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김주현의 한방 이야기] 한약 먹으면 간 나빠진다? 오해와 진실

  • 김주현 웅진한의원 원장
  •  |   입력 : 2025-03-03 19:18:02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한의사로 진료를 하다 보면 환자로부터 수많은 질문을 받는다. 이러한 질문을 받고 응답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한약에 관해 얼마나 많은 오해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들 가운데 대표적인 오해 사례가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이다. 한약재 종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그 약재들을 어떻게 배합하느냐에 따라 수백만, 수천만 가지의 처방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그 모든 처방을 ‘한약’이라는 한 단어로 묶어서 마치 동일한 부작용을 가지고 있다는 듯 말하는 것이 한의사의 처지에서는 억울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슬프기도 하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들, 예를 들면 쌀 깻잎 상추 도라지 미역 다시마 꿀 미나리 등은 모두 실제로 한약에 사용되는 약재이다. 한약 치료는 우리가 먹는 음식처럼 자연에서 자란 식물성 재료의 ‘약성’을 이용하는 까닭에 부작용이 가장 적고 순한 치료라고 할 수 있다. 평상시 야채는 많이 먹어야 된다는 생각은 하면서 식물성 재료인 한약은 간에 좋지 않다는 정반대의 누명이 씌워졌으니 억울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 달 전 67만 명이 넘는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최신 연구에서 ‘한약은 간 독성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과 단국대학교 교수팀이 67만241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의 의료기관을 통한 한약 처방이 ‘약물 유발 손상(DILI)’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한의 의료기관에 내원했거나 한약 처방을 받은 후 90일 이내에 약물 유발 간 손상 발생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으며, 특히 외래 환자 군에서는 위험도가 1.01로 거의 변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와 반대로 양약을 처방받은 경우에는 위험도가 2.44로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예전에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고 주장한 연구들은 어떻게 된 것일까. 이전에 진행된 한약의 간 독성에 대한 연구들은 한의사에 의해 처방된 한약이 아니었다.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제조 및 품질관리에 관한 규칙) 인증을 받지 않은 식품용 한약재, 약초, 건강보조식품 등을 모두 한약에 포함해 연구를 진행했으므로 오류가 많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최신 연구에서는 한방 의료기관에서 진찰과 처방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만 연구한 까닭에 이와 같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한약재의 종류와 성분, 효능은 굉장히 다양하다. 이 때문에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임의로 복용한 건강보조식품이나 한약재는 당연히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가 진찰해 처방한 한약은 안심하고 복용해도 된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다. 잘못된 인식이 바로잡혀가는 것 같아 반갑고 다행스러운 마음이 든다.

한약 치료를 선택할 권리는 모든 환자에 있다. 한약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근거 없는 폄훼로 환자의 한약 치료를 받을 권리를 박탈하거나, 이미 한약 치료를 받는 환자를 불안하게 하는 행위는 옳지 않다. 앞으로도 한약의 효능, 부작용에 대한 질 높은 연구가 많이 시행되어서 한의학 발전에 이바지하고 국민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3. 3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4. 4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5. 5“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6. 6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7. 7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8. 8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9. 9“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10. 10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1. 1“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2. 2“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3. 3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4. 4李 비판 유시민에 김민석 “대응 불필요”
  5. 5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6. 6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7. 7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등 동구 주요 당직자, 북항 돔구장 정부 공모 참여 환영
  8. 8[뉴스 분석] 종교인·언론사주가 국회 권위 훼손…도덕성 논란까지
  9. 9李 대통령 지지율 2%p 오른 46%…조희대 탄핵 반대 45%
  10. 10부울경 광역의회 협력강화 선언 “미래산업 함께 육성”
  1. 1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2. 2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3. 3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4. 4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5. 5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7조 역대 최대…반도체로만 106조(종합)
  6. 6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7. 7롯데, 영도대교 복원 인연 축제로 잇는다
  8. 8AI드론으로 참치 찾는 선박 부산 출항
  9. 9가계대출 금리 5% 턱밑…고정형 주담대 사상 첫 5% 뚫어
  10. 10‘덕후 천국’ 부산에 떴다…롯데百 전국 첫 IP 전문관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3. 3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4. 4“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5. 5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6. 6본사 비대위·퇴직자, 지광 고소…실질경영자에 ‘체불 책임’ 추궁
  7. 7기말고사에 EBS 유사 문항, 처음 아니었다
  8. 8“대화 거부한 건 대주주…당당하면 왜 국회서 소명 안 했나”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30일
  10. 10검증 체계 없는 유가보조금…줄줄 샌다
  1. 1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2. 2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3. 3“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4. 4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5. 5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6. 6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7. 7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8. 8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9. 9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10. 10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우리은행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