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로 조직·혈청학적 검사 진단
- 10일간 투약 땐 84~92% 완치
- 식생활습관 개선 무엇보다 중요
30대 중반의 직장인 A 씨는 최근 소화가 잘 안 되고 상복부의 불편감이 지속하자 소화제를 복용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한동안 술자리 등 잦은 회식 탓으로 여긴 A 씨는 음주를 가급한 자제하며 식습관을 바꿔봤으나, 증상은 여전히 호전되지 않았다. 결국, 주위의 권유로 병원을 찾은 그는 위내시경 검사를 받았고, 그 결과 위와 십이지장에 경증의 궤양이 확인됐다. 문제는 조직 검사 결과였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하 헬리코박터균)이 확인된 것이다. 좋은문화병원 소화기내과 구자준 과장의 도움말로 헬리코박터균이 어떤 위험성을 안고 있으며 이에 대한 치료법은 어떠한지 등에 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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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문화병원 소화기내과 구자준 과장이 환자의 위내시경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좋은문화병원 제공 |
■찌개·국 같이 떠먹어도 쉽게 감염
헬리코박터균은 위장 내 강한 산성 환경에서도 죽지 않고 생존하는 특이한 세균이다. 이 균이 생존·정착하는 과정에서 위 점막에 만성 염증을 유발해 소화성궤양, 위말트림프종, 위암 등을 일으킨다. 주로 위상피 세포와 점액층 사이에 서식하며, 국내 성인의 50% 정도가 감염된 것으로 보고된다. 전 세계적으로 흔한 감염성 질환 중 하나이며 대부분 음식·음료 공동 섭치, 감염된 사람의 위 내용물에 노출될 때 감염이 잘 된다. 회식 자리에서 술잔을 돌리거나 찌개나 국을 같이 떠먹어도, 할머니가 입에 넣었던 음식을 손자에게 주면 쉽게 감염될 수 있다. 비위생적인 생활환경도 원인이다. 실제 위생 상태가 좋은 선진국에서는 감염률이 매우 낮으나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에서는 감염률이 높게 나타난다. 여성보다 남성의 감염률이 더 높은 것도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선 1998년 66.9%의 감염률에서 2005년 59.6%, 2016~2017년 43.9%로, 위생 상태가 호전됨에 따라 점차 감소 추세를 보인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됐다고 해도 대부분 아무런 증상은 없다. 하지만 일단 감염되면 지속해서 만성 위염을 일으키며, 일부에선 복통 구역질, 식욕 부진, 소화 장애, 상복부 불편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과 함께 위 궤양 및 십이지장 궤양 같은 소화성 궤양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정상인보다 위암 발생의 위험도가 2∼3배 정도 높아진다.
헬리코박터균 감염 진단은 크게 내시경 검사와 내시경 없이 검사하는 방법이 있다. 전자는 내시경 검사 시 조직을 채취해 검사하는 방법이다. 빠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신속 요소분해효소 검사(CLO 검사)와 조직을 직접 확인하고 염색해 검사하는 조직검사, 조직배양검사, PCR 검사 등이 있다. 내시경 없이 검사하는 방법으로 호흡을 통해 검사하는 요소호기검사(UBT 검사), 혈액검사를 통한 혈청학적 검사, 대변을 통한 검사 등이 있다. 병원에서는 주로 CLO 검사와 조직검사, UBT 검사, 혈청학적 검사 등을 이용한다.
■강력한 항균제 경구 투약으로 치료
헬리코박터균 감염은 저절로 치유되지 않는다. 광고로 자주 접하는 건강보조식품으로는 치료할 수 없다. 헬리코박터균도 세균이므로 강력한 항균제 위주의 경구 투약이 치료법이다. 세 가지 약물을 사용하는 표준3제요법 또는 네 가지 약물을 사용하는 4제동시치료를 우선 시행한다. 표준3제요법은 7일에서 14일간 투약하는 제균 요법이며 보통 70∼78% 완치된다. 4제동시치료는 10일간 투약하면 보통 84∼92% 완치된다. 클라리스로마이신(clarithromycin) 내성검사가 가능하다면 검사를 고려한다. 클라리스로마이신 내성이 없으면 표준3제요법(완치율 80∼94%)을 7일 사용하며 내성이 있는 경우 2차 제균 치료를 시행한다. 역류성 식도염 약 복용은 치료 확인 검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므로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제균 치료 확인 검사는 치료약 복용 후 최소 2∼4주 후 시행한다. 만약 1차 제균에 실패했다면 기저질환과 컨디션을 확인한 뒤 괜찮다면 바로 2차 제균 치료를 하는 게 좋다. 통상 4가지 약물을 사용하는 비스무스 4제요법으로 14일간 투약한다. 통계로 나온 완치율은 81% 정도다. 제균 여부는 치료 후 한 달 뒤 요소호기검사를 통해 확인한다. 제균이 잘 됐다면 헬리코박터균의 재감염률은 3%대로 낮아진다.
좋은문화병원 구자준 과장은 “위암 관련 헬리코박터균은 폐암에서 담배와 같은 의미이다. 흡연을 습관적으로 하면 폐암 발병률이 높아지듯 헬리코박터균 감염도 평소 생활습관을 통해 생기므로 앞으로 식습관 등을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