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기술 발달 첨단치료 대두
- 다양한 경험에 신기술로 무장
- 각 분과별 배치 맞춤 치료나서
- 수술 땐 미용적 측면까지 고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에서도 최선의 결과를 안겨주는 산전수전 다 겪은 외과 의사가 최고로 추앙받았다. 하지만 의료기술의 발달은 경험의 많은 부분을 보완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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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대병원 외과 수술의 미래를 이끌어갈 6인방이 어렵사리 한 자리에 모였다. 사진 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최정범·이병철·이석원·박영목·정혁재·최창인 교수. |
진단부터 치료에 이르기까지 의료 전반에 걸쳐 발달한 의료기술은 외과 의사의 역량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역량 있는 외과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경험이 여전히 중요하지만 진화하는 의료기술을 얼마나 빨리 습득하고 활용하느냐는 것도 이젠 경험 못지않게 중요하다.
의료기술의 발달은 수술 과정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병변부위 피부를 통해 접근하던 예전의 수술 과정은 이제 안전하면서도 미용적인 부분까지 고려해 병변부위에 도달할 수 있게 개선됐다. 여러 부서의 의사가 필요했던 수술도 이젠 한 명의 외과 의사가 처리할 수 있다. 외과 수술은 무엇보다 기본이 중요하지만 이제는 빠르게 발전하는 의료기술이 외과 수술의 또 다른 기본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1956년 개원 이래 지금까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부산대병원 외과는 능동적 변화를 현장에서 쉼 없이 수용하고 있다.
외과의 진료 영역은 넓지만, 부산대병원 외과는 주로 악성 암에 대한 진료를 주된 업무로 다룬다. 한국인의 사망 원인 1위가 암이고 이 중 대부분(위암·대장암·간암·췌장암·갑상선암·유방암)은 외과에서 수술로 치료해야 완쾌되기 때문이다.
지역 거점공공의료기관인 부산대병원 외과는 크게 간담췌외과·위장관외과·대장항문외과·유방외과·갑상선내분비외과·혈관이식외과·소아외과 등 7개 분과를 두고, 각 분과별로 외과의료 신기술을 갖춘 젊은 교수를 배치해 악성 암과 각종 혈관질환을 맞춤형으로 치료하고 있다.
로봇수술센터는 2013년 부울경 지역에서 최초로 ‘다빈치 Si’ 로봇을 도입한 이래 지난해 5월 기준으로 로봇수술 1000례를 달성했다. 지난 2월에는 최신 기종인 ‘다빈치 Xi’를 추가 도입, 대기 기간을 2개월에서 1개월 이내로 줄였다.
로봇수술은 초고화질 영상을 확대할 수 있는 데다 인간 관절의 움직임을 거의 그대로 구현해 ‘확인과 대처’라는 외과 수술의 기본을 최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혈관 밖과 안 수술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혈관 하이브리드 수술도 최고의 혈관 수술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같은 신기술을 무장, 부산대병원 외과의 미래를 이끌어갈 외과 수술분야 6인방을 국제신문 취재진이 만나봤다.
갑상선내분비외과 최정범 교수·혈관이식외과 정혁재 교수·유방외과 이석원 교수·간담췌외과 박영목 교수·위장관외과 최창인 교수·대장항문외과 이병철 교수가 그들이다.
# 흉터 없이 갑상선암 절개
최정범(39·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는 은퇴한 한군택 교수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국내 갑상선암 수술 최대 센터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초빙된 인재다. 갑상선암에 대한 로봇 수술을 가장 많이 시행했다.
목에 절개를 해야 하는 기존 수술법과는 달리 로봇 팔을 겨드랑이로 넣어 갑상선을 절제함으로써 흉터를 남기지 않으면서 목소리 신경 등 주변 조직을 손상하지 않는 노하우를 지녔다. 특히 최 교수는 목 외측 림프절까지 전이된 진행성 갑상선암도 로봇을 이용해 수술하고 있다. 이 부위는 대개 15㎝ 정도의 큰 절개창이 필요하지만 로봇을 이용할 경우 주위 주요 조직의 손상도 줄일 수 있고 목에 흉터를 남기지 않아 환자의 만족도가 크다.
