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김용호 기자의 환경 이야기 <29> '원전 비리와의 전쟁 선포' 호들갑은 아니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6-09 19:23:23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정부가 핵발전소 부품비리 사태와 관련해 '고강도'(?)의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지난 7일 국무총리와 장관 등 고위 관계자들이 나서 합동 브리핑까지 했습니다. 서울쪽 언론은 이번 대책에 대해 '원전 비리와의 전쟁 선포'라는 둥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그런데 핵발전소를 끼고 사는 부산에서 볼 때는 전혀 느낌이 안 오니 무슨 일일까요. 환경단체 관계자는 "껍데기(표현)는 좋은데 뜯어보니 내용은 깡통"이라고 실망감을 표시했습니다.

정부는 최근 문제가 불거진 신고리와 신월성 원전뿐만 아니라 현재 가동 중이거나 건설 중인 모든 원전의 부품 시험성적서 12만5000건을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빠르면 2개월 늦어도 3개월 안에 조사를 마치겠다는 것입니다. 철저하게 조사하겠다면서 12만5000개의 부품 시험성적서를 2개월에 마친다구요? 상황이 다급한 만큼 토·일까지 근무한다 해도 60일 동안 하루에 2083개의 부품 시험성적서를 조사해야 합니다. 부품 시험성적서가 A4용지 한 장이라도 2000장이 넘습니다. 부산녹색연합 김승홍 간사는 "큰 기대를 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전수조사 역시 정부의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정홍원 총리는 이날 "과거 유사한 사건이 있었음에도 근본적인 해결을 못하고 방치하다가 이제 와서 국민의 큰 부담으로 터져나온 궁극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철저히 가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총리가 정말 궁극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몰라서 이런 발언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내놓은 설명자료를 보면 정부는 조목조목 무엇이 문제인지 짚어내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실천입니다. 정부가 수차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수차례 반복됐던 실패 사례 때문입니다. 지난해 고리원전 1호기 정전사고 은폐 때도,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에도 원전 안전 확보와 관련한 수많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원전 관련 비리와 사고는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당장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스트레스 테스트만 해도 그렇습니다. 시민사회단체가 그렇게 요구했던 중요 사항이 대부분 빠졌습니다. 테스트 시행 주체가 한국수력원자력인 데서 보듯 이번 부품 비리의 원인이 된 고질적 병폐인 폐쇄성과 비밀주의가 그대로 들어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데도 이 지경입니다.

원전의 현실적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핵발전에 민감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한 번의 사고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부르기 때문입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전 도쿄전력은 "임계사고 혹은 노심융해사고라고 하는 최악의 사태가 일어나도 절대로 방사성물질을 외부로 누출되지 않도록 하는 '5중의 벽'이 있다"고 공언했습니다. 그런데 이 5중의 벽은 너무도 허망하게 무너졌습니다.

