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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령의 한방 이야기] 산후조리엔 가물치? 찬 성질 주의해야

  • 강병령 광도한의원 대표원장·한의학 박사
  •  |   입력 : 2024-05-13 19:29:50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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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처음 0.7대로 붕괴되었다는 뉴스가 나온다. 이어진 뉴스의 다른 꼭지에서는 결혼 연령이 올라가면서 빚어진 고령 관련 난임을 다루고 있었다. 같은 뉴스에서 서로 다른 두 가지 이야기를 이어서 보내면서 우리나라 출산의 현실을 보게 된다. 오늘 다루는 산후조리에 관한 내용은 고령출산과 큰 관련이 있다.

의학적으로는 임신 출산의 최적연령은 25세 전후이며, 35세가 넘어가면 고령출산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2022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 출산 연령은 33.5세다. 이는 20년 전 통계수치보다 4세 높게 나온 것이다.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여성의 신체에 상당한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임신 과정에서 겪는 12∼15㎏의 체중의 변화부터 무리가 있다. 이와 관련된 근육, 인대, 골격 등의 변화는 물론 ‘호르몬 폭탄’으로 불릴 만큼 비 임신 상태에 비해 급격한 호르몬의 변화를 겪는다.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릴랙신 등 임신 관련 호르몬을 비롯해 인슐린 코르티솔 등 호르몬의 변화는 비 임신 상태에서는 겪지 않는, 말 그대로 ‘호르몬 폭탄’이다. 또 출산과 진통 과정에서 연부조직 상처 및 인대, 관절, 골격 등의 약화 및 변형 등이 발생하여 출산 후의 몸 상태는 천지개벽에 비유될 정도다. 고령의 산모일수록 산후조리는 더욱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산후의 병증이 다허(多虛)와 다어(多瘀) 때문에 발생한다고 한다. 이는 출산 과정 중 출혈로 인한 어혈과 혈액, 에너지의 손실로 인한 정기가 약해지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산후의 치료에 관해 ‘산후에는 주로 반드시 먼저 어혈을 몰아내고, 허한 것을 보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부정거사화어법(扶正祛邪化瘀法)’이라는 치료법인데, 사실 이 방법은 서로 다른 두 가지 병증을 같이 다스리는 어려운 방법이어서 한의사의 진단과 처방이 매우 중요하다. 약재의 사용에서도 신중을 많이 기울여야 한다. 기혈을 도우며, 어혈을 제거 하는 데에는 녹용이라는 약재가 크게 도움이 되는데, 녹용의 양을 조절하는 것에도 산모의 체질과 분만 상황 등 고려할 것이 많다. 이처럼 고려할 것이 많고 한의사의 진단과 처방이 정밀해야 함에도 일부 민간에서 산후 부종 관리를 위해 가물치나 호박 중탕 등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는 주의해야 한다. 가물치로 부종을 다스리는 것은 맞으나, 가물치는 성질이 찬 어류여서 산후에 부적절하다. 동의보감에 나온 호박은 우리가 아는 식물 호박이 아니라 광물성 약재 호박(琥珀·amber)이다. 발음이 같아서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산후조리는 초기에 시작할수록 추후 산후풍에 빠지지 않으므로 가능한 한 빠른 것이 좋다. 차가운 곳은 좋지 않으나, 과도한 보온 역시 땀이 너무 많이 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 인대 근육 등 연부조직이 다 회복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무리한 운동도 삼가야 한다. 수면과 식사는 규칙적으로 하여야 한다. 산후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례도 많은데, 이 역시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 출산 이후 사회복귀까지 고려하여야 한다면 한의사의 진단 맥진을 통한 알맞은 산후 처방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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