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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령의 한방 이야기] 만성피로 치료엔 공진단 효과적

  • 강병령 광도한의원 대표원장·한의학박사
  •  |   입력 : 2023-03-13 18:49:45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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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재벌집 막내아들’로 인기를 구가 중인 모 배우가 나오는 광고를 본 적이 있다. 학생이 아저씨 나이가 되면 인생을 알게 되느냐는 질문에 그 배우가 역정을 내면서 피로를 알게 된다고 말하는 내용으로, 너무 공감이 되는 장면이었다. 우리가 새 휴대폰을 샀을 때 배터리에 문제가 없다가 몇 년이 지나면 배터리가 빨리 방전되는 것처럼, 우리 인체도 피로를 풀고 회복하는 능력이 점점 약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자연의 섭리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은 대다수 사람에게는 너무 가혹한 것이다. 피로가 누적돼 만성피로증후군까지 진행되면 생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일상 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극심한 피로감이 특별한 이유 없이 6개월 넘게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아무리 쉬어도 피로가 풀리지 않고 금방 지치고 나른하며 근육통 두통 소화불량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장기간 이어지면, 일에 큰 지장을 주고 일상 생활까지 위협하기도 한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의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가 최대 원인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뚜렷한 원인이 밝혀진 바가 없어 한의학에서 그 답을 찾아본다.

‘동의보감’은 만성피로를 허로(虛勞) 부문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다. 허(虛)는 부족한 것을 뜻하고, 로(勞)는 많이 사용해 약해진 것을 말한다. 만성피로의 맥과 닿아 있는 것이다. 이를 더 구체적으로 보면 오로(五勞) 육극(六極) 칠상(七傷)으로 구분된다. 오로는 오장의 약화를, 육극은 인체 사용의 과다함을, 칠상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의미한다. 만성피로증후군을 현대 의학보다 더 정밀하고 현실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만성피로가 당장 드러나지 않더라도 기저부에 장부와 신체의 노화 및 약화가 관계된다는 설명이다. 대수롭게 지나치면 더 큰 병을 초래할 수 있으니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러한 만성피로의 한방적 처치에 있어서는 탕약을 통한 한약 처방이 주된 치료가 된다. 오래되지 않은 병에 있어서는 침과 뜸의 효과가 탁월하지만, 오래돼 만성화가 된 질환에는 탕약이 ‘주’가 되고 침과 뜸 등은 보조적 치료수단이 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다. 만성피로가 오래됐다는 것은 음양의 약화, 기혈의 약화, 장부의 약화, 그리고 만성적 스트레스가 쌓여 있는 상태가 지속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에 맞는 정확한 맥진과 진단이 필요하다. 인삼 황기 등을 사용해 기운을 올리는 방법, 녹용을 사용해 기혈 부족을 모두 올리는 방법, 경옥고 등으로 음양의 조화를 맞추는 방법이 있다.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공진단을 사용하기도 한다.

사실 만성피로라고 하는 것은 자신의 몸이 예전 같지가 않은데 마음은 예전 같이 열정적인 것에서 발생한다고도 볼 수 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의 삶에 조금의 여유를 가지고 휴식과 취미 활동, 규칙적인 운동에 투자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한다. 또한 일상 생활에까지 문제가 생긴다면 만성피로가 더 진행돼 큰 병으로 이어지기 전에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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