# 혈관이식 분야 선두주자
정혁재(43·혈관이식외과) 교수는 전공의 시절부터 뛰어난 손기술로 교수들의 인정을 받은 타고난 외과 의사다. 양산부산대병원 혈관 전문센터에서 환자를 돌보며 혈관 하이브리드 수술의 정착과 발전에도 관여했다.
현재까지 하지동맥 폐색증 수술 500례, 복부 대동맥류 혈관 수술 300례와 매년 40례 이상의 신장이식 수술을 시행하고 있는 촉망받는 혈관이식외과 분야의 선두 주자이다. 미국 USC 혈관센터에서 대동맥류의 최신치료인 ‘Fenestrated EVAR’를, 일본 Edogawa 병원에서 미세혈관 문합술을 각각 연수했다. 하지정맥류, 당뇨발, 투석 관련 수술, 경동맥 협착증의 혈관 내막 박리술 등 다양한 혈관이식 관련 수술도 전문이다.
# 나홀로 유방암 절제·재건
이석원(42·유방외과) 교수는 은퇴한 배영태 교수의 뒤를 이어 유방암 퇴치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 교수의 강점은 진단부터 완치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체계적인 프로토콜을 적용하는 섬세함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유방암 절제와 유방 재건을 혼자하는 실력을 갖췄다. 최근에는 유방 재건술에 로봇이나 내시경을 접목한다. 특히 등 근육을 이용한 자가조직 유방 재건술을 외과 의사로는 국내 최초로 로봇을 이용해 성공했다.
내시경 또는 로봇을 이용한 유방암 절제술과 유방 재건술을 통해 환자의 흉터를 최소화하고, 수술 후 합병증 발생을 크게 줄여 수술 후 5년 생존율을 높임으로써 환자가 만족하고 있다.
# 생체 및 뇌사 간이식 전문
박영목(43·간담췌외과) 교수는 간암 및 간이식 수술을 이끌고 있는 윤명희 교수를 이을 주자로, 현재까지 300례 이상의 간이식 수술에 참여했다.
2015년 인도네시아 메단 Adam Malik 병원에 초빙돼 지역 내 첫 생체간이식 수술을 성사시켰고, 2017년에는 베트남 하노이 Times City Vinmec International 병원에서도 2년간 생체간이식 프로젝트에 참여해 30례의 생체간이식을 성공했다. 이후 부산대병원 외과에선 간암과 담도암 그리고 말기 간 질환에 대한 수술은 물론 다수의 생체간이식 및 뇌사 간이식 수술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복강경과 로봇을 이용한 대량 간 절제술을 시행하고 있고, 수술 후 90일 이내 사망률 제로라는 수술 성공률을 자랑한다.
# 개복·로봇수술 등 탁월
최창인(43·위장관외과) 교수는 대한외과학회장을 역임한 김동헌 교수의 제자로 전태용·김대환 교수와 함께 부산대병원 위장관외과의 주축이다. 전통적인 개복수술뿐 아니라 복강경 수술이나 로봇 수술과 같은 최신 수술에도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로봇을 이용한 비만 수술도 선도하고 있다. 까다로운 후복막 종양 수술이나 신장이식 공여자 수술과 같은 다양한 수술에 대한 경험도 풍부해 복부 장기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여러 학회의 학술위원과 교육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덕분에 국내외 학회에서 여러차례 수상한 바 있으며 대한민국 위암 교과서라 할 수 있는 ‘위암과 위장관 질환’의 집필에도 참여했다.
# 근위부 소장 종양 첫 로봇수술 성공
이병철(39·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부산지역암센터 소장인 조홍재 교수를 이을 주자로,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하다 부산대병원 외과로 초빙됐다. 이 교수는 환자의 상태에 따른 맞춤치료에 주안점을 둔다.
암 환자의 첫 진료에서 수술까지의 간격을 줄여 조기 수술을 시행하고, 환자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설명해 만족도가 매우 높다. 로봇을 이용한 대장 직장암 수술도 활발하게 집도한다. 특히 직장암 수술은 복강경을 이용할 경우 좁은 골반 때문에 어려웠으나 로봇 수술을 통해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고난도인 근위부 소장에 생긴 종양을 로봇수술을 통해 국내 처음으로 치료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흥곤 선임기자 h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