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컵밥 햄 국수 믹스커피. 익숙하고 맛있고, 조리도 간편하다. 그래서 노년 가정의 밥상에 자주 오른다. 하지만 이런 초가공식품이 식탁을 채우면, 건강에는 분명 경고등이 켜진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초가공식품을 자주 섭취하는 사람은 조기 사망 위험이 21% 더 높다고 한다. 특히 심혈관 질환 대장암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가공식품이란 정제된 설탕 소금 포화지방 향미료 색소 보존제 등 다양한 첨가물이 들어간 가공식품이다. 대량으로 공장에서 생산되어 유통되며, 맛은 자극적이고 조리 시간은 짧다.
통계청과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중 약 37.8%가 혼자 살고 있고, 부부만 함께 사는 가정까지 합하면 전체 노인가구가 55.2%에 이른다.
혼자 또는 둘이 먹는 식사는 간단하게 때우기 쉽다. 국수 떡 라면 냉동만두 같은 음식은 빠르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가공식품은 열량은 높지만, 단백질 섬유질 비타민 무기질 같은 필수 영양소는 턱없이 부족하다. 오랫동안 이런 식사를 지속하면 근육이 줄고(근감소증), 낙상 위험이 커지며 면역력도 떨어진다. 고혈압 당뇨, 심지어 치매 위험까지도 커진다. 여기에 혼밥이 주는 외로움과 정서적 고립감도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해결책은 어렵지 않다. 적어도 하루 한 끼만이라도 신선한 채소 계란 두부 생선 등을 활용한 간단한 조리식으로 바꿔보는 것이다. 라면을 먹더라도 채소나 단백질을 넣어 영양을 보완하면 된다. 작은 변화가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지역사회도 함께 나서야 한다. 복지관 경로당 교회 같은 곳에서 ‘건강밥상 함께 차리기’ 프로그램을 운영해 함께 건강한 식탁을 꾸미고, 외로움을 덜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혼자 먹는 식사를 함께하는 시간으로 바꾸는 것, 그것이 건강뿐만 아니라 삶의 활력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식탁은 하루 세 번 찾아오는 건강의 기회다. 오늘 먹는 건강한 밥상이 내일 병원에 가는 수고와 고통을 막을 수 있다. 건강한 노년은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