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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후 안락사…국내 동물 한해 373만 마리 희생됐다

의약품·바이오제품 개발 목적, 마취제 없이 비윤리적 사용…美·유럽은 대체 시험법 연구

  • 국제신문
  •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  |  입력 : 2020-04-30 19:04:26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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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성년자 해부실습 금지하고
- 동물에 고통완화 노력 등 필요

지난 24일은 세계 실험 동물의 날이었다. 영국의 동물실험반대협회가 1979년 제정한 이후 41주년이 지났다. 오늘날에도 많은 동물실험이 진행되면서 동물보호단체가 동물실험을 줄이거나 동물의 복지를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동물들의 고통을 수반하거나 비윤리적으로 진행되는 동물실험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4일 동물실험 반대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동물실험 중단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동물실험, 해마다 증가 추세

하지만 동물들의 고통을 수반하거나 비윤리적으로 진행되는 동물실험이 많아 되도록 이들의 고통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공개한 ‘2018년 동물실험 및 실험동물 사용 실태 보고’에 따르면 국내 실험동물의 숫자는 373만 마리다. 2013년 197만 마리에서 2014년 241만 마리, 2015년 251만 마리, 2016년 288만 마리, 2017년 308만 마리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동물실험에 대한 우려와 반대가 커지고 있음에도 2018년만 해도 실험동물의 숫자가 2013년 대비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이후 최근 3년 간 동물종별 사용 현황을 보면 설치류가 860만558마리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어류 48만7754마리, 조류 35만584마리, 기타 포유류 12만7276마리 순으로 집계됐다.

동물실험은 고통의 정도에 따라 A~E등급인 5단계로 나뉜다. 고통등급 D 실험은 동물에게 피할 수 없는 상당한 고통을 주지만 진통제, 마취제를 통해 고통을 경감시켜줄 수 있는 실험을 말한다. 고통등급별 사용실적이 집계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실험에 쓰인 동물 총 681만 마리 중 69%에 달하는 473만 마리는 가장 극심한 고통과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그레이드 E·D’ 실험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권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지난 26일 “‘가짜 연구’에 멀쩡한 6마리 고양이를 죽인 대학병원을 고발한다”는 제목의 글을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A 대학 B 교수 연구팀은 2015년부터 3년 간 ‘인공와우(달팽이관) 인식기 연구’를 진행하며 6마리의 고양이를 실험에 이용했다. 이 과정에서 고양이들은 1년 넘게 방치됐고,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다가 안락사 됐다는 주장이다.

■시민단체, 반대 목소리 커져

의약품이나 바이오제품 개발에 실험용으로 이용되는 동물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시민단체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동물보호연합과 ‘비건(vegan)을 지향하는 시민’ 10여 명은 ‘세계 실험 동물의 날’인 지난 24일 “비윤리적, 비과학적인 동물 실험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2018년 국내에서는 동물 실험으로 약 380만 마리의 동물들이 희생됐다”며 “국내 동물 실험 건수는 최근 5년간 70%가량 늘어날 정도로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험 가운데 3분의 1 이상은 마취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가장 극심한 고통, 통증을 유발하는 이른바 ‘E등급’의 실험”이라며 “매년 동물 130만 마리가 고통스러운 학대, 착취 속에 죽어간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미국, 유럽연합 등에서는 동물 실험보다 동물 대체 시험법을 적극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다며 “‘동물 실험 지상주의’, ‘동물 실험 만능주의’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물권행동 카라도 초·중·고등학교 학생을 비롯한 미성년자의 해부 실습을 전면 금지할 것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일각에서는 현실적으로 즉각적인 동물실험의 전면 폐지가 어렵기 때문에 ‘3R 원칙’을 제안하고 있다. 3R 원칙은 최대한 비동물 실험으로의 대체(Replacement), 사용 동물의 수 축소(Reduction), 그리고 불가피하게 동물실험 진행 시 고통의 완화(Refinement) 최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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