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암 환자 62%가 B형간염 보유
- 암 진행 안되도록 정기검진 필요
- C형간염은 최근 신약 개발 성공
- 신속한 검사로 제때 치료 받아야
- 간질환은 증상 없어 예방이 필수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인 간은 인체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일에 관여하는 일종의 ‘화학공장’으로 불린다. 우리가 섭취한 모든 영양분을 온몸으로 보내고, 몸에 해로운 물질은 해독한다. 간은 신경세포가 없어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간에 문제가 생겨도 자각 증상이 없어 발견하기 쉽지 않고, 이상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심각한 상태가 된 이후다. ‘침묵의 장기’라 불리는 이유다.
■증상 없어 ‘침묵의 장기’ 불려
28일은 세계보건기구가 간염의 인식을 높이고 예방·검사·치료를 촉진하기 위해 정한 ‘세계 간염의 날’.
간염은 그 자체의 위험보다는 나중에 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 때문에 사람들이 두려워한다. 이는 통계적으로도 증명된다. 2016년 기준으로 폐암에 이어 우리나라 사망률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간암은 만성 B형간염, 만성 C형간염이나 간경변증 등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에게서 대부분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2008~2010년 간세포암종으로 진단된 환자 중 62.2%가 B형 간염바이러스에, 10.4%가 C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27.4% 간세포암 환자도 알코올성 및 지방간염이라는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온종합병원 간센터 김동현 과장은 “여러 간염 가운데 B형이나 C형 간염은 전 세계적으로 유병률이 높은 데다, 간암이나 간경화의 중요한 위험요인이어서 전문의를 통한 정기적인 관찰이 우선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서히 만성 간질환이 생겨 상당 기간 무증상으로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B형 또는 C형 간염환자들은 막연히 두려움을 갖고 있으면서도 암 등 심각한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하지 못해 오랫동안 방치하는 바람에 더 큰 위험을 자초하게 된다.
우리나라 간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질환인 B형간염은 전 세계적으로도 3억5000만 명의 만성 감염자가 있다. 또 매년 60만 명 이상이 B형간염에서 이어진 급성 간염, 만성 간염, 간경변증 및 간세포암종 등으로 숨진다.
B형간염 백신이 상용화되기 이전인 1980년대 국내 B형간염 바이러스 감염률은 8~10%의 높은 수준이었으나, 백신 보급 이후 감염률은 점차 줄어 2008년부터 꾸준하게 3.0%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만성 간염 및 간경변증 환자의 70%, 간세포암종 환자의 65~75%에서 B형간염의 항원이 검출되는 점을 생각하면 아직도 만성 B형간염은 우리나라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온병원 간센터 문상이 과장은 “B형간염은 수직감염이 가장 중요한 감염경로다. 가족 중 보균자가 있거나 다른 간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분들은 검진 등을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검사에서 항체가 없다면 백신 접종 여부를 상담해야 하며, B형간염이 진단되면 반드시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추가 검사와 함께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B형간염은 완치되는 약이 아직 개발돼 있지 않아 환자에 따라서 간경화나 간암으로의 이행을 예방하려는 목적으로 선별해서 약물 치료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C형간염, 최근 최료약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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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종합병원 한상영 간센터장이 간염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얼마 전까지만 해도 B형간염 못지않게 무서운 질환이 C형간염이었다. C형간염은 우리나라 국민 1%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나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방치하는 사례가 많았다. C형간염은 이전에는 치료가 굉장히 힘들고 효과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치료약의 개발로 2, 3개월 약을 복용하면 97% 이상 완치되고 있다.
온종합병원 간센터 한상영 센터장(전 동아대병원 간센터장)은 “과거 인터페론 치료에 부작용이 있었거나 효과가 없었던 환자에까지 최근 개발된 신약이 좋은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다”면서 “C형간염을 진단받았거나 간 수치 상승을 경험한 사람들은 막연한 두려움을 버리고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신속한 검사로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흥곤 선임기자 h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