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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병’으로 오해 받는 아이 두통…방치 땐 몸·마음 차츰 병들어

비대면 수업·스마트폰 사용 탓…편두통·긴장성 두통 증상 많지만 부모들,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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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절한 시기 진통제 등 약물치료
- 아이와 대화·학업 스트레스 완화
- 수면질 향상 등 환경 개선도 필요

“우리 아이 머리 아프다는 데 꾀병인가요.”

두통은 15세가 될 때까지 적어도 한 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심한 두통으로 소아청소년들은 병원을 찾거나 학교에 결석하기도 한다. 물론 뇌종양이나 뇌염과 같이 심각한 원인에 기인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때론 감별이 필요하다.
■소아청소년 두통 진단 어려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수업을 병행하며 스마트폰 사용이 늘고, 학업 스트레스와 우울증, 불안한 교우관계로 그 원인이 다양해져 두통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문제는 소아청소년의 두통을 진단하는 것이 까다롭다는 것이다. 특별한 원인 없이 나타나는 편두통이나 긴장성 두통과 같은 1차성 두통이 많기 때문이다. 이는 혈액검사나 뇌자기공명영상(MRI) 검사로 나타나지 않아 ‘꾀병’으로 오해받을 때가 많다. 여기에 구역감 구토 복통 같은 소화기계 증상이나 눈부심, 식욕 부진 등 두통과 관련 없어 보이는 증상이 동반되는 것이 절반 이상이다. 더욱이 아이들은 자신의 증상을 표현하는 것이 서툴러 부모도 아이가 두통이 있는지 모를 때가 적지 않다. 이렇게 두통을 방치하는 사이 아이의 심신은 차츰 병들어간다. 두통이 발생했을 때 적절하게 대처하지 않고 통증을 참거나 내버려 두면 오히려 스트레스로 이어져 결국 증상이 더 심해진다.

두통이 있으면 집중력이 저하돼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고 친구들과 교우관계를 맺고 유지하기 어려워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경험할 가능성이 커진다. 신체 활동량도 감소되고 수면 장애가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이는 두통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동의의료원 서혜은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두통은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진통제가 잘 듣지도 않게 돼 약물 저항성 만성 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심한 단계에 접어들면 항우울제나 항경련제 또는 혈관성 두통에 사용하는 약물로 6개월 이상 장기 치료를 해야 한다. 이는 치료가 까다롭고 무엇보다 재발하기 쉽다.

■주변 환경 개선도 동반돼야

동의의료원 서혜은 소아청소년과 과장이 두통을 앓는 아이를 상담하고 있다.
두통은 약물로 치료하지만 동시에 주변 환경의 개선이 요구된다. 교우관계나 학업에 대한 부담, 학교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소아청소년의 두통을 유발하는 주원인이다. 지나친 스마트폰 사용이나 수면 부족도 두통의 원인이 된다. 특히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수면 시간이 줄고 근긴장도 및 눈의 피로가 높아져 두통이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문제를 파악하고, 아이와 충분한 대화를 통해 고민을 들어주고 학습량이나 학원을 줄여주는 조치가 필요하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도 무작정 줄이기는 어렵기 때문에 아이와 적정한 시간을 정하고, 수면 시간은 최소 7시간을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

필요하면 진통제도 사용한다. 진통제는 두통이 발생했을 때 가급적 빨리 복용하는 것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심한 두통으로 진통제를 복용할 정도라면 시판하는 진통제보다는 두통 전문의와 상담 후 정확한 진단과 함께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진통제를 너무 자주 복용하면 오히려 약물 과용 두통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두부 외상이나 열과 동반돼 급성으로 심한 고통을 주는 두통은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어 즉각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반면 만성 두통은 좀 더 오랜 기간에 걸쳐 평가할 수 있다. 정확한 평가를 위해 두통일지를 작성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두통 발생 날짜, 시간, 지속 기간, 두통 당시 활동 내용이나 스트레스 또는 동반된 증상, 진통제 사용 및 효과 여부 등이 필수다.

서혜은 과장은 “소아청소년의 두통을 꾀병으로만 여기고 내버려 두면 오히려 병을 키울 수 있다”며 “두통일지를 기록해보고 점점 심해지면 초기에 관리해 건강하고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흥곤 선임기자 h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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