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아파트 단지에 소형 폐가전 분리수거함이 놓여 있다.

- 홍보 부족에 非대상품 버려지고
- 수거함은 막히거나 폐기물 쌓여
- 市, 관리 강화·시민 홍보 나서기로

컴퓨터 본체와 가스레인지, 전기밥통, 선풍기, 다리미 등 소형 폐가전제품을 무상으로 수거하는 제도가 시행된지 1년이 넘었으나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부산자원순환시민센터가 조사를 통해 분리수거함 관리 등의 필요성을 제시했고 부산시는 홍보와 교육, 수거시스템을 강화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소형폐가전제품 분리배출과 무상수거'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가정에서 사용하던 냉장고 TV 세탁기 등 대형 폐가전제품은 요금을 지불하고 스티커를 부착한 다음 분리배출하면 되지만 소형 가전제품은 제도 시행 이전까지 특별한 배출 규정이 없었다. 부산시는 소형 폐가전제품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하고 자원으로 재활용하기 위해 200가구 미만의 공동주택 및 단독주택은 지정된 재활용 날짜에 투명봉투에 넣어 문 앞에 배출하고, 20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은 전용수거함을 설치해 배출하도록 했다.

자원순환센터가 최근 석 달간 전용수거함이 설치된 아파트 143곳과 선별장 15곳 등을 상대로 최근 방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분리수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원순환센터는 "소형폐가전제품 분리배출제도에 대해 아파트에서는 자체홍보를 하는 등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만 단독주택 등에는 대상품목과 비대상품목이 구분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분리수거함 관리에 대한 문제도 많이 드러났다. 배출구를 막아 수거함을 이용할 수 없게 했거나 대상 품목 이외의 제품을 배출한 곳이 많았고, 주요부품을 빼내고 껍데기만 수거함에 버린 경우도 더러 있었다. 자원순환센터 측은 "소형폐가전제품 전용수거함을 설치한 이후 관리가 되지 않아 전용수거함에 소형폐가전제품이 아닌 폐기물이 쌓이거나, 소형폐가전제품이 배출되어도 정기적으로 수거하지 않아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시설을 설치하고 제도를 시행했으나 방치 속에 정책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시는 수거 시스템을 점검하고, 분리 수거함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일선 구군에 수거함 운영 실태를 조사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난달 초 관련 법이 통과되면서부터 소형 가전제품의 분리수거가 의무화됐다. 부산시는 법 통과 이전에 먼저 제도를 실시했다"면서 "서울의 일부 지자체는 소형 폐가전 전담수거반을 운영하고 있지만 예산이 많이 들기 때문에 부산시 입장에서는 어렵고, 교육청 등을 통해 교육을 강화하고 시민홍보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