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비만의 치료법 가운데 ‘비만대사수술’을 빼놓을 수 없다. 크게 ‘위소매절제술’과 ‘루와이 위우회술’이 있다. 위의 일부를 자르거나 우회하는 수술이다. 방법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섭취하는 양을 줄여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19년부터 비만대사수술은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고신대복음병원 위장관외과 김기현 교수에게 비만대사수술의 위소매절제술과 루와이 위우회술을 Q&A 형식으로 알아본다.
■ 비만대사수술이 뭔가요?
비만대사수술은 위를 잘라내는 위소매절제술과 음식물이 내려가는 경로를 바꿔 주는 루와이 위우회술로 크게 구분됩니다. 위절제술은 위의 용적을 잘라내 음식 저장 공간을 줄이는 이른바 섭취 제한 술식입니다. 음식 섭취량을 줄이고 위에서 나오는 식이조절 호르몬 분비를 억제함으로써 위암 발생빈도가 높은 우리나라 환자에 적절한 방법입니다. 음식이 내려가는 길이 바뀌지 않고 수술이 비교적 간단하지만, 위가 좁아지는 구조적인 문제로 기존 역류성 식도염이 심한 환자의 경우 절제술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위우회술은 위의 용적을 줄여주기도 하나 일반적으로 음식이 내려가는 길을 바꿔 주는 방법입니다. 즉 십이지장에서 상부 소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하부소장으로 직결, 상부소장에서 흡수되는 양을 줄여 체중을 감량하도록 돕습니다. 일반적으로 당뇨 및 다낭성난소질환, 다발성관절증 등 동반 질환이 많은 환자에서 고려됩니다. 체중 감량과 함께 이들 질환 치료에도 우수한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수술 이후 위내시경 검진에 부담을 느끼는 환자들은 피해야 합니다. 위내시경이 어려운 구조로 변경되었기 때문입니다. 또 음식이 내려가는 길이 바뀌면서 생기는 영양학적 문제, 교정되지 않은 빈혈, 단백질 부족, 하부통증 등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조심해야 합니다.
■ 비만대사수술 효과는?
가장 많이 시행되어 왔고, 비만수술의 표준술식으로 여겨지는 위소매절제술과 루와이 위우회술을 비교하여 장기적 효과를 평가한 연구들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3년 이상의 추적기간을 갖는 연구들의 결과를 살펴보면, 위소매절제술은 초과체중 또는 체질량지수 감소율이 63.2-81.9%, 루와이 위우회술은 62.1-92.3%로 나타났고, 위소매절제술 환자의 78.6%, 루와이 위우회술 환자의 85.2%에서 당뇨 관해를 보였습니다. 병적 비만 환자에서 수술치료를 통해 비만관련 동반질환인 제2형 당뇨병은 86%, 고혈압은 78%, 수면무호흡 환자의 85%에서 증상이 호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비만대사수술 후 식욕이 아예 없어질 수도 있나요?
비만대사 수술 후에는 식욕을 유발시키는 호르몬은 그렐린(Ghrelin)의 혈장농도가 상당한 감소를 보이게 됩니다. 식욕이 아예 없어지는 정도는 아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비만대사수술 중 부작용이 적은 수술은 무엇인가요?
비만대사수술은 수술 방법에 따라 다양한 장단기 합병증의 발생 가능성이 있으나, 최근 약 1% 이하의 발생률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건강보험급여 적용 시점과 더불어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에서 비만대사수술 기관인증제도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단기 합병증으로 수술 부위의 출혈, 천공, 복강 내 농양, 상처부 문제 및 일시적 위식도역류증(위소매절제술식의 경우)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영양 결핍, 내인성 탈장, 스트레스성 궤양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루와이 위우회술의 경우 절제된 아래쪽 잔존 위에 대한 내시경 추적 검사가 쉽지 않아 위암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실제로 위암이 발생한 사례는 아주 드뭅니다. 위소매절제술 또는 십이지장 우회술의 경우 내시경적 추적 관찰이 가능하므로 1년에 한 번은 검사하기를 권장합니다.
■ 합병증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는 비만대사수술과 지방흡입술 중 무엇이 더 좋을까요?
지방흡입수술은 특정 부위 피부밑 지방의 일부만 제거해 원하는 체형으로 만드는 수술로, 피하지방만 제거하므로 내장지방은 그대로 남게 되며 동반 대사질환의 치료는 되지 않습니다. 반면 비만대사수술은 소화기관의 구조적 변화를 만들어서 위장관 및 인슐린 호르몬의 변화, 기초에너지 소비량의 증가, 장내 담즙산의 농도 및 장내 세균총의 조성 변화 등을 유도해 장기적인 체중 감소 및 유지뿐만 아니라 대사질환의 완치 또는 조절을 용이하게 합니다. 대사질환은 종류별, 환자 상태별로 차이가 있으나 대략 80%에서 완치(약 중단) 또는 개선(복용약 감량)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비만대사수술을 통해 체중 감소뿐만 아니라 동반된 대사질환도 호전되기를 기대할 수 있으므로 고도비만 환자의 삶의 질까지도 개선할 수 있습니다.김채호 기자 chaeho@kookje.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