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릎 연골 닳는 퇴행성 관절염
- 손상된 뼈 깎아 인공관절 교체
- 정확한 위치 관절 삽입이 중요
- 의사가 로봇 ‘마코’ 잡고 수술
- 정밀함에 의료진 판단 더해져
- 절개 크지 않고 출혈 크게 줄여
- 통증 적어 회복 빨라 일상 복귀
73세 한모 씨는 겨울이 오면 부쩍 심해진 무릎 통증으로 앉았다 일어서기와 계단오르기 등 일상 생활에 큰 불편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가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단받았다. 시큰거리는 통증을 느낀 지는 오래됐지만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오인해 방치한 결과 연골 상당량이 소실돼 인공관절수술이 필요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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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센트럴병원 정일권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이 연골이 거의 닳은 노인 환자를 대상으로 로봇 무릎 인공관절수술을 하고 있다. |
노인들의 국민질환인 퇴행성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 생기는 질환이다. 대부분 무릎에 생기는 이 질환은 체중이 가해지는 무릎 관절 사이에서 완충작용을 하는 연골이 닳았기 때문이다. 연골은 재생이 되지 않는다.
대한슬관절학회의 통계에 따르면 퇴행성 관절염은 65세 이상에서 유병률이 37.8%에 달한다. 남성은 20.2%, 여성이 50.1%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유병률이 2.5배 정도 높다. 또 다른 통계를 보면 퇴행성 관절염은 80대 이상 인구의 10명 중 8명이 앓고 있는 흔한 질환이다.
퇴행성 관절염 초기에는 주사나 약물,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통해 진행을 늦출 수 있지만 연골이 대부분 닳은 말기에는 손상된 관절 뼈를 깎고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낡은 관절의 위아래 끝부분을 절삭한 후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것이다.
정일권 부산 센트럴병원장은 “무릎은 체중을 지탱하는 부위여서 인공관절을 정확한 위치에 삽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며 “최근에는 로봇 시스템을 적용해 절삭값의 오차를 최대한 줄여주는 인공관절수술이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208개 병상을 보유한 센트럴병원은 부산경남권의 거점병원을 목표로 지난 7월 인공관절 수술 로봇 ‘마코’를 도입, 인공관절센터를 개소했다.
센트럴병원이 도입한 인공관절 수술 로봇 ‘마코’는 무릎 전치환술 및 부분치환술, 고관절 치환술과 관련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현재 26개국에 1000대가량 판매됐고, 인공관절 수술도 30만 건 이뤄져 차별화된 효과와 안정성을 입증했다.
흔히 로봇수술이라 하면 의사 없이 로봇이 수술을 진행하는 것으로 오인하지만 ‘마코’는 의사가 로봇의 팔을 잡고 수술을 집도하는 형태다. ‘의료진과 로봇의 협력’이라는 면에서 로봇 수술분야의 가장 진화한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숙련된 의료진의 판단과 로봇의 정교함이 더해져 ‘환자 맞춤형 수술’이 가능하다는 점이 마코의 가장 큰 장점이다.
로봇 수술은 사람의 손으로 진행하는 기존 인공관절 수술과 비교해 오차 범위를 극소화해 절삭 정밀도는 무려 5배, 인공관절 삽입 정확도는 3배 이상 높이는 등 정교함을 바탕으로 안전성을 극대화했다. 무릎 인공관절수술은 큰 수술이라 수혈을 해야 할 경우가 생긴다. 수혈은 감염 등 다양한 합병증 위험이 있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인공관절 수술은 고령층일 경우 수술 후 통증과 회복 속도가 중요하다.
로봇을 이용하면 정확한 계산으로 절개가 크지 않아 출혈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데다 수술 후 통증이 적어 당일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일상 복귀가 빨라 만족도가 아주 높다.
정 병원장은 “로봇 인공관절수술 도입 전부터 수술 의료진 연수, 전담 간호사 배치 등 인공관절센터 운영 준비에 온 힘을 기울였다”며 “수술 전 환자 상태를 기반으로 3D CT를 통해 철저하게 수술을 계획하고,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변수에 대비해 의료진의 숙련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유연히 대처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퇴행성 관절염은 극심한 통증과 보행 장애를 유발해 그 어떤 질환보다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정 병원장은 “무릎 인공관절은 재수술이 까다로운 만큼 처음 수술할 때 로봇으로 오차를 최대한 줄여 정확하게 집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흥곤 선임기자 h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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