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치 땐 심뇌혈관 위험

- 40대 이후 성호르몬 수치 감소
- 서서히 찾아와 인지 못하기도
- 성욕·기억력 감퇴 증상 보이면
- 전문의 상담받고 치료 받아야

# 운동하면 치료 효과 유지

- 10개월 이상 호르몬 주사 처방
- 중단 후엔 규칙적인 운동 필수
- 균형잡힌 식단과 금연·절주도
- 비타민 B6·D와 아연 섭취 도움

갱년기는 40대 이후에 성호르몬 수치가 감소하면서 신체에서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를 뜻한다. 흔히 갱년기는 중년 여성에게만 찾아오는 현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남성도 마찬가지로 노화를 겪게 되면서 갱년기가 찾아온다. 남성 갱년기는 성호르몬이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감소하면서 천천히 찾아오기 때문에 알아차리기 힘들다. 남성호르몬과 갱년기 증상에 대해 상세하게 살펴보자.
■대사증후군 위험도 커져

남성 갱년기의 대표적인 증상은 성욕 감퇴와 우울감이다. 남성 호르몬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으면 기분을 좋게 만드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줄어든다. 성욕이 줄고 이로 인해 발기가 잘 안 되는 성 기능 변화도 생긴다. 남성호르몬 수치가 감소하면 성욕 감퇴, 발기부전, 부부관계 악화, 자신감 하락 등 악순환이 이어지는 셈이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20, 30대에 정점에 달했다가 30대 이후 1~2%씩 감소하고 50세 전후에는 남성 갱년기 현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50~70대 남성의 30~50%가 테스토스테론 정상치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스토스테론은 몸의 기초대사량을 유지하고 근육을 키우고 내장지방 축적을 억제하는데 이 호르몬 분비가 줄면서 배가 나오는 현상도 생긴다.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남성호르몬이 줄면 신체 대사 활동이 감소해 비만·당뇨병·고혈압 등 대사증후군과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도 커진다.

여성 갱년기와는 다르게 남성 호르몬은 40~50세 이후에 서서히 분비가 감소하기 때문에 심각성을 잘 못 느끼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대한남성갱년기학회에 따르면 40대 이상 남성의 15~20%가 남성갱년기이지만 이를 잘 인지하지 못해 남성호르몬 치료를 받는 경우가 드물다. 남성갱년기 치료 기준은 테스토스테론이 혈중 3.5ng/㎖ 이하일 때다.

남성갱년기는 테스토스테론 보충 요법을 통해 치료할 수 있지만 전문의에 의한 정확한 진단 후 고려될 방법이므로 남성갱년기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 전문의와의 상담이 우선 필요하다. 먹는 남성호르몬 보충제도 비뇨기과에서 진료 후 처방전을 받아야 구입할 수 있다. 먹는 제품은 주사제보다 부작용이 적을 수 있지만 체내 흡수율이 불규칙해 근래에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규칙적 운동 병행해야

주사제는 보통 2~3주 간격으로 맞거나 10~12주 간격으로 맞는 방법이 있다. 갱년기 여성이 여성호르몬을 장기간 투여받는 데 비해 남성은 증상이 완화되면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백병원이 지난해 4월 조사한 결과 10개월 이상 충분한 호르몬 치료와 함께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면 남성호르몬 치료를 중단해도 그 효과를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계에서는 최근 미국내과학회가 ‘테스토스테론 보충치료’에 대해 발표한 내용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미국내과학회는 호르몬 보충치료에 대한 논란이 많은 가운데 우울증 개선이나 체력 증진에는 크게 영향이 없지만 성 기능 개선에는 효과를 보인다고 인정했다. 맨앤우먼비뇨기과의원 권헌영 원장은 “갱년기가 찾아오면 발기부전으로 위축감을 느끼는 남성이 많은데 남성호르몬 보충 등으로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며 “미국 학회가 8년 만에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밝힌 만큼 성 기능 위축으로 고민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남성 갱년기가 찾아오면 적절한 치료와 균형 잡힌 식단으로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남성호르몬 개선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B6·D와 아연 등을 섭취하고 금연, 절주, 규칙적인 운동 등 좋은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맨앤우먼비뇨기과의원 권헌영 원장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 갱년기 자가진단법 1. 최근 성욕이 줄었다.  예 아니오 2. 무기력하다.      3. 근력 및 지구력이 감소했다.      4. 키가 다소 줄었다.      5. 삶에 의욕과 재미가 없다.      6. 슬프거나 짜증이 많이 난다.      7. 발기력이 감소했다.      8. 조금만 운동해도 쉽게 지친다.      9. 저녁 식사 후 졸음이 잦다.      10. 업무능력이 감소했다.      (1번 또는 7번이 ‘예’이거나 전체 질문 중 3개에 ‘예’라고 답한 경우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의과대 존 몰리 교수 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