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같은 긴 인생 살다 보면 마침표를 찍어야 할 때가 있고 잠시 쉼표를 찍고 쉬어가야 할 순간도 오기 마련이다. 우리 인생에 ‘갱년기’가 바로 그 쉼표를 찍는 순간이 아닌가 싶다.
갱년기 증상은 정말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개인차가 매우 심해서 가볍게 1~2년 만에 지나가는 분부터 20년이 넘도록 힘들게 고통을 겪는 분들까지 매우 다양하다.
갱년기에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은 생리불순이다. 또한, 안면홍조와 함께 피로감, 불안감, 우울, 기억력 장애 등이 동반되기도 하고, 주로 밤에 증상이 나타나면 수면장애를 겪기도 한다. 심지어 70세가 넘어도 약 2%의 여성이 매우 심한 갱년기 증상으로 힘들어한다고 한다. 사실 인생 60년이라고 했던 과거에는 49세 전후로 생리가 끝나면 그대로 인생의 끝을 의미하는 게 어쩌면 맞았다.
하지만 지금은 평균 수명이 83.8세에 달하는 100세 시대. 갱년기가 지나도 30년 넘는 긴 시간이 남아있는 셈이니 인생으로 치면 무려 40%를 갱년기로 보낸다는 말이 된다. 이건 남자도 마찬가지다. 여성의 경우 갑작스럽게 호르몬 감소가 이루어져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나는 반면, 남성의 경우에는 감소 폭이 대체로 완만해서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뿐 남녀 똑같이 겪는 인생의 전환점이다.
흔히 폐경기와 갱년기를 같은 의미로 혼용해서 쓰고 있는데 이것은 올바르지 않다. 폐경이란 용어는 ‘월경이 완전히 닫혔다’는 상태로서 어딘가 질병과도 같고 모든 것이 끝난 듯한 부정적 느낌을 떠오르게 한다.
사실 갱년기란 말도 엄밀히 말하면 의학 용어는 아니다. 이는 특정 시기가 되어 신체 변화로 사람이 달라져 보이고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를 주기 위해 ‘갱(更)’ 자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영어로는 갱년기를 ‘클라이메터릭(Climacteric)’이라 하는데 여기서 어원인 클라이맥스(Climax)란 말은 우리말로 최고의 순간, 절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영어권 사람들에게 갱년기는 인생의 최고조이자 완숙기의 상태라 생각하는 듯하다.
최근에 와서 우리도 ‘폐경기’라는 용어 대신 ‘완경기(完經期)’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모든 것이 끝나는 부정적 이미지의 폐경기 대신 인생의 완숙기이자 더 새롭고 나은 삶을 추구하는 시점을 의미하는 ‘완경기’로 말이다.
이와 관련해서 한 기업의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20~50대 여성의 80%가 ‘폐경’보다 ‘완경’이라는 단어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완경을 맞이한 여성 절반 이상이 완경을 ‘완숙한 여성으로서 거듭나는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지목했다고 한다.
이러한 완경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더 나은 건강과 삶으로 재도약하는 시기이다. 늙는다는 허망함이나 변화에 대한 불안감, 지난 세월에 대한 분노와 남은 삶에 대한 막연함으로는 건강한 완경기를 보낼 수가 없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자신을 위로하고 칭찬하자.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사랑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절정기인 완경기를 건강하게 보내는 최고의 보약이다. 신체적으로 근육의 양과 근력을 높이는 것 또한 중요하다. 매일 규칙적이면서 과하지 않는 단백질 섭취와 유산소 운동은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뼈와 관절을 강하게 해준다.
완경기에 도움된다는 여러 기능 식품들도 많지만 체질에 따라서 홍삼이나 석류가 맞을 수도 있고 또한 어떤 체질은 구기자나 가시오가피가 맞을 수도 있다. 증상이 심하다면 호르몬 약의 처방도 받을 필요가 있기에 정확한 체질 진단과 치료는 가까운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지혜 역시 필요하겠다.
체담한방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