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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의심 변사체 두고 보건소-경찰 실랑이...두 번 우는 유족

  • 국제신문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20-02-28 21: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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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보건소와 경찰의 엇박자 행정으로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변사자의 유족이 두 번 운다. 양 기관의 매뉴얼 차이로 유족이 시신을 장례식장으로 만 하루 이상 운구하지 못 한 일이 벌어져 논란이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28일 오전 8시14분 동래구 모 아파트에서 A(88) 씨가 숨졌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이 이미 출동한 119구급대와 유족을 통해 확인하니 A 씨는 2~3년 전부터 폐기종을 앓았고 2개월 전 폐렴이 발병했다. A 씨가 입원한 병원에서 호전이 어려우니 퇴원하라고 권해 A 씨는 약 2주 전 인공호흡기를 꽂은 채 집으로 돌아왔지만 이날 숨졌다. 유족이 A 씨가 전날 밤 열이 있었다고 하자 경찰은 이를 전화로 검안의에게 알렸다. 검안의는 호흡기 질환이 있던 데다 전날 발열이 있었다면 코로나19가 의심된다며 동래구보건소에 검체 채취를 의뢰하라고 경찰에 권했다. 검안의는 대개 변사 현장에 직접 나가 검시하나, 이 사건은 감염을 우려해 현장에 가지 않았다.

 그러나 동래구보건소의 입장은 달랐다. 보건소는 A 씨가 코로나19 확진자가 아니며 확진자와 접촉한 자가격리자도 아니라 경찰 검안의가 사인을 규명해야 한다고 경찰에 답변했다. 필요한 경우 검안의가 시신에서 검체를 채취해 보건소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 검사를 의뢰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래서와 동래구보건소는 각 기관의 입장을 굽히지 않다가 A 씨가 사망한 지 약 3시간이 지난 오전 11시께 동래구보건소가 검체를 채취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그 사이 유족은 시신을 장례식장에 옮기지 못한 채 집에 두고 비통해했다. A 씨의 코로나19 검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부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동래구에서 이 같은 일은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24일 새벽 3시40분께 온천동 가정집에서 B(65) 씨가 숨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을 앓던 B 씨는 고열과 가래 증상을 보이다 숨졌다고 유족이 전했다. 전날 밤 10시30분께 가족이 신고해 119구급대가 출동했으나 이송할 병원이 없어 날이 새면 병원으로 옮기기로 했지만 B 씨가 새벽을 넘기지 못한 것이다. 119구급대로부터 B 씨가 발열 증상이 있었다고 확인한 동래서는 이날도 검안의의 권고에 따라 동래구보건소에 검체 채취를 의뢰했지만, 동래구보건소의 답변은 A 씨 때와 같았다. 이날도 동래서와 동래구보건소가 실랑이를 벌이다 보건소가 오후 2시께 검체 채취를 하는 것으로 일이 마무리됐다. 검사 결과는 다음 날인 25일 오전 8시50분께 ‘음성’으로 나왔고, 유족은 B 씨가 사망한 지 만 하루가 지나서야 시신을 장례식장으로 운구할 수 있었다.

 지난 25일 연제구에도 코로나19가 의심되는 8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 관할 보건소가 검체를 채취해 검사, 음성으로 밝혀진 일이 있었다. 보건소마다 코로나19 의심 변사체 발견 시 대응이 다른 것이다.

 부산경찰청은 “경찰 매뉴얼 상 코로나19가 의심되는 변사 사건이 발생하면 검안의가 확인한 후 보건소에 신고하고, 보건소에서 검체를 채취하도록 한다”며 “이때 검안의가 반드시 현장에서 시신을 확인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지침은 없다.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검안의가 보건소에 신고할지 여부를 결정한다”고 했다. 동래서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에 질의하니 검안의가 코로나19 확진 검사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내면 관할 보건소가 직접 나가 검체를 채취하겠다고 답신했다”며 “요즘 발열이나 호흡기 질환이 있었던 시신은 코로나19 음성을 판정을 받을 때까지 장례업체가 운구를 안 해 유족들이 고통스러워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동래구보건소는 “모든 코로나19 검사는 의사가 먼저 진료한 뒤 검체를 채취할지 결정한다. 변사체라도 확진자나 자가격리자가 아닌 이상 우선 검안의가 검시해야 한다”며 “질병관리본부로부터 경찰이 말한 지침을 받은 적 없다”고 맞섰다.

 양 기관의 입장 차로 또다시 동래구에서 발열이나 호흡기 질환을 앓다 숨진 변사체가 신고되면 같은 일이 반복될 전망이라 조속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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