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년 안과수술 현장 노하우 공개
- 환자 진단·소통 의사 중요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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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효순 누네빛안과 대표원장이 국제아카데미 강연에서 AI와 로봇 기술과 의료현장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진재 프리랜서 |
“AI와 로봇이 의사를 대체하는 시대는 가까운 미래에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와 공감하고 소통하는 것, 환자를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아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은 AI로봇과 차별화되는 인간 의사의 가치입니다.”
박효순 누네빛안과 대표원장은 지난 4일 부산롯데호텔 41층 사파이어룸에서 열린 국제신문 국제아카데미 강연에서 AI와 로봇 기술이 바꾸고 있는 의료 현장의 변화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강연 주제는 ‘안과 수술실에서 본 AI가 할 수 있는 일, 할 수 없는 일’. 30년간 안과 수술 현장을 지켜온 전문의의 경험을 바탕으로 AI 의료기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짚었다.
박 원장은 먼저 일론 머스크의 미래 예측을 담은 영상을 소개했다. 머스크가 2026년 1월 팟캐스트 ‘문샷’에서 “3년 뒤에는 AI가 인간보다 뛰어나고, 4년 뒤에는 거의 모든 인간을 능가하며, 5년 뒤에는 비교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는 것.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외과의사보다 수술을 잘하게 될 것이라는 예언은 의료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던졌다고 소개했다.
현업 의사인 박 원장은 영상을 소개한 뒤 머스크의 예측이 현실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밖의 견해를 밝혔다. 의사 부족으로 심각한 위기에 놓인 필수의료 문제를 해결하고 의대 진학에 집중된 국가 인재와 과도한 사교육비 문제에도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박 원장은 AI가 전문직을 완전히 대체한다는 전망에는 선을 그었다. 2016년 AI 석학 제프리 힌턴은 딥러닝 기술이 영상 판독에서 의사를 능가할 것이라며 영상의학과 의사 양성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미국의 영상 검사량은 2018~2024년 31% 증가한 반면 영상의학과 의사 수는 약 10% 늘어나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AI가 판독 업무를 혁신했지만 환자를 만나고 협진하며 치료 결과에 책임지는 의사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박 원장은 이를 두고 “AI가 바꾼 것은 직업(Job)이 아니라 작업(Task)”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안과 분야는 AI가 빠르게 진입한 대표적인 영역이라고 밝혔다. 눈은 혈관과 신경을 직접 영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기관이기 때문에 AI 진단 기술은 초기 질환 발견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2018년 미국 FDA가 승인한 당뇨망막병증 자율형 AI 진단 시스템을 비롯해 망막 영상과 안구 단층촬영(OCT)를 예로 들었다. 특히 녹내장과 황반변성처럼 조기 발견이 중요한 질환에서 AI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강연의 백미는 실제 안과 수술실을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다. 박 원장은 스마일프로와 백내장 수술 사례를 통해 기계와 의사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실제 영상촬영해 소개한 스마일프로는 초당 200만 회의 레이저를 조사하는 2MHz 펨토초 레이저와 로봇 암을 이용해 약 10초 만에 각막 내부 조직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줬다. 아카데미 원우들의 탄성이 쏟아졌다. 백내장 수술 장면에서는 첨단 장비와 의료진의 협업 사례를 설명하면서 숙련된 의사의 경험과 손기술이 환자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줬다.
강연 후에는 노안과 백내장, 안구건조증, 스마트안경의 눈 건강 영향 등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노안은 무조건 수술하기보다 돋보기 사용과 불편 정도를 먼저 살피고, 백내장 등 다른 질환의 동반 여부를 확인해 수술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원장은 “AI와 로봇이 의료의 많은 영역을 바꾸겠지만 인간을 위한 최선의 노력과 책임까지 대신할 수는 없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박 원장은 안과 전문의이자 의학박사로 대한안과학회 제102회 학술대회 최우수 학술상 수상, 미국 백내장굴절수술학회(ASCRS)와 유럽 백내장굴절수술학회(ESCRS) 국제회원이며 한국크루즈의료관광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