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시경·수술기구 따로 삽입
- 다른 뼈·조직 건드리지 않고
- 협착·탈출 디스크만 제거해
- 만성 내과질환·고령 환자도
- 수면부위마취로 안전성 높여
- 부산센텀병원, 2000례 돌파
- 매일 ‘척추회의’로 치료법 결정
- 초음파 뼈 절삭기 ‘소노펫’으로
- 주위 뼈·인대 손상 최소화해
허리 병은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질환이다. 협착증이나 추간판탈출증(디스크) 등 퇴행성 허리 병에 신음하면서도 막상 수술하려면 덜컥 겁부터 난다. 허리 수술의 전통적 방식인 절개법은 주위 뼈나 인대를 자극하기 때문에 수술 후 몸이 느끼는 부담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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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 장면. 두 개의 구멍을 뚫은 뒤 한 곳에는 내시경을 넣어 시야를 확보하고, 다른 한 곳에는 수술기구를 삽입해 수술하는 방식이다. 부산센텀병원 제공 |
하지만 의료기술 발달로 ‘다른 뼈나 조직은 건드리지 않고 문제가 되는 병변만 딱 제거해줄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이 이제는 현실이 됐다.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이 등장한 것이다. 부산센텀병원 척추센터 이동현 과장은 “이 수술법은 5㎜의 작은 구멍을 통해서 문제가 되는 원인 부분(협착이나 탈출디스크)만 제거하므로 안전하고 수술 후 회복도 빠르다”며 “신경주사를 맞을 때 바늘을 찌르는 것과 비슷한 느낌으로 통증이 가볍다. 이렇듯 비수술에 가까우면서도 신경을 누르는 근본 원인을 제거할 수 있어 주목받는 수술법”이라고 설명했다.
■작은 구멍 2개만 뚫어 척추 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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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음파 뼈 절삭기구인 ‘소노펫’. |
가령 척추관 협착증의 전통적 치료는 척추에 나사를 박아 고정하는 척추고정술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런 절개술은 병이 발생한 주위의 뼈나 인대까지 제거해야 하고, 전신마취에 대한 부담이 있다. 또한 허리에 미치는 하중의 분산을 막고, 금속으로 고정된 위·아래의 척추 마디에 또 다른 하중을 가중한다. 수술하더라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퇴행성 변화가 더욱더 빠르게 진행돼 다시 병원을 찾는 악순환이 반복될 우려가 크다.
이에 척추 환부를 절개하지 않고, 등 뒤로 작은 구멍을 내고 내시경을 넣어 병변을 제거하는 새로운 수술법이 척추 질환자로부터 각광받는다.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은 척추에 5㎜가량의 작은 구멍 2개를 뚫어, 협착증의 경우 문제가 되는 부분의 찌꺼기만 제거하고, 추간판탈출증은 밖으로 터져나온 디스크 부위만 없애는 방식이다. 두 개의 구멍 중 한쪽에는 내시경을 넣고, 다른 한쪽에는 수술 기구를 넣어 빠르고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다. 수술이 편한 만큼 환자 부담도 줄어든다. 출혈 위험이 적고, 초고화질 내시경으로 20배가량 수술 시야가 확보돼 지혈도 빠르다. 근육 손상이 거의 없어 입원과 재활 기간이 짧다. 피부 절개가 작고, 식염수를 이용해 계속 씻으므로 감염이 적고 합병증이 거의 없다. 수술 다음 날이면 혼자서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이 빠르다. 수술 흉터가 작으며, 수술 시간이 짧아 노약자도 무리 없이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환자가 척추 수술을 꺼리는 대표적 이유가 예기치 못한 신경 손상으로 인한 마비다. 디스크 탈출증과 협착증 수술 때 신경을 가리고 있는 뼈를 일부분 제거해야 하는 때가 있는데, 뼈와 신경이 가깝게 붙어 있어, 뼈 제거 때 날카로운 기구를 사용하면 신경이 손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센텀병원은 이런 신경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 최신 장비를 도입했다. 초음파 뼈 절삭기구인 ‘소노펫’ 은 주위 정상 조직을 다치게 하지 않고, 병변 뼈만 제거하는 첨단 장비로 신경 손상을 차단한다.
양방향 내시경 수술뿐 아니라 단방향 내시경 수술(구멍 하나만 뚫어 내시경과 수술기구를 함께 삽입해 수술하는 방식)도 시행하는데, 환자 상태에 맞춰 적절한 수술 방식을 선택한다.
단방향은 구멍을 한 개만 뚫는 장점이 있지만 구멍 크기가 1㎝가량으로 양방향보다 크고, 내시경과 수술기구를 함께 넣으므로 손 움직임이 제한적이지만, 양방향은 구멍 두 개를 뚫어 내시경과 수술기구를 따로 넣으므로 움직임이 자유롭고, 내시경 렌즈가 커 시야 확보가 더 잘된다. 단방향과 양방향이 모두 가능한 환자라면 미용상(최소 절개) 단방향 내시경 수술이 시행된다는 설명이다. 이 과장은 “2000례 이상 풍부한 경험이 있는 부산센텀병원 의료진은 매일 오전 ‘척추회의’를 통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결정한다”고 소개했다.
■고령자도 안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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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센텀병원 의료진은 매일 ‘척추회의’를 열어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법을 결정한다. |
척추관 협착증으로 병원을 찾는 노인 환자의 대부분은 수술 후 결과보다 ‘수술 가능’ 여부를 먼저 묻는다. 고령 환자가 수술을 얼마나 부담스러워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다수 고령 환자는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 마취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고령일수록 마취 후 깨어나지 못할 수 있어 수술 자체를 꺼리는 것이다. 실제로 수술 때 마취로 인한 사망률은 평균 1.2%이지만, 80세 이상에서는 5~6.2%로 급격히 증가한다. 고령, 나아가 초(超)고령자 척추 수술의 성공은 안전한 마취에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초고령 환자에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을 하면 ‘수면부위마취’를 하게 돼 마취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척추 신경과 그 주변을 둘러싼 막 바깥 주변을 마취해 심장과 폐가 본래의 기능을 유지하고, 환자 스스로 호흡이 가능하게 하는 방식이다. 기계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호흡하므로 만성 내과질환을 앓는 고령자도 안전한 수술이 가능하다. 전신마취와 달리 환자가 깨어 있어 의료진과 소통할 수 있다.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도 빨라 수술을 망설이는 초고령 환자에게 적합하다.
고령뿐 아니라 수술 부담감 탓에 치료를 미뤄왔던 환자, 고혈압 당뇨병 같은 질환이 있는 환자도 수면부위마취 척추 내시경으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의료진은 말한다.
●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이란
척추 환부를 절개하지 않고 등 뒤로 두 개의 작은 구멍을 내고 내시경을 넣어 병변을 제거하는 수술법. 수술기구와 내시경을 각각의 구멍에 따로 넣어 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신경을 누르는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할 수 있다.
●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의 장점
1 절개법 보다 근육 손상이 없다.
2 수술 다음 날 혼자 걸을 수 있다.
3 신경 손상을 차단한다.
4 출혈 위험이 적어 수혈이 필요 없다.
5 회복이 빨라 입원·재활 기간이 짧다.
6 수술 흉터가 작다.
7 전신마취를 안해도 돼 노약자도 무리 없이 받을 수 있다.
8 만성질환자도 척추수술이 가능하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