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월성 원자력 발전소. 일부 원자로는 설계 수명 종료를 앞두고 있다. 국제신문DB

- 월성1호기 등 연장 가동 놓고 국내서도 찬반 가열 불가피

지난해 말 기준 세계 원자력 발전량은 1년 전보다 총용량에서 3667MWe 늘었다. 중국과 한국 등에서 신규 원전이 가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캐나다와 스페인 등에서는 수명을 연장하려던 노후 원전의 가동 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는 등 세계 원자력업계의 변화가 감지된다. 2012년 각종 비리와 사고로 얼룩졌던 한국 원자력 발전업계. 올해는 경주 월성1호기의 수명 연장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캐나다에서 폐쇄가 결정된 원자로는 월성 1호기와 유사한 캔두 모델로 관심을 끈다.

■가동 중단한 노후 원전은

9일 세계원자력뉴스에 따르면 스페인의 뉴클레노르(Nuclenor)사가 운영 중이던 가로나(Garona) 원전이 지난달 16일 가동을 멈췄다. 당초 1억2000만 유로(약 1700억 원)를 투자해 시설을 정비한 뒤 2019년까지 발전을 계속할 계획이었으나 스페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 변화로 가동을 중단한 것이다. 원자력 세법 규정이 바뀌면서 발전소 운영사는 연간 1억5300만 유로(약 2150억 원)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막대한 세금을 물게 된 뉴클레노르 측은 새로운 세법이 확정된 지난달 28일 회사의 파산을 막기 위해 불가피하다며 원전 폐쇄를 공식 확정했다. 뉴클레노르사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 변화에 따라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원자로 해체를 위한 경비를 마련하려면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세계원자력뉴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기 시작한 원전에 대한 정치적 측면의 요인들이 캐나다 퀘벡의 캔두 원자로 젠틀리2(Gentilly)의 가동도 중단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퀘벡 주정부 소유의 전력회사인 하이드로-퀘벡은 8억 캐나다 달러(약 8600억 원)를 투자해 노후 원자로의 수명을 연장하고 2035년까지 가동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지난해 9월에 변경됐고, 지난달 28일 영구 가동중단에 들어갔다. 가동 중단을 결정하게 된 결정적인 배경은 시설개선 비용의 급격한 증가다. 그린피스 등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노후 원전의 시설개선 기준을 강화하면서 젠틀리2 원자로는 당초 책정됐던 금액보다 3배 이상 비용이 들게 되자 폐쇄를 결정했다.

이 밖에 지난해에는 영국의 올드버리(Oldbury) 1호기와 와일파(Wylfa) 1호기도 가동을 멈췄다. 각각 1967년과 1972년에 가동을 시작한 이 원자로는 설계 수명이 끝나면서 곧바로 폐쇄된 것이다. 지난해 가동을 중단한 원자로의 발전량은 1811MWe 규모다.

■중국 미국 등 핵 발전량 늘려

지난해 중국 원자력 업계는 발전량 1037MWe 규모의 닝데 1호기 가동을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신고리 2호기, 신월성 1호기를 통해 각각 1000MWe를 늘렸다. 미국의 경우는 콜롬비아, 쉐론 해리스, 터키포인트 3, 세인트 루시 1 등 원자로의 출력 증강을 통해 304MWe의 발전량을 추가했다. 세계원자력뉴스는 지난해 말 기준 세계에는 435기의 원자로에서 37만3679MWe의 전기가 생산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