말로, 원래는 14세부터 19세까지의 청소년들이 모여 전국 20여 개 도시에서 같은 영상을 시청한 후 같은 주제로 같은 시간에 조별토론을 하고 최종적으로 전체토론을 가지는 구조의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이번 북페어는 전국 각지 청소년이 벡스코 컨벤션홀에 모여 토론을 진행했고, 영상을 시청한 후 브라이언 파머 교수의 강의까지 펼쳐져 평소보다 특별했다.

주제는 '새로운 세대의 탄생' 이었다. 함께 시청한 영상은 가자지구, 후쿠시마 원전사고, 어린이 공화국 벤포스타를 다룬 3편이었고, 파머 교수는 '말랄라 유사프자이드'의 사회운동에 관해 강의했다. 그는 강의를 마칠 쯤 '사회에 참여하려면 최소 몇살부터 가능할까', '시민적 용기란 무엇일까' 등의 많은 질문을 남겼다. 영상과 강의는 청소년들에게 '청소년은 어떤 가치와 덕목을 가지고 새로운 세대의 탄생을 가져올 것인가'를 물었고, 이에 대한 참석자들의 토론이 열기를 뿜었다.

전체 테마는 '헌법 만들기'였다. 각 조는 법, 노동, 환경, 언론 등의 소주제를 바탕으로 토론한 결과를 기본정신과 그에 따른 3개 조항에 담아 만든 법을 정세청세 인터넷카페에 올리고 전체토론 때 발표했다. 각 조마다 조장이 없었기 때문에 흐름이 보다 창의적으로 흘러갈 수 있었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는 반면 북페어 스태프로 참여했던 '인디고 아이들'의 비중이 너무 컸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번 행사에 참가했던 김수지(분포고3) 양은 "주제가 반복되다 보니 참여자들 상당수가 '재탕삼탕 사골국 같다'고 말했다"며 "물론 재탕, 삼탕을 거치며 깊이가 더해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활어회 같은 신선함을 기대하고 온 참여자들은 조금 씁쓸한 맛을 느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서영 학생기자 분포고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