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폐지를 싣고 가는 어르신을 만났다. 노령 연금 외에 따로 수입원이 없어 열심히 폐지를 줍는다는 79세 어르신은,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폐지를 모아서 버는 수입액이 2만 원 정도란다. 근처 고물상에 가져가면 1㎏에 120원 받는데 고공행진 하는 물가에 비해 오히려 폐지가격은 내렸다고 한다. 근처 H 고물상을 운영하는 박덕용(가명) 씨의 말에 의하면, 하루에 15명 정도의 어르신이 폐지를 모아 오고, 10명 정도는 고정적으로 가져오는데, 그분들에게는 1㎏에 140원 정도로 가격을 조금 더 쳐준단다.
예전에는 형편이 어려운 분이 많이 가져왔지만, 지금은 집에 있는 폐지를 모아 두었다가 직접 싣고 와서 파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사람들이 많아 그만큼 폐지를 줍는 일에도 경쟁이 치열함을 알 수 있었다. 이복순(가명) 씨는 “폐지가 나왔을 때 얼른 싣고 와야 하기 때문에 수시로 근처를 살펴봐야 한다”고 한다. 김판교(72·가명) 씨는 “살아갈 길은 막막하고 열심히 움직여서 한 달에 60만 원 정도의 수입을 생활비에 보탤 수 있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 일을 할 수밖에 없다. 폐지를 줍는 일은 동네를 깨끗하게 하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신성한 노동이지 않으냐”고 반문한다.
움직일 수 있어 폐지라도 수집할 수 있는 어르신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년을 열심히 살아가는 분을 응원하기 위한 특별 재난지원금의 대책은 없는 걸까. 폐지가 가득 든 수레를 끌고 가는 어르신 뒤에서, 따뜻한 시선과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로 마음으로라도 힘껏 밀어주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시민기자면은 부산시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