이은철 원자력안전위원장은 "지금까지 하던 방식대로 안전에 문제가 있으면 원전을 정지하는 것이 저의 원칙"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부산과 울산 경주 등의 시민들은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하라는데, 원전 마피아들은 문제가 있으면 세우면 그만이라니 인식의 간격이 너무 크다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697표차’ 부산사하갑 총선 내달 2일 재검표…뒤집힐까
  2. 2박형준표 15분 도시 ‘국힘 시의회’가 제동 걸었다
  3. 3화물연대-정부 28일 첫 교섭…결렬 땐 업무개시명령
  4. 43년 만의 부산불꽃축제 다음 달 17일 열린다
  5. 5산업은행 영업점 총괄실 부산 이전…1월부터 본격 가동
  6. 6"보리밥 좀 더 먹으려 방장 수락…생존 위해 거절 못했다"
  7. 7전세계 홀린 조규성, 가나 골망 뒤흔들까
  8. 8[월드컵 레전드 정종수의 눈] “겁 없는 가나 초반에 기죽여야…공격수 ‘골 욕심’ 내라”
  9. 9인천서 일가족 참변…10대 형제 2명 사망, 40대 부모 뇌사상태
  10. 10해경, 남천마리나 무단사용 혐의 입주업체 송치
  1. 1‘697표차’ 부산사하갑 총선 내달 2일 재검표…뒤집힐까
  2. 2박형준표 15분 도시 ‘국힘 시의회’가 제동 걸었다
  3. 3윤 대통령 지지율 최대폭 상승, 30%대 중반 재진입
  4. 4전공노 "조합원 83.4%가 이상민 파면 찬성"
  5. 5검찰 수사 압박에 이재명 “언제든 털어보라”
  6. 6尹, 화물연대 업무개시명령 예고 "내일 국무회의 직접 주재"
  7. 7윤 대통령 '관저 정치' 본격화, 당 지도부보다 '친윤' 4인방 먼저 불러
  8. 8관저회동 尹·與, 이상민 파면 일축…野 “협치 포기 비밀만찬”
  9. 9김정은 둘째딸 잇달아 공개 후계자 수업?
  10. 10"2045년 우리 힘으로 화성 착륙" 윤 대통령 '우주경제 로드맵' 발표
  1. 1화물연대-정부 28일 첫 교섭…결렬 땐 업무개시명령
  2. 2산업은행 영업점 총괄실 부산 이전…1월부터 본격 가동
  3. 3부산항 컨 물량 80% 급감…공사현장 시멘트·레미콘 동났다
  4. 4서울~거제 남부내륙철도 '단절 구간' 없어진다
  5. 5가상자산 과세 내년 시행하나
  6. 6수소차 밸브 글로벌 선두주자…선박·기차 분야로 영역 확장
  7. 7향토 소주 명성↓…부산대학생 지역 소주 프로슈머로 나서
  8. 8우주항공청설립추진단 출범…부울경 항공우주 ‘메카’ 첫 걸음
  9. 9중도매인·부산항운노조 이견…공동어시장 경매 3시간 지연
  10. 10현대차 넥소용 밸브 양산…1000만 불 수출탑 등 수상
  1. 13년 만의 부산불꽃축제 다음 달 17일 열린다
  2. 2"보리밥 좀 더 먹으려 방장 수락…생존 위해 거절 못했다"
  3. 3인천서 일가족 참변…10대 형제 2명 사망, 40대 부모 뇌사상태
  4. 4해경, 남천마리나 무단사용 혐의 입주업체 송치
  5. 52개월 여정 끝낸 갈맷길 원정대…전 구간 완보는 25명
  6. 6“가족도 시설도 노인부양 부담 가중…지역사회 돌봄은 시대 과제”
  7. 7고리 2호 연장 공청회 파행에도 강행, 한수원 ‘원안법 규정 악용’ 꼼수 의혹
  8. 8부산진구·북구 공유주택 구축…맞춤형 집 수리도 진행
  9. 9점심식사 시간 활용해 건강검진…의료버스, 질병예방 파수꾼 역할
  10. 10"세계봉사회 양육비 횡령 위해 마구잡이 감금…당시 부산시, 알고도 눈감아"
  1. 1전세계 홀린 조규성, 가나 골망 뒤흔들까
  2. 2[월드컵 레전드 정종수의 눈] “겁 없는 가나 초반에 기죽여야…공격수 ‘골 욕심’ 내라”
  3. 3황희찬 못 뛰고 김민재도 불안…가나전 부상 악재
  4. 4스페인 독일 무 일본은 패 죽음의조 16강 안갯속
  5. 5아시아의 약진…5개국 16강 가능성
  6. 6'한지붕 두가족' 잉글랜드-웨일스 역사적 첫 대결
  7. 7경기장 춥게 느껴질 정도로 쾌적, 붉은악마 열정에 외국 팬도 박수
  8. 8완장의 무게를 견딘 에이스들
  9. 9[조별리그 프리뷰] 에콰도르-세네갈
  10. 10카타르 월드컵 주요 경기- 11월 28·29일
우리은행
  • 신춘문예공모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