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많은 국민들이 장롱 속의 금붙이를 내놨다. ‘금모으기 운동’에 전국적으로 350만 명이 참여하여 무려 227ｔ의 금이 모였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빠른 국난 극복이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금이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이번엔 장롱 속에 보관하는 귀금속이 아닌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이다. 금은 위험자산인 주식, 사채 등의 대안이 되는 ‘대체투자자산’이며 금 자체가 가진 희소성으로 인해 외부 변화에도 그 가치 변동이 크지 않다. 이로 인해 금은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서 투자자들의 위험을 분산시키는 투자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축에 대한 대응으로 주요국들은 양적완화와 금리인하를 단행하였고, 이로 인한 초저금리 환경은 금을 매력적인 ‘대체투자자산’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즉 저금리 정책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방어 수단인 금 투자가 주목받게 되었다. 한편 금은 ‘안전자산’이기에 코로나 19 확산으로 실물경제에서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위험 분산 수단인 미국달러와 함께 금 수요가 증가하였다.

한국거래소는 금시장 유통 선진화를 위해 2014년 KRX금시장을 개설하였다. 개설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거래대금 4.2조 원, 누적 거래량은 70ｔ이 넘어 한국은행 금 보유량인 104.4ｔ의 67%를 상회한다. 또한, 한국거래소 금시장 개설계좌 수는 약 80만 계좌로 작년의 53만 계좌 대비 51%나 증가하였다.

이와 같이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확대된 이유는 최근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관심 증가와 더불어 KRX금시장의 운영주체들이 공신력 있는 기관이라는 점 때문이다. 국내 자본시장을 관장하는 종합거래소인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은 한국조폐공사가 인증하는 순도 99.99%의 고품질이며, 한국예탁결제원에 안전하게 보관되어 신뢰성도 높다. 그리고 KRX금시장의 거래 동향과 호가 정보 등은 완전히 공개되기에 투자자들이 믿고 거래할 수 있다.

무엇보다 증권사를 통해 KRX금시장에서 금을 1g 단위로 매매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투자자들은 증권사에서 금현물계좌를 개설한 후 주식처럼 온라인(HTS, MTS)을 통해 금을 1g 단위로 거래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안전자산에 투자하길 희망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

세제혜택 또한 투자 매력을 높인다. 매매차익에 대하여 비과세되어 배당소득세가 부과되지 않으며 실물 인출 시 부가세 10%와 골드바 개당 2만 원의 수수료만 부담하면 된다. 아울러 증권사를 통해 거래되므로 투자자는 0.3% 내외의 저렴한 수수료로 매매 가능하다.

불확실성 속에서 금은 포트폴리오 자산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헤지펀드의 대부 레이 달리오 역시 “화폐 가치와 채권 금리 하락으로 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고, 금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IMF 외환위기 당시 집에 보관한 금붙이를 꺼내 국난 극복의 수단으로 쓴 것과 달리, 이제는 핸드폰으로 주식처럼 금을 g 단위로 살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금을 투자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다. 그러나 기왕 금에 투자하기로 하였다면, 자본시장 운영 노하우와 더불어 신뢰할만한 인프라와 다양한 혜택이 있는 KRX금시장이 좋은 대안이 되리라 생각한다. 김윤기·한국거래소 일반상품시장부 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