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부산 향토음식 '밀면' 식당이 서울에 적은 까닭은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8-11 13:22:19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돼지국밥, 동래파전, 생선회, 복요리…. 부산을 대표하는 향토음식들이다. 여기에 ‘밀면’이 빠질 리 없다.

밀면은 말 그대로 밀가루로 만든 면이다. 밀가루에 고구마 전분이나 감자 전분을 섞어 반죽해 국수를 뽑는다. 부산에는 밀면 음식점이 500곳 이상 존재한다고 알려졌다.

지난 6일 손정수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원과 함께 부산을 찾았다. 손 연구원은 지난해 10개월 남짓 ‘국수와 밀면’ 조사를 했고, 황동이 학예연구원과 함께 300쪽이 넘는 두툼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손 연구원이 데려간 밀면 식당은 자갈치시장에서 멀지 않은 서구 토성동 함흥냉면. 1923년 함경도 출신으로 한국전쟁 정전 이후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풀려나 부산에 정착한 1대 사장 고 김증호 씨에 이어 아들 김명학(60) 씨가 운영 중이다.

토성동 함흥냉면이 내는 면은 크게 네 가지다. 물냉면인 평양냉면, 비빔냉면인 함흥냉면, 밀면, 비빔밀면이다. 평양냉면과 함흥냉면, 밀면은 면이 모두 다르다. 가격은 밀면이 냉면보다 2000∼3000원 싸다.

점심시간에 식당을 찾는 손님은 대부분 나이가 적지 않은 어르신이었다. 김 씨는 무시로 가게를 들락거리며 배달하러 다녔다.

밀면은 사실 경상도 이외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에게는 생소한 음식이다. 서울 곳곳에 돼지국밥 식당이 있지만, 밀면 음식점은 유독 적은 편이다. 김 씨에게 그 이유를 물으니 “밀면 맛이 강하고 자극적이어서 그렇다”는 답이 돌아왔다.

손 연구원은 “부산 밀면 계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며 “첫째는 이북이 고향인 사람들이 부산으로 와서 고향 음식을 그리워하며 만든 밀면이고, 둘째는 이러한 밀면을 맛본 부산 사람들이 새롭게 만든 밀면”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통적 밀면은 맛이 강하지 않지만, 경상도 지역민 입맛에 맞춘 현대식 밀면은 완전히 다른 음식이라고 할 정도로 맵고 짜고 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터넷에 떠도는 ‘부산 3대 밀면’이나 여행객이 방문하는 밀면 식당은 대부분 현대식 밀면을 낸다고 덧붙였다. 토성동 함흥냉면이 만드는 밀면은 물론 전통적 밀면이다.

민속박물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밀면 기원과 관련해서는 크게 세 가지 설이 전한다.

가장 잘 알려진 이야기는 냉면을 그리워하던 피란민들이 고안했다는 것이다. 메밀가루와 감자 전분을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미군이 구호품으로 배급한 밀가루로 국수를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내호냉면의 밀면. 국제신문DB
두 번째는 남구 우암동에 있는 내호냉면 탄생설이다. 모녀가 함흥식 국수인 농마국수를 팔았는데, 메밀과 전분이 부족해 밀가루로 만든 국수가 최초의 밀면이라는 것이다. 인근 구호병원에 다닌 환자들이 영양을 보충하려고 밀가루 냉면을 즐겨 먹었다고도 한다.

마지막은 진주 밀국수 유래설. 1925년 경상남도청이 진주에서 부산으로 이전하면서 진주 밀국수가 부산으로 전해졌다는 것이다.

손 연구원은 “첫 번째와 두 번째 가설을 보면 밀면 뿌리는 결국 함흥냉면 또는 농마국수”라며 “진주냉면과 부산 밀면은 면이나 재료에 있어 약간의 차이가 있고, 진주에 고유한 밀국수가 남지 않은 것으로 보아 세 번째 가설은 근거가 약한 듯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밀면은 냉면에서 파생된 음식으로, 크게 보면 냉면의 한 종류라고 할 수 있다”며 “부산에는 2∼3대를 잇는 밀면 가게가 많지만, 토성동 함흥냉면처럼 직접 손으로 익반죽을 하는 곳을 찾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디지털콘텐츠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4. 4“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5. 5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6. 6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7. 76일 부산국제영화제 팡파르…사상 첫 화요일 개막
  8. 8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9. 9“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1. 1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2. 2‘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3. 3부울경 펀드인데 절반가량은 수도권 투자…제도취지 무색
  4. 4장동혁, 육영수 생가 방문…‘암살자(들)’로 진보 맹공
  5. 5軍 “北 지뢰 터져 장병 부상” 결론…군사분계선 이남 제거작전 돌입(종합)
  6. 6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7. 7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8. 8[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9. 9[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10. 10국힘 "北 지뢰 안치우면 우리 군이 치우겠다니, 이 무슨 황당무계한 소리"
  1. 1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2. 2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3. 3지역상품 우선구매 ‘부산이 삽니다’ 민간 확산 드라이브
  4. 4누리호 7일 발사 앞두고 6일 기립(종합)
  5. 5증권·산업계도 AI 해킹 포비아…휴일 반납 하고 긴급 점검
  6. 6기업 보유 토지 공시지가 공시 의무화…‘땅부자’ 상장사 수면 위로
  7. 7[한 손 뉴스] 양양 송이 ㎏당 171만 원…생산량 줄어 역대 최고가
  8. 8“북항 더 핫하게” 시민과 명소화 모색
  9. 9SNS레시피가 제품으로…농심 스낵 ‘너구링’ 선봬
  10. 10어선원 직불금, 60일 승선하면 받는다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4. 4“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5. 5“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7. 7김해시의원 활동비는 1만 원 깎였다
  8. 8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9. 9출소 한 달 만에 또…유치장 난동 40대 징역형
  10. 10“디지털농업·특화브랜드로 청년농부 유입 이끌 것”
  1. 1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2. 2“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3. 3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4. 4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5. 5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8. 8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9. 9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10. 10‘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우리은행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