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림과학원 '나이테 연대기' 완성
- 미래 기후변화까지 예측 가능

사람이 나이를 먹는 것처럼 나무에도 나이테가 있다. 나이테는 나무의 연령뿐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 근래 이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6일 관련 학계와 국립산림과학원 등에 따르면 나무의 나이테는 일반적으로 원형을 띤다. 하지만 산에서 자라는 나무는 경사도에 따라 한쪽으로 치우친 원 모양이 되기도 한다. 이를 '편심생장'이라고 한다. 특히 소나무나 잣나무 같은 침엽수는 나이테의 중심이 산 위쪽 방향으로 나서 산 아래쪽으로 넓게 생긴다. 단풍나무나 참나무 등 활엽수는 나이테의 중심이 산 아래쪽 방향으로 생기고 산 위쪽으로 넓게 만들어진다.

하지만 평평한 땅에서 자란 나무에서도 이런 편심생장이 발생할 수 있다. 숲의 제일 아래쪽에서 자란 나무는 햇볕을 제대로 받지 못해 햇빛을 좇아 방향을 틀면서 자랄 경우가 이에 속한다. 또 성장호르몬인 옥신 분비로 인해 나이테 폭이 달라질 수 있다.

옥신이 분비되면 세포분열이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나이테 폭이 상대적으로 넓어진다. 침엽수는 바람이 부는 반대방향으로, 활엽수는 바람 부는 쪽으로 나이테가 더 넓게 자란다. 옥신 분비가 정반대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옥신 공급이 원활하지 않거나 양분이 부족한 경우에는 나이테가 끊어지기도 한다. 혹은 봄철 생장이 왕성해야 할 시기에 가뭄이나 병충해 피해가 생기면 한해에 두 개의 나이테가 생기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국립산림과학원이 최근 소나무를 이용해 온도와 강수량 등 과거 기후를 복원할 수 있는 '나이테 연대기(Tree-ring Chronology)'를 완성했다. 이 연대기는 나무 나이테를 통해 그해 강수량 등 날씨를 알아낼 수 있는 기초자료다. 또 과거의 기후변화 과정을 분석하고 미래의 기후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 나이테는 1년에 한 개씩 만들어지기 때문에 ▷빙하 속 기체 분석 ▷해저 퇴적물 분석 ▷화석 분석 등 기존의 기후 복원 방법으로는 알아낼 수 없는 1년 단위의 기후정보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현재 산림과학원은 경북 울진군 소광리와 충남 태안군 안면도의 소나무를 대상으로 '나이테 연대기'를 활용해 과거 기후를 분석 중이다. 내년에 기후 복원 완성을 1차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서정욱 박사는 "같은 시기에 살았던 나무들은 나이테 패턴이 같기 때문에 살아있는 나무와 고건축물 등에서 사용된 나무를 비교하면 톱니처럼 맞아 떨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