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1월 서울 종각역에서 택시가 3중 추돌사고를 일으켜 15명이 다쳤다. 현장 간이검사에서 약물 양성반응이 나왔고, 사고를 낸 택시기사는 김기약을 복용했다고 경찰에 밝혔다.
#2. 지난해 6월 유명 방송인이 공황장애 치료약을 복용한 채 운전하다가 적발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당사자는 ‘약을 먹고 운전하면 안 된다’는 것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약을 복용한 뒤 졸음, 어지럼증, 시야 흐림 등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어려운 상태에서 운전하는 ‘약물운전’ 사고가 크게 늘었다. 문제는 병원에서 처방받는 의약품뿐만 아니라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상비약에도 졸음을 일으키는 성분이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약을 복용하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에 의하면 약물운전 교통사고는 2023년 19건에서 지난해 44건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이제 음주운전만큼이나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 이에 정부는 도로교통법을 개정, 지난 2일부터 약물운전 처벌을 대폭 강화했다. 이에 따라 약물운전 관련 처벌은 기존 징역 3년 또는, 벌금 1000만 원에서 징역 5년 또는 벌금 2000만 원으로 상향됐다. 경찰의 약물 측정을 거부해도 동일하게 처벌하는 측정불응죄가 신설됐다. 상습 위반 때에는 최대 징역 6년 또는 벌금 3000만 원까지 가중되고, 적발 시 운전면허가 즉시 취소된다.
그렇다면 어떤 약을 복용하면 약물운전으로 처벌받게 될까. 개정 도로교통법 제45조에 따라 경찰은 타액 간이시약검사로 약물 복용 여부를 현장에서 측정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측정 대상 약물을 정하는 행정안전부령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약을 복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처벌되는 게 아니라 약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어려운 상태에서 운전한 때 처벌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한약사회는 지난 2월 졸음·시야흐림·충동성, 공격성·어지러움·저혈당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의약품 386개 성분을 4단계로 분류한 ‘운전주의 약물 리스트(www.kpanet.or.kr> board)를 선제적으로 공개한 바 있다. 운전금지(레벨 3), 운전위험(레벨 2), 운전주의(레벨 1), 단순주의(레벨 0∼1) 등 단계별로 대표 약물이 예시된 내용이다. 이 리스트의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공식 가이드라인이 마련되기 까지 의료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참고 자료다.
그래서 약물운전을 예방하는 안전 수칙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첫째, 약을 처방받거나 살 때 의사나 약사에게 복용하고 운전해도 괜찮은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둘째, 처방전이나 약 봉투, 용기에 ‘졸음 유발’ 또는 ‘운전 금지’, ‘운전 주의’ 등의 문구가 있는지 확인한다. 셋째, 약 복용 후 운전할 수 있는 시점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졸림이나 어지럼증이 완전히 없어진 후 운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