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알코올성 간경화 빈도 늘어
- 고위험군은 소량 음주도 치명적
- 심해지면 토혈·혈변 등도 발생
우리나라에서 간 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2019년 기준으로 10만 명당 12.7명이다. 전체 사망원인 중 8위이고, 남자의 사망원인으로는 6위에 해당한다. 간 질환 중에서도 간경변증이나 간경화는 주요 사망원인으로 꼽힌다. 인제대 부산백병원 윤준식(소화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간경변증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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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이 딱딱하게 굳은 상태로 변하는 간경변증은 발생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다. 인제대 부산백병원 윤준식(소화기내과) 교수가 간경변증과 관련한 환자에 대해 초음파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오찬영PD |
20대 여성 직장인 A 씨의 사례를 보자. 그는 최근 건강검진에서 간경변증 진단을 받고 충격에 빠졌다. 평소 음주를 자주 하는 편이지만, 몸에 별다른 이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직 젊고 비교적 건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름도 생소한 간경변증에 걸렸다는 것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
-간경변증은 어떤 질환인가.
▶한마디로 간이 딱딱하게 굳은 상태로 변하는 것이다.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다. 간은 보상능력이 있어서 간경변증이 발생했더라도 초기에는 정상적인 간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까닭이다. 실제로 수 년 동안 어떠한 증상도 없었다는 환자들이 아주 많다. 간경변이 많이 진행한 뒤부터 전신 쇠약, 만성 피로, 식욕 부진, 소화 불량, 복부 불쾌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얼굴이 거무스름하게 바뀌거나 피부에 확장된 모세혈관이 보이기도 한다.
-간경변증의 원인은 무엇이고, 근래 추세는 어떤가.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이 간경변증의 70% 정도를 차지한다. 이어 알코올성 간염, 만성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이 뒤를 잇는다. B형 간염은 예방접종으로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알코올성 간경화의 빈도는 증가 추세다. 1980년대 7%였던 것이 근래 31%로 뛰었다.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도 늘어나는 추세인데, 특히 젊은층의 감염률이 증가하고 있다. 간경변증으로 악화할 수 있는 비알코올성 지방간도 근래 증가 추세다.
-자가 진단법과 병원 검사방법은.
▶B형 간염 혹은 C형 간염을 가지고 있거나, 술을 많이 마시고 당뇨 비만 등의 비알코올성 간질환 위험인자를 갖고 있다면 검사를 받는 게 좋다. 병원에서는 피 검사, 스캔·초음파 검사 등으로 간 상태를 측정할 수 있다. 그 외 CT, MRI 등의 검사가 있다. 진단이 어려우면 간 조직 검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간경변증과 술은 얼마나 연관성이 있는가.
▶매일 소주 1~1.5 병 정도를 10~15년 이상 마시면 알코올성 간경변증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성 B형, C형 간염 같은 다른 원인의 간질환이 동반된 경우에는 그보다 더 적은 소량의 알코올 섭취에도 간경변증으로 진행할 위험도가 높으니 주의해야 한다.
-간경변증이 간암을 발생시킬 확률은 얼마나 되나.
▶간경변증 환자 중 매년 2~5% 정도가 간암으로 진행하고, 그 환자의 30~50%가 결국 간암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만성 B형 간염에서는 간경변증이 없더라도 1% 미만에서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도 간경변증 없이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만성 간염이 있으면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서 조기에 간암을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합병증이 생기면 증상은 어떤가.
▶간경변증이 심해지면 정맥류 출혈로 인해 토혈이나 혈변이 발생할 수 있다. 배가 불러지고 호흡이 곤란해지는 복수 및 하지부종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의식·수면 장애, 심하게는 간성 혼수가 일어날 수 있다. 가장 무서운 합병증인 간암도 간경변 환자에서 많이 발생한다.
-간경변증이라고 진단을 받으면 회복이 어렵나.
▶초기에 진단받고 치료·관리하면 간기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고 합병증도 막을 수 있다. 간경변증이 많이 진행되었더라도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와 관리로 합병증을 줄일 수 있고 생존기간을 늘릴 수 있다. 치료가 어려우면 간이식을 선택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